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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도시 ... 정글 ... 호랑이 - 해외애니 [그래피티 호랑이]

by jineeya 2013. 5. 28.

 

 

 

도시는 올곧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인간에 의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인간과 그가 만들어낸 무생물 이외의 존재는 극히 드물다(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미생물이 가세하지 않아도 개체수만 생각하면 인간이 미미한 존재일지도).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우리는 이곳을 정글이라 부른다.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인간의 손을 거부하는, 자연 중에서도 매우 밀도 있는 자연 중 한 곳.

 

비유의 기원을 알아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도시라는 정글에서 때때로 인간 이외의 생물들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그 이미지만을 따와 소비된다.

 

 

그럼에도 도시의 반항과 맞닿아있는 그래피티는 살짝 오묘한 위치에 처해있다.

 

인간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모방하고 변형하여 지금의 모든 것을 만들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발명은 발견이기도 하다.
때론 실용, 때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모방되어진 이미지는 도시에서 계산되고 구획되어지지만,
수많은 인간만큼 나뉘는 취향으로 인해 비계산적 표현이 도출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래피티는 도시의 인간이 만들고, 도시의 인간이 지운다.

 

 

애니메이션 [그래피티 호랑이]의 주인공인 호랑이 역시 그렇게 만들어지고 언젠가 말끔히 지워질지도 모른다.
오늘 친구와 싸우고, 적에게 쫓기고, 온갖 에피소드를 겪어도 그들은 도시의 벽을 넘을 수 없다.
설상가상 그들은 살수차에 말끔히 씻겨나가기도 하고, 그들의 창조주는 도시인들에게 연행되기도 한다.

 

어느덧 예술의 장르로까지 인정받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낙서일 뿐이고
어느 도시에선 아름다움에 반하여 철저히 사라져야할 그것이다.

 

도시라고 해서 그들이 행한 모든 표상이 존중받지는 못하는 세상이다.

함께 지내고, 맞추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도 이러한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도시'에서 적힌 '인간'의 범위는 어느 수준인지, 과연 자신은 속해있는지 간단히 검토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 골백번 생각해도 납득되지 않으면

분기탱천하여 '도시를 고치는 일'도 바로 인간 중 하나인 자신의 일이 될 수 있을 터이니...

 

 

 

프라하를 배경으로 시원하게 내달리는 2D 호랑이와 용도 살짝 등장, 실사와의 조화는 역동감을 더한다.

만약 모든 도시의 벽과 바닥을 스크린으로 바꾸는 미래가 온다면,
같잖은 광고보다 시원스레 내지르는 그래피티 호랑이 커플이 더욱 매력적일 것 같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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