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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 애니메이션 [창]

by jineeya 2012. 11. 1.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 영화 [창]

 

 

오늘 대개봉~!

극장에서 보고픈 분들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http://www.indiespace.kr ),

인터넷으로 볼 분들은 인디플러그 (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2013 )

 


왠지 모르게 자신과 닮은 캐릭터들로 가득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연상호 감독.
신기하게도 모든 인물들은 구분이 확실히 가능하다.

영화 '돼지의 왕'으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부터 칸 영화제까지 휩쓴 연상호 감독이 부지런하게도 28분의 중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남자들의 시끄러운 노가리 까기 대상이 된 군대 이야기는 여자들이 끼어있으면 때론 코믹 버전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안봐도 비디오라할 법한 것이,
몇십개월 동안 원할 때 탈출하면 법의 심판을 받는 곳에서 지낸다는 건 흡사 감옥을 연상시키는 지독한 경험이다.
'남자가 된다', '사람이 된다'라는 -나는 절대 모를 -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닳고 닳은 만년 병장, 훌륭한 군대인이라 자타 공인하는 주인공과 그의 부대에 배속된 고문관의 구도는 이미 예상되는 바와 같이 선과 악, 가해와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점을 발생시킨다.
그들 사이에 오고가는 폭력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상황 자체가 누구에겐 '시절 좋아졌다'는 신호탄이겠으나, 여튼 그 폭력들은 때론 언어적, 물리적이고 때론 심리적이다.

그들의 권력 관계로 인해 병장이 이병 쫄다구에 행하는 폭력은 기본 스펙대로다.
그러나 동시에 병장 위의 권력자들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고문관의 폭력은 명백한 폭력이나 가해 여부를 가늠하는 데 많은 곤란을 갖게 된다.

 

 

 

 

최근 군대 내 폭력, 자살 등의 문제들이 사회화되지 않은 시절이라면, 이로 인해 자리 보전에 위협을 받을 군인이 없는 시절이라면, 고문관에게 선택할 수 있는 '방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시절은 변하였기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 것인가?
그 와중에 변치 않는 한가지 사실이 떠오른다.
군대 내 문제가 사회화 되고 직업군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 시절, -고문관의 악의적 의도에 대한 경중을 떠나-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부가 대처하는 면피책와 희생자 지정의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말년 병장의 든든한 뒷배들은 언제나 자신 만을 위해 병장 따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이다.
그럼에도 희한한 건 그들조차 누군가는 감정이입하고 누군가는 동정할 여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건 역시 인간이다.

정답이라는 단수로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되, 정답들이라는 복수가 일정 수준 있어야 안심하는 것 역시 인간이 아닐런지.
요즘은 다소 많아져 헷갈리기 시작하는 이들도 발생하는 시점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상당 수의 문제에 올바른 답을 내놓을 능력은 상실한 지 오래다.

 

세상은 꾸준히 인간으로 하여금 점점 단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수의 칼날을 도처에 심어놓는다.
그러나 동시에 칼날의 위치나 칼끝의 위험도, 피할 수 있는 - 때론 건전하고 때론 간악한 - 방법에 대한 정보 공개와 공유 여부는 우리가 어떠한 노력을 더욱 기울이고, 어떠한 시절을 만들어나갈 것인가에 달려있기도 한가보다.
칼날을 때론 더욱 긴 창으로, 때론 부드러운 꽃잎으로 변화시킬 수 있거나,
변화의 주동자가 몇몇 권력자에서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건 결국 우리 몫이다.

 

 

세상 일들이 너무 복잡해져서 골 아픈가?
그러나 그런 머리 아픔은 피권력자가 원초적인 피해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너무 단순하고 명백하게 사악한 시절은 살만 큼 살았으니 대충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 것이 옳다고 본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http://www.indieplug.net)

* 단편 개봉 프로젝트로 애니메이션 [창]이 극장 인디스페이스 + IPTV + 인터넷 사이트 에서 동시에 서비스 되고 있습니다!

  영화 다운로드는 인디플러그 요 페이지에서 ->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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