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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시선을 잡는 아름다움과 숨겨진 슬픔 - 단편애니 [The Box]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09. 12. 24.
따뜻한 극장 안에서 화려한 막이 오르고, 깔끔한 정장과 멋진 외모로 마술을 선보이는 마술사.
다양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주는 마술에 모두 감동을 한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수줍은 듯 자신 안의 상자에서 미니어쳐같은 벌거벗은 남자의 모습을 꺼내는 순간, 관중의 비웃음이 시작된다.
 
무마하기 위한 마술사의 겉치레 포장과 같은 마술이 다시 계속되고...
 
* 사진출처 : 네이버무비 (http;//movie.naver.com)
* 사진출처 : 네이버무비 (http;//movie.naver.com)
[The Box]는 아름다운 화면만으로도 반드시 볼만한 애니메이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담고 있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와 표현 방식 또한 추천할만하다.
 
주인공은 본인과 마술 모두 수려하기 그지없다.
그가 펼쳐보이는 화면과 그가 변화시키는 마술은 모두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그러나 타인의 약간의 비웃음, 그리고 좀 더 나은 걸 가진 타인의 물건에 금세 시선을 빼앗겨버리고 마는 마술사.
 
여기서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는 자신이 담고 있는 유무형의 무엇, 결국은 '자신'을 나타낸다.
아무리 작은 크기의 상자를 가진 사람도 안에는 아름다운 사과나무를 품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에 신경쓴 나머지 포장에만 열을 올린 마술사의 상자는
리본을 풀수록 왜소해지고 결국엔 처음 봤던 벌거벗고 상처투성이인 남자 미니어쳐만이 나올 뿐이다.
 
포장이란 참 타인이 없다면 절대 할 일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건어물녀가 츄리닝바지로 바닥을 청소하고 빨래줄의 마른 옷을 그대로 거둬 입고 나온 건,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은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족은 좀 제껴야 하겠지만...
 
 
이젠 습관적으로 포장에 익숙한 우리들.
말에 신경 쓰고, 옷에 신경 쓰고, 먹을 것에 신경 써가는 동안 슬슬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물론 현대사회에서 포장을 하지 않고 사는 게 더욱 불편한 삶을 선사할 지도 모른다. 규격화된 인간, 예측 가능한 인간형이야말로 사회생활의 필수 조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술사는 끊임없는 포장의 끝에서 오열하며서 결국 헐벗은 미니어쳐 자신이 되어버렸다.
 
비록 훌륭한 마술사에서 광대와 같은 모습이 되었지만,
눈물에 화장이 번져 구슬픈 삐에로의 모습이 되었지만,
그 순간 그는 가장 큰 박수와 환호를 받게 된다.
 
현실에선 그와 같은 찬동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실제 마술사가 만족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행불행을 떠나 자신을 깨닫고 드러내는 일은 녹록하지 않은 이상 가치 있음에는 분명하다.
 
사람은 남을 의식하는 것도, 자신을 조정하는 것조차 모두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기에...
 
 
모두가 즐기는 삐에로의 모습은 그의 슬픔 속에서 탄생한다. 
비록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삐에로 자신의 몫이라는 게 살짝 억울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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