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09년부터 함께 하던 인디플러그에서의 마지막 근무일이었습니다.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나름 의미있는 송별회가 이어졌고요...ㅎㅎ

 

실감나려면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하겠지만,

함께 일해온 동료들을 바라보는 건 지금부터도 왠지 애틋하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찌나 추억의 이야기거리는 그리 쌓였는지,

앞으로도 볼 때마다 꽤 반가울 친구들이 생긴 것 같은,

살짝 감성이 자극되는 날,

선물로 받은 초의 향기로움에 취해가는 오늘 밤이네요.

 

 

작가가 되겠다는 어쩌면 치기어릴 생각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새삼 감사합니다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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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고,
20세기를 완벽히 통달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 박완서.

 

여전히 스테디셀러의 위용을 자랑하는 그녀의 책과는 달리,
차분한 외모, 수줍한 웃음, 단정한 옷매무새, 조근조근한 목소리는
단 7분동안 그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만이 아닌 겸손을,
화려한 수식이 아닌 조용한 연륜을,
자만이 아닌 자신감을 품고 살았던 그녀의 모습이 무척 그립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영화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 중 (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1794 )


 

 

 

 


런닝 바람에 줄무늬 바지, 쓰레빠(슬리퍼) 찍찍 끌고 쓰레기 버리러 나온 김씨 할아버지.
거칠 것 없는 나이로 지나가는 동네 주민에게 날리는 촌철살인은 트로트 가락과 오묘히 어울리며 환상의 랩으로 완결되어 동네 골목에 쩡쩡 울려간다.

 

그 누구도 할아버지를 막을 수 없다.
그러나 호랑이같은 마누라와 곧 호랑이 완성체가 될 예정인 시집간 딸 앞에서는 비자발적으로 과묵 모드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2D에다가 마치 종이 인형과 같은 2차원 인물들, 온통 발랄한 색과 많은 등장인물에도 불구하고
공간 구현이나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잘 드러나게 하는 화면 이동이 애니메이션 관람을 즐겁게 한다.

 

잘 보면 있을 법한 바바리맨, 소음 유발 학생 집단, 낯뜨거운 애정행각 커플 뿐 아니라
근두운을 타고다니거나 반인반수까지 생각보다 희한한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김씨 할아버지네 동네 구경은 덤.

 

* 사진 출처 - 인디플러그 (http://indieplug.net)

 

 

 

 

 

도시는 올곧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인간에 의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인간과 그가 만들어낸 무생물 이외의 존재는 극히 드물다(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미생물이 가세하지 않아도 개체수만 생각하면 인간이 미미한 존재일지도).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우리는 이곳을 정글이라 부른다.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인간의 손을 거부하는, 자연 중에서도 매우 밀도 있는 자연 중 한 곳.

 

비유의 기원을 알아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도시라는 정글에서 때때로 인간 이외의 생물들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그 이미지만을 따와 소비된다.

 

 

그럼에도 도시의 반항과 맞닿아있는 그래피티는 살짝 오묘한 위치에 처해있다.

 

인간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모방하고 변형하여 지금의 모든 것을 만들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발명은 발견이기도 하다.
때론 실용, 때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모방되어진 이미지는 도시에서 계산되고 구획되어지지만,
수많은 인간만큼 나뉘는 취향으로 인해 비계산적 표현이 도출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래피티는 도시의 인간이 만들고, 도시의 인간이 지운다.

 

 

애니메이션 [그래피티 호랑이]의 주인공인 호랑이 역시 그렇게 만들어지고 언젠가 말끔히 지워질지도 모른다.
오늘 친구와 싸우고, 적에게 쫓기고, 온갖 에피소드를 겪어도 그들은 도시의 벽을 넘을 수 없다.
설상가상 그들은 살수차에 말끔히 씻겨나가기도 하고, 그들의 창조주는 도시인들에게 연행되기도 한다.

 

어느덧 예술의 장르로까지 인정받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낙서일 뿐이고
어느 도시에선 아름다움에 반하여 철저히 사라져야할 그것이다.

 

도시라고 해서 그들이 행한 모든 표상이 존중받지는 못하는 세상이다.

함께 지내고, 맞추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도 이러한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도시'에서 적힌 '인간'의 범위는 어느 수준인지, 과연 자신은 속해있는지 간단히 검토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 골백번 생각해도 납득되지 않으면

분기탱천하여 '도시를 고치는 일'도 바로 인간 중 하나인 자신의 일이 될 수 있을 터이니...

 

 

 

프라하를 배경으로 시원하게 내달리는 2D 호랑이와 용도 살짝 등장, 실사와의 조화는 역동감을 더한다.

만약 모든 도시의 벽과 바닥을 스크린으로 바꾸는 미래가 온다면,
같잖은 광고보다 시원스레 내지르는 그래피티 호랑이 커플이 더욱 매력적일 것 같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1983)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 영화 [창]

 

 

오늘 대개봉~!

극장에서 보고픈 분들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http://www.indiespace.kr ),

인터넷으로 볼 분들은 인디플러그 (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2013 )

 


왠지 모르게 자신과 닮은 캐릭터들로 가득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연상호 감독.
신기하게도 모든 인물들은 구분이 확실히 가능하다.

영화 '돼지의 왕'으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부터 칸 영화제까지 휩쓴 연상호 감독이 부지런하게도 28분의 중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남자들의 시끄러운 노가리 까기 대상이 된 군대 이야기는 여자들이 끼어있으면 때론 코믹 버전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안봐도 비디오라할 법한 것이,
몇십개월 동안 원할 때 탈출하면 법의 심판을 받는 곳에서 지낸다는 건 흡사 감옥을 연상시키는 지독한 경험이다.
'남자가 된다', '사람이 된다'라는 -나는 절대 모를 -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닳고 닳은 만년 병장, 훌륭한 군대인이라 자타 공인하는 주인공과 그의 부대에 배속된 고문관의 구도는 이미 예상되는 바와 같이 선과 악, 가해와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점을 발생시킨다.
그들 사이에 오고가는 폭력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상황 자체가 누구에겐 '시절 좋아졌다'는 신호탄이겠으나, 여튼 그 폭력들은 때론 언어적, 물리적이고 때론 심리적이다.

그들의 권력 관계로 인해 병장이 이병 쫄다구에 행하는 폭력은 기본 스펙대로다.
그러나 동시에 병장 위의 권력자들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고문관의 폭력은 명백한 폭력이나 가해 여부를 가늠하는 데 많은 곤란을 갖게 된다.

 

 

 

 

최근 군대 내 폭력, 자살 등의 문제들이 사회화되지 않은 시절이라면, 이로 인해 자리 보전에 위협을 받을 군인이 없는 시절이라면, 고문관에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시절은 변하였기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 것인가?
그 와중에 변치 않는 한가지 사실이 떠오른다.
군대 내 문제가 사회화 되고 직업군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 시절, -고문관의 악의적 의도에 대한 경중을 떠나-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부가 대처하는 면피책와 희생자 지정의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말년 병장의 든든한 뒷배들은 언제나 자신 만을 위해 병장 따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이다.
그럼에도 희한한 건 그들조차 누군가는 감정이입하고 누군가는 동정할 여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건 역시 인간이다.

정답이라는 단수로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되, 정답들이라는 복수가 일정 수준 있어야 안심하는 것 역시 인간이 아닐런지.
요즘은 다소 많아져 헷갈리기 시작하는 이들도 발생하는 시점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상당 수의 문제에 올바른 답을 내놓을 능력은 상실한 지 오래다.

 

세상은 꾸준히 인간으로 하여금 점점 단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수의 칼날을 도처에 심어놓는다.
그러나 동시에 칼날의 위치나 칼끝의 위험도, 피할 수 있는 - 때론 건전하고 때론 간악한 - 방법에 대한 정보 공개와 공유 여부는 우리가 어떠한 노력을 더욱 기울이고, 어떠한 시절을 만들어나갈 것인가에 달려있기도 한가보다.
칼날을 때론 더욱 긴 창으로, 때론 부드러운 꽃잎으로 변화시킬 수 있거나,
변화의 주동자가 몇몇 권력자에서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건 결국 우리 몫이다.

 

 

세상 일들이 너무 복잡해져서 골 아픈가?
그러나 그런 머리 아픔은 피권력자가 원초적인 피해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너무 단순하고 명백하게 사악한 시절은 살만 큼 살았으니 대충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 것이 옳다고 본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http://www.indieplug.net)

* 단편 개봉 프로젝트로 애니메이션 [창]이 극장 인디스페이스 + IPTV + 인터넷 사이트 에서 동시에 서비스 되고 있습니다!

  영화 다운로드는 인디플러그 요 페이지에서 ->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2013


 

사무실 이사했슴돠. 공기좋은 북한산 자락.
앞으로 요 근처 사진들 좀 올리려고요...ㅋㅋ


고냥이 넘 우아하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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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ppy tomorrow 2011.04.15 12:49 신고

    무슨사무실인진 모르겠지만.
    저도 저런곳에서 일하고싶어요 ㅠㅠㅠㅠㅠ
    갑갑한 빌딩안

    • 괜찮져?ㅋㅋ 최근까지 강남에 있다가 이사왔는데 더 좋은 듯...^^ 남들과 출퇴근 경로가 반대가 되었삼..*^^*

 코코아 (Cocoa)
 단편, 극영화, 드라마, 멜로, 퀴어, 사회, 대한민국, 32분, DV, 2006년
  • 감독 김진석
  • 츌연 정슬기, 채원, 한유나, 정기성
  • 등급 15세 관람가 


무용과 교수라는 전문 커리어가 있는 엄마, 미정.
그녀 옆에 있는 그녀, 민재.

딸 재이는 아빠도, 엄마도, 옆집 아저씨도, 아줌마도 아닌, 그저 엄마의 애인일 뿐(?)인 그녀가 여전히 대면대면하다.
설상가상 유학 전에 엄마 집에 들어오게된 민재에 대해 엄마는 더욱 애정이 새록새록해지지만, 딸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져간다.
말본새부터 시작해서 가시가 묻어나는 딸에게 애인 민재는 조심스런 소통을 이어가지만 중간에 생기는 갑갑스러운 공기는 제거하기 어렵다.


그리고 떠나고나서야 알게되는 공허함.
엄마는 무용과 교수라는 신분을 상실한 채 새벽에 끓여먹는 라면으로 상쇄시키고 있다.
딸은 엄마에게서 묻어나는 감정과 대면대면하게 쌓아온 관계의 온기를 끌어올려 엄마에게 투여하는 것으로 그리하고 있다.





달콤함 뒤에 남은 씁쓸함, 그것은 정든 이가 가고 없는 빈 자리에 대한 정의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극단으로 몰리는 게 아니라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또다른 관계들의 발생과 예전 관계로 인해 엮여진 새로운 내용들때문일지도 모른다.


민재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엄마 옆에서 -여전히 툭툭 던지는 말투이지만- ‘좀 챙겨야겠다’는 제스쳐를 취하는 딸 재이는 없을 런지 모른다.
민재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일상의 일부를 공유하던 그녀의 자리가 얼마나 컸는 지 엄마 미정은 깨닫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민재가 들어오면서 3명이 일으키게 된 새로운 파장이다.


이 영화는 코코아, 라면 등과 같은 아이템의 성격을 다시 음미해볼 수 있을 만큼 3인의 감정선과 밀접한 연결을 보여준다.
코코아는 달짝지근하지만, 이별을 고하는 끝에는 쓴 맛이 살짝 배어나기 마련이다. 라면은 포만감을 주지만, 이별을 경험한 이의 공허함을 매꾸기에는 너무 순식간에 증발해버린다.
이렇게 든든하기만 할 것 같은 코코아, 라면 같은 아이템들도 실상 중간중간 허탈해지는 때도 있다.
그러나 다소 허탈하고 때론 삐그덕해보이는 그저 그런 소소한 일상의 관계들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하나하나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영화.

 

  1. 김진석 2011.03.02 20:09

    가끔 순수 관객으로써, 인디플러그를 찾다 우연찮게 제 영화 리뷰를 접하게 되었네요.
    부족한 영화에 좋은 글로 공백을 채워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용기내어 몇 자 적어 봅니다.
    저 역시 jineeya 님의 글을 통해 제가 보지 못하고 볼 수 없었던 부분들까지 새롭게 접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감쌀 수 있는 좋은 이야기를 다시 한번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열정이 되살아 나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부족한 영화, 잘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겠습니다.
    꽃샘추위에 감기 조심하세요.

 

 나를 떠나지 말아요 (You Do Not Leave Me)
단편, 극영화, 드라마, 멜로, 대한민국, 23분, DV 6mm, 2006년

연애 중인 남과 여. 동거 중인 여와 남.
남과 여는 함께 자고 함께 먹고 때론 함께 춤을 춘다.

오랜만에 만난 남과 남의 전여친.
어쩌다 만난 여와 어떤 남.

남과 전여친은 가벼운 대화와 가벼운 오토바이 드라이브 후 가벼운 이별을 고한다.
여와 어떤 남은 가벼운 산책과 가벼운 잠자리를 갖는다.


사랑, 연애, 결혼, 만남, 원나잇스탠드 등.
본능인 것 같기도 하고 일상인 것 같기도 하고 심심타파인 것 같기도 한 이런 일들은 주변 어디서나 일어나고 심지어 나에게도 일어난다.
그러나 항상 생각하기도 한다. 왜 항상 남들의 농도를 쫒아가지 못하는 걸까?
결국 고민하기도 한다. 그런 농도가 있기는 한걸까? 또는 그런 농도를 가져도 별달라지는 점이라는 게 있기는 한걸까?


연애를 시작하면 - 곧 지겨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왠지 흥분되고 고양되고 세상이 살짝 달라보이기도 한다.
더욱 희한한 건 생각외로 주변인들이 재빨리 눈치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건 대체로 한 때라고 느껴지기 쉽기도 하다.


이 영화의 남과 여는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친밀했는지, 얼마나 함께하는 시간을 즐겼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그들은 서서히 막바지에 이르렀고, 별다름 없는 일상 속에서 이별도 자연스레 찾아온다.
둘은 어느 때인가 매우 행복해보였지만, 그리고 뭔가 다른 연결이 될법한 만남들도 그저 가볍고 재미없고 축축 늘어지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그들에겐 어느새 헤어짐을 준비할 때가 도래했다.


아무리 대안이 없어도, 수년, 수십년이 지나도 별반 다를 것 없는 구도를 반복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도,
그들은 때를 감지했고, 이윽고 헤어질 시간이다.


남은 과거 전여친과 엄청난 한 때를 보내고 그 그리움을 미처 못 지운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시 만나봐도 그때의 전여친은 더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만난 전여친은 더이상 그녀가 아니며 그냥 또다른 여일 뿐이기 때문이다.


여는 다소 이상한 어떤 남을 만나 사소한 일탈의 짜릿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뒤에 남는 거라곤 지리지리한 찌꺼기 밖에 없다.


결국 남과 여, 여와 남의 가벼운 만남들은 새털보다도 더 가벼운 한 때일 뿐이고 심지어 서로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기 위한 시간이었을 뿐일지도 모르지만, 정작 핵심이었던 건 그 둘간의 문제일 뿐이다.


아무리 깊게 파보아도, 아무리 넓게 흐트러트려도 결국 수렴은 한 지점일 뿐이다.


이별인가? 재도약인가?
이별을 위한 노력인가?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인가?


그 지점은 매우 개인적인 것 같지만 역시 일상적이기도 하다.
누구나 만나면 헤어진다. 물론 계속 만날 수도 있다.
길은 별 거 없다.
하지만 계속 헤어지는 건 없다. 만나야 헤어짐을 분간할 수 있으므로... 매일 마음 속에서 헤어지고 있다는 사람은 그야말로 자위적 행위일 뿐이다.

이런 단순한 길에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물론 실제로는 이렇게 단순할 리 없지만... 쩝.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jineeya의 사이트 QR코드는 아래와 같담돠.
오랜만에 도레지에 들어갔다가 자동 생성해주는 게 있길래 만들어봤삼.. *^^*



이건 인디영화 전문다운로드사이트 인디플러그 QR코드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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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 텍사스 (Shoveling, TEXAS)
단편, 극영화, 코미디, 판타지, 사회, 대한민국, 16분, HD, 2008년
  • 감독 성시흡
  • 츌연 안치욱, 이지수
  • 등급 12세 관람가 


빨간 모자에 쫘~악 빼입은 정장남.
희한하게 삽을 갖고 사막 한가운데 있는 모양새가 희한하다.


빨간 원피스에 노란머리 선글라스 화장녀.
먹을 거 하나 없는 허허벌판을 싸돌아다니다 삽질하는 그를 만나다.

자기 키만큼 파내려간 사이 만나게 된 흡사 개미와 배짱이같은 남자와 여자는 뻔히 보이는 집중과 나태를 보여준다. 그리고 침묵과 수다까지도.


그는 끊임없이 파기만 하고, 그녀는 끊임없이 수다를 떨다 이내 골아떨어져버린다.
그러다가 그가 결국 발견해낸 그것(?)은 그의 기뻐하는 얼굴만 투영한 채 허공에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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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코미디 장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일종의 실험영화같기도 하다.
(아니면 나의 지식이 모자라서 그럴지도...)


그의 모자라보이는 정장과 벗어서 런닝셔츠만 남아버려도 모자라보이는 모습은 그것(?)을 발견할 때에만 잠시 ‘뭔가 이룩한 자의 성취’가 보일 뿐, ‘모자람’으로 귀결된다.
약간의 통쾌함이라면 그녀가 잠시 골아떨어져버린 사이 그녀가 부른 콜택시를 타버리고 사라진다는 점 정도? 그러나 그 다음 목적지를 “텍사스”라고 말해버린 순간, 그의 모자람 또는 무모함 또는 엉뚱함은 다시 발현된다.


그런데 한번 보자.
이렇게 그의 한나절 정도를 따라간 스케치는 언뜻 보기에도 이 지구 상의 우리 모습과 참 흡사하다. 열심히 집중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어느새 그 일은 ‘삽질’이 된다.
마치 내내 삽질인 인생에 중간중간 값싼 만큼 진수성찬일 수 있는 큐빅이 박히듯 작은 통쾌함, 작은 성취들이 박혀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자람 또는 무모함, 엉뚱함이라는 말이 무색한 삽질은 대체로 패턴이 반복되는 지라 지리지리하기 이를 때 없다. 그리하여 간혹 만나는 반짝반짝 큐빅은 우리에게 더욱 소중하다.


그러니 평상 시에 삽질로 끝날 일들 중에서 큐빅을 캐내는(?) 일이나 마음가짐은 인간사 행복하게 사는 주요 조건 중 하나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정작 본인에게는 삽질일 지 모르나 타인들 입장에서 보면 뭔가 알 수 없고 흥미진진할 지도 모르는 ‘무모함과 엉뚱함’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루한 삽질 중인가? 누군가에게는 미소짓게하는 큐빅 캐내기일지도 모른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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