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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73

고독을 회피하기 위한 유쾌한 모험 - 해외 애니 [모빌] 희한하게도 인간은 고독에 익숙치 않다. 이러한 습관은 어쩌면 생존 능력 떨어지던 포유류로써, 무리를 지어 대형 동물을 막고 빙하시대를 견뎌냈던 뼛속 깊은 경험의 산실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분히 인간의 오랜 습성일지도 모르는 기준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 속 동식물 및 물체들은 의인화를 거쳐 인간의 감성이 반영된다. 해외 애니메이션 [모빌] 속 다양한 동물들은 실제 동물도 아닌 헝겊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형이든 동물이든 인간이 자신의 마음을 흠뻑 담아 표현하기는 좋은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무게 중심을 맞추느라 한쪽에 혼자 걸리게 된 암소는 다른 동물들과 가까워지고 싶다. 그러나 뭔가 공중에 매달린 그녀에게 모빌의 반대편은 지구 반대편만큼이나 가까이 하기엔 먼 거리이다. 그래도 그녀는 반대편에 마음이 맞을 .. 2013. 4. 18.
생명의 경계선은 어디쯤? - 해외애니 [458nm] 달팽이는 자웅동체로 짝짓기는 필요하나 짝 모두 알을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이요조님의 동물이야기에 보면 매우 자세히 관찰하신 기록이 올라가 있다. 위의 정보도 이요조님의 글 중에서 알게 된 사실! http://blog.daum.net/yojo-lady/10845753 ) 생각해보면 암수의 구분과 체내 수정에 익숙한 인류에게 그외의 자손 번식 방식은 어찌보면 생경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연구' 또는 '발견'등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호기심은 다양한 차이들을 발견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더불어 공룡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는 인류의 입장에서, 미래에 어떠한 동식물의 진화 또는 변화가 있을 지 예측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눈 앞에 보이는 소나 닭, 염소 등의 존재는 쉽게 인식 가능하지만, 실제 머나먼 과거에.. 2013. 4. 15.
장르 표기 오류 - 영화 [업사이드 다운] '영화 [인셉션]을 뛰어넘는...', 이런 수식어는 붙지 말았어야 한다. 'SF에 멜로가 가미된...', 멜로인데 SF가 슬쩍 스쳐지나간다고 했어야 한다. 원래 SF라는 게 인간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사이사이 인간이기에 그 기이한 현상을 마주할 때 대처 또는 환호하는 감성이 적절히 혼합되어야 제 맛을 갖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SF 대작 앞에 애니메이션이든 삽화든 CG든 뭔가 해당 영화를 설명하기 위한 기본 정보를 제공할 때 지루함보다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그 설명을 흡수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업사이드 다운]은 꽤 전형적인 SF 영화의 도입부 중 한 갈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그림체로 들려주는 업사이드 다운의 세계는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놀라운 세계다. 게다가 대부분의 SF는 .. 2012. 12. 6.
잘 짜여져있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남자들의) 앙상블 - 영화 [개들의 전쟁] 다방, 양아(치)들의 어법,엄마 친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치사한 수금 작전. 깡패라기보다 양아치, 웃음이라기보다 희희덕거림, 그 동네 말고는 주름 잡을 일 없고, 본인들도 그럴 생각조차 없는 그들의 이야기. 그들을 아우르는 키워드는 단 하나다. '찌질함'. 대장은 패거리에게 신과 같은 존재이지만, '전 국민 - 패거리'에겐 그저 나이값 못하는 한심한 골목대장일 뿐이다. '전 국민 - 패거리'는 대장에게 그저 아무 것도 아닌 '남'이지만, 패거리는 자신의 전부, '나'와 같은 존재이다. 그들이 똘똘 뭉쳐 만들어내는 하루하루의 삶은 객관적으로 볼 때 결코 끼어들고 싶지 않은 세상이다. 다방 옥상에 진 치고 앉아 지역민들 등치고 사는 삶은 결국 '주먹'을 부르는 삶이고, 언젠가 나타날 -그래봤자 쌀 한톨의 차.. 2012. 11. 12.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 애니메이션 [창]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 영화 [창] 오늘 대개봉~! 극장에서 보고픈 분들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http://www.indiespace.kr ), 인터넷으로 볼 분들은 인디플러그 (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2013 ) 왠지 모르게 자신과 닮은 캐릭터들로 가득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연상호 감독. 신기하게도 모든 인물들은 구분이 확실히 가능하다. 영화 '돼지의 왕'으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부터 칸 영화제까지 휩쓴 연상호 감독이 부지런하게도 28분의 중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남자들의 시끄러운 노가리 까기 대상이 된 군대 이야기는 여자들이 끼어있으면 때론 코믹 버전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안봐도 비디오라할 법한 .. 2012. 11. 1.
야릇한 여유(?) 덕에 한번 찍어본 우리~~~집! 아.... 지난 주 가장 추운 날, 어찌나 그날만 쏙 빼먹고 수도꼭지 '똑똑'을 안 했더니 고~대로 온수가 안나왔습니다. 3일이나 지난 월요일 저녁되어서야, 꾹꾹 막혔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틀어놓았던 수도꼭지로 물이 쏟아지고 있었지요. 어떻든 이러한 이유로 주말 거의 내내 집에 있으면서 이사온 지 9개월이 넘어 우리 집을 찍을 야릇한 여유(?)가 생겼습죠. 연립빌라의 2층인데, 그 안에 복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입니다. 커튼은 겨울맞이 따끈따근 NEW 아이템~! 먼저 복층의 2층부터~~~.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겨울에...ㅠ.ㅠ 계속 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벌써 두 화분 말아(?)먹었거든요....ㅡ.ㅡ 그림이 늘면 위층의 벽부터 전시장 마냥 쭉 채워나갈 예정입니다~! 사실 이전 사람이 .. 2012. 2. 8.
지는 꽃, 나는 열매 - 가을이 남기는 마지막 자취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추워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오늘 본 모습도 며칠 후엔 완전 달라지겠네요. 꽃은 져가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열매는 색에 물이 올랐습니다. 곧이어 소복하고 깨끗하기 이를 때 없는 하얀 눈에 쌓이기 시작하겠죠. 2011. 11. 13.
... - 책 [풀잎의 제국] 풀잎의제국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재석 (문학수첩, 2011년) 상세보기 백혈병에 심신이 상한 중학생 호야. 왠지 박물관 직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양한 관람과 여행을 누렸던 시간들이 다 지나간 꿈과 같다. 공기 좋은 할머니댁으로 이사왔으나 재발은 시작되었고 병원에서의 최후가 두려운 그에게 그를 살리기위한 조상들의 힘이 모아지는데... 중학생 주인공, 판타지 소설... 어찌보면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아동, 청소년용 환한 가벼움(?) - 물론 해리포터 역시 완전 어둡지만 해피엔딩은 보장이라는 수준 정도에서 -이 묻어날 것 같은 첫인상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딱히 그 연령대를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몸 속에서의 투병에 조상들의 힘을 빌린 항전이라는 설정으로 묘사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호기.. 2011. 8. 23.
최고의 패러디 대작 SF영화 - 인도영화 [로봇] 로봇 감독 S. 샹카르 (2010 / 인도) 출연 라즈니칸뜨,아이쉬와라야 라이 상세보기 인도영화는 관객층의 호불호가 명확하여 추천이 어려운 영화다. 특히 줄거리 또는 주인공들의 고상하고 아름다운 용모를 모두 배반하는 듯한, 멋지긴 한데 간혹 촐랑대는 것처럼 보이는 노래와 춤에 확 깨는 인사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도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치 주성치 영화의 광팬군만큼이나 공고하기 이를 때 없다. 2시간 반에서 3시간 남짓의 영화를 폭소하며 즐기는 당신이라면 단 한편을 봤더라도 충분히 인도영화 매니아다. 로봇은 2010년 제작된 최신 SF로, 여신급 외모를 자랑하는 아이쉬와라 라이가 출연한다. 춤과 코믹을 담당하는 배우는 60대 나이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라지니 칸트. 로봇공학 박사인 바시가란은 전쟁과.. 2011. 8. 17.
지구를 관찰하고 싶어지는 오늘 - 전시 [지구(地球).The Earth 전] 환경을 넘어 지구 자체에 대해 관찰하게 되는 전시가 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지구라는 곳에서 발생하는 현황을 상징화하여 보여주는 듯도 한 이번 전시에서 돋보이는 점은, 비록 섹션이 나뉘어 있으나 섹션별 구획이 아닌 자연스레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의 팜플렛 상의 섹션은 무대(Stage), 빛(Light), 생명(Life), 꿈(Dream) 4가지가 있다. 그러나 3층의 공간에는 이 모든 섹션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진정 '지구'라는 공간의 함축적이면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무대(Stage) 섹션에 해당하는 [Sound Forest (소리 숲)]는 종이관 속 앰프와 나선형 삼각뿔의 도움으로 전 공간에 그 소리를 전하고 있다. 성북동의 돌과 자연 소재의 솜, 오방색 명.. 2011. 8. 15.
바로 지금이 가장 소중한 순간 - 전시 [에바 알머슨전] 백화점의 갤러리란 건 왠지 갤러리 자체가 소품, 구색상품 느낌이라 그리 애호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일러스트와 같은 그림이 재미있을 것 같아 찾아봤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갤러리는 12층의 통로와 14층 단독 공간이 있는데, 미술관 정도는 아니지만 단독이라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에는 문제 없는 듯 하다. 작가는 '자신에게 일어날 작은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잊곤 하는 우리들에게 화폭을 통해 그 '작은 사건'을 보여준다. 포옹, 산책, 잠과 꿈, 인사, 꽃다발... 일상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감성의 파노라마는 끝도 한도 없지만, 어찌나 눈 깜짝할 새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지 허무하기 이를 때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에바 알머슨의 작품들은 일상을 비춰주고, 일상의 환희를 상기시켜주고, 일상을 대해야 .. 2011. 8. 14.
정해진 정답과 언제나 생소한 감성 주제, 환경 - 사진전 [지구상상전] 환경은 정답이 정해져있어 여러 말이 필요없는 명확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그 실천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것 같은 어려운 척을 어찌나 하는지... 덕분에 언제나 상기시켜도 생소하고 새롭기만 하다. 환경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사진 전시는 - 큰 전시의 안좋은 향기가 살짝 나지만 - 여전히 새롭고 다시 한번 심금을 올리는 장면들이 반드시 있다. 더불어 사진을 통한 아트에도 관심이 생기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특히나 지아코모 코스타와 데이비드 마이셀의 작품은 꼭 따라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는 어머니 지구 - 현실이나 때론 신비로운 지구의 낙원과 같은 모습 생태학적 상상력 - 가짜이지만 그 실재와 같은 때론 섬뜩하고 때론 수긍가는 환경 오래된 친구 - 오염과.. 2011.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