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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고무고무 능력은 이제 그만(-.-) - 단편애니 [슈퍼우먼]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09. 12. 31.

벽 하나 가득한 가족 사진, 그 아래로 곤히 자는 그녀의 일상은 자명종과 함께 시작하지만,
좀 더 누울라치면 갓난 아기의 울어제끼는 목소리에 잠을 깨고만다.
평화로웠던 밤의 시간이 끝나는 순간 그녀의 미친 속도전이 시작된다.

어제의 설거지와 아침상, 아기 분유, 화장, 남편 신문까지 챙기는 그녀는 분명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고무고무 능력자임에 분명하다.

이 애니는 여인의 부산함과 능력 사이에 약간의 초점을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인의 능력자이되 사실은 혼자 커버 못할 일을 초치기로 하다보니 실수 연발이다.
슈퍼우먼은 절대 될 수 없으나 그렇게 요구받을 때 나타나는 분열증적 상황인 것 같기도 하면서, 살짝 어설픈 슈퍼우먼같기도 하다.
살짝씩 아쉽긴 하지만 너무 일상적이라 매일 까먹는 생각들을 소급하기에는 적절해보인다.


며칠 전 사무실에서 점심 수다 잔치가 벌어졌다.
나온 이야기 중 하나가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주제.
한참의 수다 끝 나온 중간 결론은 이거다. 그런 말 여자가 한 적 없잖아. 중간에 다 남자가 끼면서 생기는 말이야.'
좀 더 하다보니 이런 결론이 나온다. '알고보면 그 낀 남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건 여자들이잖아...'

이 정도 되면 '사방이 다 적'인 건지, 피해자인 건지 알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된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좀 더 극단적이랄까? 사람은 이렇게 천편일률적일리 없지만 대충 그렇다치고...)

어떠한 가정보다 평등할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어떤 여성학자의 집에서도 남편이 "내가 쓰레기 버려줄게"라고 말하면 아내가 "땡큐!"라고 반응하곤 한단다.
그만큼 '집안 일이 여자 것'이라는 전제는 뿌리 깊은 것이다.

엄마가 키워 아내가 완성시키는, 가정사에 전혀 대처못하는 바보 남편들의 이야기는 비단 설거지, 빨래와 같은 실물적 행위만으로 국한되는 건 아니다.

'고부갈등'이라는 상황만 살펴봐도 가정 내 실질적인 주체들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그 사이에서 아무런 발언도 없는 남자들을 표상하기도 한다.
물론 남자 중심 문화가 강하다보니 여전히 주도권은 어른 남자이지만, 나이가 들어서 역전되려면 그것만큼 쉽게 역전되는 권리도 참~ 드물 정도다. 아빠와 대화 트는 가정만 잘 손꼽아보아도 말이다.
왜?
태어나서 집안일의 기초부터 통합관리와 관계 조율에 이르기까지 교육받아본 적 없으니 무능력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아내들은 때론 눈에 보이는 주도권 싸움이 싫어서, 때론 남편 시키다가 뚜껑 열린 적이 많아서, 손 빠른 자신이 해치우곤 짜증 백배되는 순환고리를 끊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세상을 떠도는 배포 단단한 해적만이 가질 수 있는 고무고무 능력을 가지게 되는 그녀들.
아니, 그런 능력을 배양해야만 살 수 있는 그녀들.

이젠 과감히 그 능력 버리고, 바보 온달을 똑똑이로 만드는 시킴과 칭찬의 능력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 사진출처 - 네이버 무비(http://movie.naver.com)
* 애니보기 - 네이버 독립영화관 http://movie.naver.com/movie/special/0606/indi/index.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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