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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의 작은 모형. 방의 주인인 노인이 모형 방 모양에 손을 쑥~ 넣으면 희한하게 방문이 열리면서 거대한 손이 쑥 들어온다.
이 애니는 처음부터 모형의 방과 실제의 방이 틀리지 않음을 드러낸다.
방안에 들어온 거대한 손 역시 노인이 모형 안에 집어넣은 손과 다름없다.
애니의 끝에는 이러한 문구가 새겨진다.
'실체와 실체를 둘러싸고 있는 이 공간은 그 무언가를 통해 계속 돌고 움직인다.'
루크레티우스 - 만물의 본성에 대하여-
우리가 오감으로 깨닫는 공간을 실체라고 한다면 생각외로 그 공간은 그다지 확정적이지 못할 경우가 있다.
감각의 50% 이상 영향력을 미친다는 시각에 너무 의존하면 태양의 빛 파장에 놀아나는 꼴이며,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이야기했을 때 우린 이미 시간도 공간도 명확한 지표를 갖는 일 따위 없다는 점을 어렴풋이 인지하게 되었다.
따라서 루크레티우스가 만물의 본성에 대해 논하며 이야기한 실체와 이를 둘러싼 이 공간 사이의 순환은 어쩌면 당연히 존재할 만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 [The Chamber]는 이러한 추상적이고 어렵고 머리 아픈 관계를 5분 안에 명확하게 정리해낸 수작임엔 틀림없다.
어디선가 나타난 곤충이 모형 안으로 들어갔을 때 노인이 곤충을 잡는 방식을 주목하시라.
그 장면이야말로 눈 앞의 상황을 쫓아가기 바쁜 우리가
실제 파악해야할 굴레의 진실부터 보는 건 어떨지에 대한 반문이자 자문이 아닐까?
*사진출처 : 네이버무비(http://mov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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