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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73

각자의 정의 속에서 기준점과 폭넓은 경계선을 잊지 않길... - 영화 [인어배러월드] 인 어 베러 월드 (In A Better World (Hævnen)) 장편 | 극영화 | 드라마 | 덴마크, 스웨덴 | 113분 | 2010년 수잔 비에르 미카엘 페르.., 트리네 뒤르.., 울리히 톰센, 마르쿠스 리.. 12세 관람가 극장 : 2011-06-23 http://blog.naver.com/ibetterworld 영화를 보면서 바로 눈치채지는 못했는 데, 곱씹어 생각해보니 대단한 미덕이 하나 숨어 있다. 굵직굵직한 주제의 이야기가 꽤 많은데 영화 자체는 다급하지 않고 꽤 느긋한 걸음걸이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내내 마음 편한 걸음걸이는 아니지만 말이다. 병으로 죽은 엄마의 치료를 아빠가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장례식 이후 영국에서 덴마크의 한가한 지방으로 전학 온 크리스티안. 처음엔 이.. 2011. 6. 27.
환상이 과하여 된장의 향을 맡을 수가 없었네 - 영화 [된장] 된장 감독 이서군 (2010 / 한국) 출연 류승룡,이요원,이동욱 상세보기 콩, 소금, 항아리, 바람, 햇빛... 거기에 누룩, 지푸라기, 귀뚜라미의 소리와 그로 인한 울림. 단 하나의 음식을 만드려고 해도, 그 음식의 재료를 만드려고 해도, 그 노력에는 끝이 없다. 심지어 몇년에 걸쳐 만들어진 음식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희대의 살인마, 인질극의 달인이 대한민국 수사망을 뚫고 모든 경검찰을 조롱하던 중 한 지방의 초라한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먹다가 체포되었다. 대한민국 사형제도를 부활시켜버린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그 된장찌개 맛보고 싶다'. 그의 영원히 가는 길을 연일 취재하던 기자들 중 한명이 살인마의 생존의지조차 무너뜨린 된장찌개의 맛을 찾아 떠난다. 그러던 중 알게 된 한 여인, 그는 어릴적부터 된.. 2011. 6. 13.
자연에서 찾아낸 아름다운 구분자 - 책 [황금분할] 황금분할 카테고리 과학 > 과학문고 > 과학문고기타 지은이 스콧 올슨 (시스테마, 2010년) 상세보기 황금비율, 자연에서 찾아낸 아름다운 비율이다. 인간이 이 비율을 찾아낸 것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수많은 꽃잎과 솔방울 딱지, 나뭇잎들이 영락없이 황금 비율에 따른 숫자를 이용하는 건 꺾이기 싫은 아름다움의 유지 때문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생존을 위한 무의식적 선택이다. 특히 동(적인 )물들보다 식물이 더욱 그러하다. 이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욱 빛을 받을 수 있나? 빗물을 골고루 맞을 수 있나?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자연이 추구하는 놀라운 단순성과 경제성, 이를 위해 증식에서도 감소에서도 언제나 황금비를 찾아볼 수 있다. 언제나 0이 왜 기준이 아닐지 고.. 2011. 3. 27.
튕겨지는 고무줄의 지향점 - 영화 [캘린더걸스(Calendar Girls)] 캘린더 걸스 감독 나이젤 콜 (2003 / 영국) 출연 존 알더톤,린다 바셋,조지 코스티건,앵커스 바넷,아네트 크로스비 상세보기 캘린더에 사진이 걸리는 '걸(girl)'들의 이미지가 그리 고상하거나 따뜻한 계열은 아니다. 대체로 해외의 육감을 넘어 육덕진 그녀들의 살들을 연상하기 마련이므로. 국내의 캘린더 시장은 화보시장으로 이미 많이 빼앗긴 것 같고 팬시나 신년 고객만족선물로 돌아선 느낌도 있고... 여튼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열심히 소비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캘린더걸스'의 그녀들은 분명 비슷한 컨셉이긴 하지만 소비의 의미가 다소 색다르긴 하다. 영국 요크셔의 라일스톤이라는 마을에 사는 그녀들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그 마을에서 각자의 일에 열심이고 여성회에도 꾸준히 참여한다. 어.. 2011. 1. 5.
동네 미친 년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 영화 [퍼머넌트 노바라] 퍼머넌트 노바라 (Pamamento Nobara) 장편, 해외영화, 드라마, 판타지, 멜로, 여성, 일본, 100분 요시다 다이.. 칸노 미호, 에구치 요스케, 이케와키 치.. 등급 미정 http://blog.naver.com/nobara2010 극장 : 2010-11-04 이 영화는 재미있는데 잔잔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심지어 반전도 작살이다. 따라서 네타, 스포는 완전 조심이다. 사실 이렇게 쓰고는 있지만 나라면 리뷰 같은 거 안 읽고 그냥 보겠다. 물론 최대한 네타 따위 피해 쓸거고, 읽어봐도 '이게 뭐 재미있겠어?' 싶겠지만 그렇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울 지도... 그리고 1시간 50분이라니 취향 아닌 사람은 살짝 지겨울 지도... 어느 작은 시골마을의 단 하나뿐인 미용실, 퍼머넌트 노바라. 주인장.. 2010. 10. 29.
답답함의 게이지, 인간 관계도를 한번 그려보고 싶은... - 영화 [바람의 노래] 바람의 노래 - 장편, 극영화, 드라마, 한국, 105분, 2009년 임창재 홍서준, 서주애, 신현호, 조미선 15세 관람가 종달새 필름 무슨 직장인지 잘 모르겠으나 쫓겨난 것 같은 상훈. 화장품 방문 판매와 마사지사로 일하는 선주. 그들의 일상은 고단하기 이를 때 없다. 상훈은 그 와중에 친구에게 돈을 사기당하고, 돈 받아주는 심부름센터에 맡겨볼까 했다가 겁만 잔뜩 먹고 발을 뺀다. 겨우 찾은 사기친 친구는 돈 갚기는 커녕 경찰에 쫓기는 신세이고, 그를 통해 어쩌다 알게된 첫사랑의 소식은 병을 앓고 요양 중이라는 것. 그녀를 찾아가는 길에 술 취한 여인을 도와주다가 또 사기당하고, 가까스로 찾아간 첫사랑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삶의 생기를 모두 잃어버린 것 같다. 선주는 매일의 서비스업에 지치고, 사.. 2010. 5. 18.
1960 하녀 하녀 감독 김기영 (1960 / 한국) 출연 김진규, 주증녀, 이은심, 엄앵란 상세보기 2010의 하녀는 포스터만 보면 왠지 뻑적지근 준재벌네 부부와 하녀가 등장할 것 같은데, 1960의 하녀는 양상이 좀 다르다. 아내가 종일 발을 굴리며 재봉틀을 돌려 마련한 돈으로 구입한 2층 집. 남편은 공장의 여공 합창단의 강사로 일하는 돈 벌기 텃지만 고상하기 이를 때 없고 아내가 아플 때 라이스카레도 만들 줄 아는 자상한 사람이다. 유부남에게 연애편지를 보내는 여공을 기숙사장에게 알려 처벌을 요구하는 이 고지식한 남자는 아내의 과로로 인해 들이게된 철없고 맹해보이는 하녀와 더불어 꼬이고 꼬이는 격동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정숙하고 정 많고 아름다운 아내와 살가운 생활을 일궈나가는 일상 속에서, 다리가 불편한 딸.. 2010. 5. 16.
집 나올만한 남자들의 새삼스런 가출 - 영화 [집 나온 남자들] 집나온 남자들 감독 이하 (2009 / 한국) 출연 양익준, 지진희, 이문식 상세보기 부인에게 이혼 선언하겠다던 남자, 감독 입봉만 10년 째 기다리는 남자, 여자들 사기쳐 먹고 사는 남자. 원래대로 봐도 집 나오기 딱 좋은 조건의 이 남자들은 한 여인을 통해 함께 만나게 된다. 그녀의 남편인 남자, 전 애인이었던 남자, 오빠인 남자는 남편의 이혼 선언을 듣기 하루 전 집을 나가버린 여자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그 여정을 통해 그녀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거라 생각되었던 세 남자는 실상 그녀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음을 깨닫게 된다. 이문식이야 워낙 정평 나신 분이니 표정 하나만으로도 웃겨주실 준비가 되어있다. 이 영화의 새로운 발견은 지진희와 양익준의 끊임없이 연발하는 코믹 "씨발" 궁합이라 할 수.. 2010. 4. 4.
멀리봐도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의 룰 - 일본애니 [강철의 연금술사 리메이크] 강철의 연금술사 :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 감독 미즈시마 세이지 (2005 / 일본) 출연 오오카와 토오루, 토요구치 메구미, 네야 미치코, 오구리 슌 상세보기 TV 리메이크 신시리즈를 보고있다.(위의 극장판과는 별 관계없지만 그래도 정보 제공차원에서리...^^) 일본 애니를 보다보면 일본이 '이야기'라는 것을 얼마나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비단 일본에 요괴들이 많다는 부러움 뿐만이 아니다. 연금술사의 역사와 그들의 진법, 기원전 400년대의 페르시아 왕국의 크세르크세스 왕들, 화학 지식, 중국의 진법 등.. 세상의 많은 고고학적 이야기거리를 토대로 새로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조립하고, 상상을 붙이고, 재창조한다. 사람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듣고, 만드는 존재인 동시에, 생각보다 창조적일 .. 2010. 1. 27.
[遡及] 정말 코믹스럽고 권태로운 영화 - [권태] * 예전에 봤던 영화에 대해 예전에 썼던 글... 다시 읽어보니 꽤 재미있게 봤다는 느낌이 드네요..^^ 권태 감독 세드릭 칸 (1998 / 프랑스, 포르투갈) 출연 샤를르 베를링, 소피 길멩, 아리엘 돔바슬, 로버트 크레이머 상세보기 처음엔,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본 직 후의 솔직한 나의 심정은 바로 권태로움이었다. 영화의 주제로써의 '권태'가 아닌 영화에 대한 나의 느낌으로써의 '권태'. 17세의 풋풋한 아름다움을 가진 누드모델과 40대의 이혼한 철학 교수라니.. 배우들이 사용하는 프랑스어가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를 알려주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40대 교수 마르땅은 '책을 쓴다'는 매우 형이상학적인 활동을 통해 일상의 권태를 날리고 변화를 꿈꿔보려 하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2009. 12. 16.
지워야할까 말아야 할까? - 단편 애니 [지워버리다] 지워버리다 감독 황보새별 (2007 / 한국) 출연 김주엽, 정지은, 조효민, 심혜란 상세보기 생사 기로의 한복판에 놓인 남편, 그 상황을 TV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아내. 그 순간 둘의 전화 통화는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속이는 애정의 발로다. 독특한 그림체, 생각보다 부드러운 동작과 섬세한 표현. 그야말로 스타일이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이다. 그의 행동이 애정의 발로인 건 알겠지만 마음 참 복잡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죽음의 사신이 눈 앞을 아른거리는 그 순간, 나는 나의 애정어린 대상에게 어떠한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어떻게 기억되길 원할까? 아니면 더이상 물(物)이 아닌 순간 소거되어버리길 원할까? 언젠가 죽은 자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귀신으로 남아 구천을 떠돈다는 설정의 소.. 2009. 11. 25.
다채로워질 필요가 있는 기준들, 깨달아야 할 이유들 - 단편영화 [Happy Birthday] Happy Birthday 감독 홍준원 (2004 / 한국) 출연 황정영, 최한호, 한경안 상세보기 키가 많이 작은 난쟁이(왜소증) 아버지는 아이가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키 크는 기계를 만들어 매일 아들에게 실행(?)한다. 그리고 아이가 떳떳하게 '훌륭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는 그 날까지 집에서만 지내게 한다. 그 결과는? 아마도 이 영화 속 아버지는 거의 평생 '난쟁이'라 비난받았을 터이고, 사회에서 소외받았을 터이며, 그 기억은 매우 강렬하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그의 머리 속 도식은 '키가 크다 == 훌륭하다'로 단순화되어버렸다. 그리고 유독 이 부분만큼은 성숙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생각주머니로 인해 아이가 받은 영향은 꽤나 심대했다. (물론 몸이 좀 다르게 생겼다고 .. 2009.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