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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상상이 아닌 파르나서스 - 영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감독 테리 길리엄 (2009 / 프랑스, 캐나다, 영국) 출연 히스 레저, 조니 뎁, 주드 로, 콜린 패럴 상세보기 벌써 지난 주 연휴, 대화 소외 방지용 영화 감상 마지막판이었던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리뷰를 쓸 생각이면 일주일이나 지난 마당에 역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지금 시점이 당연히 안좋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시시때때로 '아, 이 사람이 주인공이었구나'라고 생각이 계속 바뀌고 있어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인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영화 자체의 스토리만 생각하면 그다지 신선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심심한 악마와의 내기에서 승리한 줄 알고 얻게 된 영생, 조건으로 걸려있는 16살이 될 딸. 딸을 뺏기지 않기 위해 타인을 홀려야 하는.. 2010. 1. 10.
다시 한번 시고니 위버 - 영화 [아바타] 아바타~ 그 유명한 아바타~! 워낙 유명한 거라 "봤어요" 티 내는 것 말고 따로 말이 필요 있을까? 조만간 천만이 나오는 건 문제도 아닐 듯. 무릎까지 쌓인 하얀 세상을 반역하는 듯 뜨겁기 그지 없는 인기.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 (2009 / 미국) 출연 샘 워딩튼, 조이 살디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상세보기 역시 듣던대로 스토리는 왠지 '늑대와 춤을'을 연상시켰다. 그런데 '늑대와 춤을'이 생각난다는 점은 참 묘한 감정을 갖게 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푸근한 생각보다는, 이를테면 이런 감정. 그들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투쟁과 예견된 승리는 얼마간의 유예기간 연장을 담보로 하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승리는 불안정해보였고, 새로 태어난 제이크는 네이티리와의 알콩달.. 2010. 1. 5.
유효한 캐릭터, 남은 기대 - 영화 [셜록홈즈] 셜록 홈즈 감독 가이 리치 (2009 /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레이첼 맥아덤즈, 마크 스트롱 상세보기 낡은 듯 산업화가 시작되고 있는 영국, 유명한 추리소설 원작. 영화 [셜록홈즈]는 새로운 눈길을 끌기에는 사뭇 어려운 점이 있어보인다. 예전부터도 영화화는 꽤 되었었으니, 이 정도되면 그대로 구현했는지보다는 어떤 연출과 연기로 해석, 변형시켰는지가 더욱 궁금해진다. 빠른 화면 전개와 빛의 속도로 상대를 파악하고 상황을 인지하여 다음의 수를 예상하는 복기. 역시 셜록홈즈는 명철하기 이를 때 없었으나, 동시에 마치 본 시리즈를 보는 것 같이 스피드와 액션이 부여되어 있었다. 감독이 액션영웅을 만들겠노라 장담했다던데, 캐릭터의 해석은 흥미롭다. 책에서는 셜록홈즈.. 2010. 1. 3.
고무고무 능력은 이제 그만(-.-) - 단편애니 [슈퍼우먼] 벽 하나 가득한 가족 사진, 그 아래로 곤히 자는 그녀의 일상은 자명종과 함께 시작하지만, 좀 더 누울라치면 갓난 아기의 울어제끼는 목소리에 잠을 깨고만다. 평화로웠던 밤의 시간이 끝나는 순간 그녀의 미친 속도전이 시작된다. 어제의 설거지와 아침상, 아기 분유, 화장, 남편 신문까지 챙기는 그녀는 분명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고무고무 능력자임에 분명하다. 이 애니는 여인의 부산함과 능력 사이에 약간의 초점을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인의 능력자이되 사실은 혼자 커버 못할 일을 초치기로 하다보니 실수 연발이다. 슈퍼우먼은 절대 될 수 없으나 그렇게 요구받을 때 나타나는 분열증적 상황인 것 같기도 하면서, 살짝 어설픈 슈퍼우먼같기도 하다. 살짝씩 아쉽긴 하지만 너무 일상적이라 매일 까먹는 생각들을.. 2009. 12. 31.
실체와 이공간의 순환고리 - 단편 애니[The Chamber] 체임버 감독 유석현 (2005 / 한국) 출연 상세보기 방안의 작은 모형. 방의 주인인 노인이 모형 방 모양에 손을 쑥~ 넣으면 희한하게 방문이 열리면서 거대한 손이 쑥 들어온다. 이 애니는 처음부터 모형의 방과 실제의 방이 틀리지 않음을 드러낸다. 방안에 들어온 거대한 손 역시 노인이 모형 안에 집어넣은 손과 다름없다. 애니의 끝에는 이러한 문구가 새겨진다. '실체와 실체를 둘러싸고 있는 이 공간은 그 무언가를 통해 계속 돌고 움직인다.' 루크레티우스 - 만물의 본성에 대하여- 우리가 오감으로 깨닫는 공간을 실체라고 한다면 생각외로 그 공간은 그다지 확정적이지 못할 경우가 있다. 감각의 50% 이상 영향력을 미친다는 시각에 너무 의존하면 태양의 빛 파장에 놀아나는 꼴이며,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이.. 2009. 12. 28.
주인공이 맞아서 다행이야 - 영화 [전우치] 전우치 감독 최동훈 (2009 / 한국)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상세보기 3명의 신선의 실수로 요괴의 봉인이 실패한 이후 요괴에게 빼앗긴 요괴 불러내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 그 벌로 지상에 떨어진 3명의 신선은 화담이라는 지상의 성인에게 요괴의 봉인을 부탁한다. 영화 [전우치]는 요괴가 등장하지만 사람과 함께 공존할 상대는 아니다. 사람의 세상에 나타나면 안되는 존재들. 그들은 영화에서 특별히 어떠한 악행을 저질렀는 지 알 수 없지만, 사람 세상에서 절대 악인 존재들이다. 세상의 성인인 줄 알았으나 사실은 요괴를 덮어쓰게 된 화담만이 가끔 집단 살인을 저지르는 정도(? 라고 말하면 안되지만 서리)이다. 그들보다는 서민의 세금 박박 긁어 금붙이 쌓는 고관대작들의 허를 찔러 강탈하는 전우치.. 2009. 12. 27.
시선을 잡는 아름다움과 숨겨진 슬픔 - 단편애니 [The Box] 따뜻한 극장 안에서 화려한 막이 오르고, 깔끔한 정장과 멋진 외모로 마술을 선보이는 마술사. 다양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는 마술에 모두 감동을 한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수줍은 듯 자신 안의 상자에서 미니어쳐같은 벌거벗은 남자의 모습을 꺼내는 순간, 관중의 비웃음이 시작된다. 무마하기 위한 마술사의 겉치레 포장과 같은 마술이 다시 계속되고... [The Box]는 아름다운 화면만으로도 반드시 볼만한 애니메이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담고 있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와 표현 방식 또한 추천할만하다. 주인공은 본인과 마술 모두 수려하기 그지없다. 그가 펼쳐보이는 화면과 그가 변화시키는 마술은 모두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그러나 타인의 약간의 비웃음, 그리고 좀 더 나은 걸 가진 타인의 물건에 금세 시선을 빼앗.. 2009. 12. 24.
마음 속 무지개와 관계/소통에 관한 유쾌한 이야기 - 독립영화 [레인보우] * 독립영화 [레인보우]는 2009 서울독립영화제 장편초청작이었어요~! 레인보우 감독 신수원 (2009 / 한국) 출연 박현영, 백소명, 김재록, 이미윤 상세보기 영화감독이 되고자 교사 자리 박차고 나온 지완. PD와 제작사 대표의 세치 혀에 놀아나 시나리오를 수정하다보니 어느새 세월만 5년이 흐르고, 컴퓨터 마우스 커서는 개미로 보이고, 시나리오는 쓰레기통행이다. 가끔 무지개를 보면서, 무지개색 마다 일곱 건반의 선율이 느껴지면서, 용기를 내어 본인 꼴리는 대로 다시 음악과 판타지가 어우러진 시나리오 [레인보우]를 써본다. 그리고 이번엔 시나리오 뿐 아니라 자신까지도 회사에서 정리당해버렸다. 남편은 '루저'라 부르며 캠코더 배터리를 던져버리고, 아이는 '엄마 바보'라고 쓴 낙서를 향해 공을 튀기곤 한다.. 2009. 12. 19.
[遡及] 정말 코믹스럽고 권태로운 영화 - [권태] * 예전에 봤던 영화에 대해 예전에 썼던 글... 다시 읽어보니 꽤 재미있게 봤다는 느낌이 드네요..^^ 권태 감독 세드릭 칸 (1998 / 프랑스, 포르투갈) 출연 샤를르 베를링, 소피 길멩, 아리엘 돔바슬, 로버트 크레이머 상세보기 처음엔,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본 직 후의 솔직한 나의 심정은 바로 권태로움이었다. 영화의 주제로써의 '권태'가 아닌 영화에 대한 나의 느낌으로써의 '권태'. 17세의 풋풋한 아름다움을 가진 누드모델과 40대의 이혼한 철학 교수라니.. 배우들이 사용하는 프랑스어가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를 알려주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40대 교수 마르땅은 '책을 쓴다'는 매우 형이상학적인 활동을 통해 일상의 권태를 날리고 변화를 꿈꿔보려 하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2009. 12. 16.
사랑은 평범과 일상의 어우러짐 - 단편 애니 [크리스마스 인 택시] 크리스마스 이브의 파리, 동료들과 업무종료 인사를 하고 자신의 택시에 탄 이반은 이미 짐을 잔뜩 실은 소피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드골 공항을 향한다. 그러나 중간에 내려달라는 소피를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는 이반의 택시 뒷자리에는 소피의 비행기 티켓이 남아 있는데... 이 애니메이션은 이반과 소피의 짧은 만남과 새로 시작될 사랑을 암시하는 소위 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그 뻔한 이야기 줄기와 12분이라는 시간의 한계 속에서도 그들이 마음을 쌓아가는 순서라는 짜임새가 보인다는 점은 이 애니메이션의 커다란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소피의 서류가 바람에 흩날릴 때 이를 잡아주는 이반, 소피가 담배를 피우려할 때 눈물,콧물 흘리며 말리다가 결국 택시를 세워 기다려주는 이반, 이반이 고장난 택시를 고치는.. 2009. 12. 13.
아름다운 그림과 아름답지 못한 현실 - 단편 애니 [흑구] 흑구 감독 손동락 (2007 / 한국) 출연 상세보기 한가롭고 풍요로운 숲에서 도시로 걸어나온 흑구(黑狗). 쫓아오는 아이들의 얼굴은 험상궂고, 먹이를 찾아 뒤지는 쓰레기통 주인의 방망이는 험하기만 하다. 물고기를 보며 빠져든 넓은 대양과 고래의 꿈은 찰라일 뿐. 잠시 안아주던 인간의 온기도 믿을 것이 못되고, 오염된 공기와 물은 흑구를 병들게 할 뿐이다. 마치 예전 모래 아트를 보는 것 같이 그림으로만 연결되었으나 매끄러운 전개. 아름다운 그림과 아름다운 터치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아름답지만은 못한 현실. 이젠 다 알고 있는 것조차 못해서 세상을 아프게 하는 짓은 참 그만 하고 그만 보고 싶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자연이건 조금의 관심과 사랑이면 행복의 길로 갈 수 있는 존재들 아닐까? * 사진출처 .. 2009. 12. 8.
달짝지근한, 취향만 B급인 단편영화, 꽃무사 열혈쾌남 때는 조선시대(쯤이라 예상됨). 시대 최고의 무사, 꽃무사 열혈쾌남. 그에게 걸린 현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뒤를 쫓는 애꾸무사와 여검객 다모. 그를 봤다 증언하는 기생 어우동과 의녀 대장금. 그러나 절대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볼 수 없는 열혈쾌남의 얼굴.(입술만 살짝 노출!) 만화책에 나오는 반짝 반짝 눈, 유치 뽕짝대사, 패러디성 인명, 개그맨의 유행어를 이용한 진행. 이 모든 것이 '이 영화는 B급 지향'임을 명확히 한다. 그러나 사실 아쉬운 점이 있는 작품이다. 살다보면 가끔 수많은 이미지들의 결합이 내뿜는 패러디의 효과로 인해 well-made 대작 시리즈도 부럽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 [꽃무사 열혈쾌남]은 수많은 이미지들의 발견과, 그러나 해석의 얕은 나열로 인해, 패러디의 바닥에 살아.. 200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