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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삽질 중인가? 캐내는 중인가? - 영화 [삽질, 텍사스]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1. 1. 14.

삽질, 텍사스 (Shoveling, TEXAS)
단편, 극영화, 코미디, 판타지, 사회, 대한민국, 16분, HD, 2008년
  • 감독 성시흡
  • 츌연 안치욱, 이지수
  • 등급 12세 관람가 


빨간 모자에 쫘~악 빼입은 정장남.
희한하게 삽을 갖고 사막 한가운데 있는 모양새가 희한하다.


빨간 원피스에 노란머리 선글라스 화장녀.
먹을 거 하나 없는 허허벌판을 싸돌아다니다 삽질하는 그를 만나다.

자기 키만큼 파내려간 사이 만나게 된 흡사 개미와 배짱이같은 남자와 여자는 뻔히 보이는 집중과 나태를 보여준다. 그리고 침묵과 수다까지도.


그는 끊임없이 파기만 하고, 그녀는 끊임없이 수다를 떨다 이내 골아떨어져버린다.
그러다가 그가 결국 발견해낸 그것(?)은 그의 기뻐하는 얼굴만 투영한 채 허공에 사라져버린다.




이 영화가 코미디 장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일종의 실험영화같기도 하다.
(아니면 나의 지식이 모자라서 그럴지도...)


그의 모자라보이는 정장과 벗어서 런닝셔츠만 남아버려도 모자라보이는 모습은 그것(?)을 발견할 때에만 잠시 ‘뭔가 이룩한 자의 성취’가 보일 뿐, ‘모자람’으로 귀결된다.
약간의 통쾌함이라면 그녀가 잠시 골아떨어져버린 사이 그녀가 부른 콜택시를 타버리고 사라진다는 점 정도? 그러나 그 다음 목적지를 “텍사스”라고 말해버린 순간, 그의 모자람 또는 무모함 또는 엉뚱함은 다시 발현된다.


그런데 한번 보자.
이렇게 그의 한나절 정도를 따라간 스케치는 언뜻 보기에도 이 지구 상의 우리 모습과 참 흡사하다. 열심히 집중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어느새 그 일은 ‘삽질’이 된다.
마치 내내 삽질인 인생에 중간중간 값싼 만큼 진수성찬일 수 있는 큐빅이 박히듯 작은 통쾌함, 작은 성취들이 박혀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자람 또는 무모함, 엉뚱함이라는 말이 무색한 삽질은 대체로 패턴이 반복되는 지라 지리지리하기 이를 때 없다. 그리하여 간혹 만나는 반짝반짝 큐빅은 우리에게 더욱 소중하다.


그러니 평상 시에 삽질로 끝날 일들 중에서 큐빅을 캐내는(?) 일이나 마음가짐은 인간사 행복하게 사는 주요 조건 중 하나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정작 본인에게는 삽질일 지 모르나 타인들 입장에서 보면 뭔가 알 수 없고 흥미진진할 지도 모르는 ‘무모함과 엉뚱함’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루한 삽질 중인가? 누군가에게는 미소짓게하는 큐빅 캐내기일지도 모른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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