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67 그래서 영화? - 셜록: 유령신부 개봉 당일 40여만명이 이 영화를 위해 극장을 방문했다. -나의 오지랖이겠으나- BBC 드라마 '셜록'의 덕후들만을 위한 극장판이 어떻게 이런 인기몰이가 가능한가?시즌2가 KBS에서 방영한 적 있는데 나름 공중파의 힘인가? 19세기 빅토리아시대와 현대를 오고가며 액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영화 속 19세기만 뽑아 보면 굳이 다른 시즌을 보지 않아도 상관 없으나, 그럴거면 2시간을 영화관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지.기본적으로 시즌물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더불어 시즌4에 대한 기대도가 있어야,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마치 시즌4로 넘어가기 위한 스페셜 의식을 치루고 있는 기분이다.집안의 모니터들에서 벗어나 바깥 바람 좀 쐬며, 신년 맞이 겸 자가 선물 겸 전세계적 이해집단을 형성하고, 다.. 2016. 1. 4. 초현실보다는 부유하는 현실? - 블라디미르 쿠쉬전 얼마 전 본 전시는 분명 최근 초현실주의 대표주자로 불린다는 블라디미르 쿠쉬의 전시회. 하지만 초현실주의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좀 다른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볼까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판타지한 세계를 추구한다면? 생선 뼈가 십자군 병정처럼 보이고 하늘의 구름이 거대한 입술처럼 보인다면?보통 이런 경우엔 같은 어른들로부터 ’덜 자랐다’는 오명(?), ‘키덜트’라는 딱지를 면치 못할 것이다. 특히 ‘판타지’를 ‘팬시’의 어느 하위 개념쯤으로 여기는, 섬세함이 부족한 어른들의 혐오는 오명의 직접적인 피해를 더욱 증폭시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팀버튼이나 미로처럼 목숨 걸고 본격적이고 진지하게 덤벼들면 그들의 존재를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다. 그 이전에 마녀를, 신을, 괴물을, 심지어 살아있는 왕을 신으로 만.. 2015. 1. 13. 그들 만의 가벼운 생각과 무거운 금전 사이, 거래 물건은 우리의 삶 - 영화 <블랙딜> 개인적으로 은 공공재의 의미나 민영화 1세대 국가들의 참혹한 실상을 확인했다기보다는,'우리나라, 생각보다 괜찮구나'라는 찰나적 안도감을 주는 영화다. 아르헨티나 한 아파트의 전기가 끊겨 몇날며칠 주민들이 야밤 시위를 하고 있을 때,칠레 연금수령 노인이 연금으로 생활 영위를 못할 때,프랑스의 한 도시가 물 민영화를 했다가 다시 꾸역꾸역 공공재로 변화시켰을 때,특히 영국 철도 관계자가 '한국보다는 못하겠지만' 영국 철도도 많이 좋아졌다라는 인터뷰를 할 때,'한국이 살만하구만'이라는 -착각일지도 모르는- 생각의 늪에 빠진다. 물론 네이버 검색어 1위에 빛났던 '민영화'라는 단어는 -어느 여인의 이름이 아니라- 수많은 공공 영역의 사유화를 추진하려는 권력자의 이리저리 찔러보기 행동이고,이미 돈까지 많은 권력자가.. 2014. 7. 5. 정말로 다를까? - 전시<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 -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 이라는 제목을 들으면 해외 테마파크의 캐릭터나 일러스트 등의 전시라고 생각할텐데...기대(?)와는 달리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작가들의 전시회다. 확실히 개인의 이력은 중요하다.하나의 문화를 접하며 살다가 다른 문화와 접하고 변형, 조화, 또는 부정 등을 겪게 되면 그 주체만의 독특한 색깔을 띄게 된다.누군가의 작품 속에서 - 이미 체득된 이미지 외에도 - 평생 알 수 없었던 색다른 문화를 감지하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요즘 작가들은 모두 보편적(Univeral)인건지,유독 이번 전시 기획 상 그렇게 포인트를 잡기로 한건지,아니면 이국의 소재가 외국인 작가들에게 묘한 환상을 심어준 건지 모르겠지만,그다지 생경하지는 않은.. 2014. 6. 24. [완성 4F] 세대 변천 + 영화 <랄프 스테드먼 스토리:이상한 나라의 친구들> 안타깝게도 나는 세계 사회 운동의 흐름이나 역사에 무지하고, 국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따라서 며칠 전 시사회를 통해 만난 1936년생 영국인 랄프 스테드먼과 그의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의 업적 또는 과오, 그들이 헤쳐나간 시대에 대해 논할 만한 능력이 없다. 다만 영화는 무척 잘 만들어진데다가 그의 그림과 스토리도 오묘한 조화가 돋보이고, 당연히 그의 그림은 멋졌고, 그의 조금 젊은 친구 조니 뎁부터 다른 모든 친구들까지 참 근사하게 살아왔다는 점은 분명하다.특히나 랄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1인칭으로 사고하고 그렸다는 책은 꼭 한번 보고 싶다. 스스로 '카투니스트' 정도로 불리면 될 것 같다는 랄프 스테드먼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펜 하나로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었다'고...그는 매우 두렵기도 하고 부.. 2014. 6. 19. 존재는 규명이 필요할까? 모든 건 거대한 과정일 지도... - 해커 붓다와 더 콩그레스 원래대로면 영화 [더 콩그레스]를 보고 나서 디스토피아 또는 실현 가능한 미래사회에 대한 보고서 정도로 파악하면 된다. 게다가 실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절묘한 조화는 그림체보다 내용적인 조합에서의 케미가 높은 데 기인한다. 좀 더 추가한다면, [더 콩그레스]는 [매트릭스] 시리즈에다가 존재의 객체성을 더욱 흐려놓은 개념이 추가된 걸 수 있다. [더 콩그레스]에 대한 평을 보면 주로 앞은 약간 지루하고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과 섞이는 뒷부분을 다이나믹하게 보는 견해가 있는 것 같은데, 사실상 이 속도감은 - 영화의 재미와 별도로 - 그냥 ‘올바르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절대 지루하지 않다) 배우의 모든 걸 컴퓨터로 스캔하여 프로그램화한 ‘영원히 젊고, 별다른 인생 굴곡 없이 사생활 콘트롤이 가능하.. 2014. 6. 15. 3가지 기억과 기록 - <상실의 기록>전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것.그리고 책, 사진, 지도, 또는 기억 속에 박제되기 시작한 것. 전에 참가한 작가들은 다양한 매개를 통해 상실된 것들에 대한 기록을 재현한다.그런데 실제 전시 감상 때도 못느꼈지만 도록을 보다보니,5명의 작가별로 작품에 나타낸 기록의 산물은 -나의 매우 개인적인 생각으로- 크게 3가지 구분이 가능하다. 1. 타자적 기록 매체에서 기억과 기록을 소환하기 1) 김원진, 2) 김정은, 3) 신리라 작가는 각각 1) 책, 2) 지도책, 3) 사진이라는 이미 기록의 박제가 완료된 소재에서 - 1) 태우거나 2) 오리거나 3) 필요한 부분만 다시 그리는 - 자신 만의 표현 방식을 통해 필요한 기록을 소환한다. 물론 각 작가별로 매체에 기록된 내용은 -사진 그리기 같이- 자신의 기억에 집중되.. 2014. 5. 30. 불안정성을 매우 안정되게 깨달음 - 한중교류전 [액체문명] '액체문명'에서 '액체'는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말한 현대사회의 특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뭔가 물처럼 유동적이고 흘러가고 생겨났다가 사라지듯,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폐기되고 예측불가능하고 불안정한 사회와 그에 따라가버리는 존재들. 이 주제는 현대 모든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적어도 한번 이상은 녹아들었을 주제다. 아니, 오히려 대부분의 작품들에 스며들어있을 주제다. 간혹 불안정성이 작가들의 차별성, 독특성을 배가시키고,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좋은 요소로 작용할 만큼 현대에선 중요한 컨셉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안정은 불안정하다. 아무리 익숙해지고 싶거나 이미 익숙해져도 안정되지는 못한다. 다만 특히 동북아권의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그 불안정성이 담고 있는 의미를 한눈에 알아챌 .. 2014. 3. 26. 뱀파이어편, 인간편, 총 2편 -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제 1 편. 미국과 모로코, 머나먼 거리를 떨어져 살지만, 세상에 그들만큼 사랑하는 사이도 드물다. 아담과 이브라는 이름만큼 가늠할 수 없이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들에게 결혼의 횟수라든가 함께 살 집이라든가 '주말엔 가족과 함께'와 같은 모토는 별 의미가 없다. 지구 반대편에 살아도, 10년에 1번밖에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 영화 속 두 뱀파이어의 삶은 15세기인지 세기 전인지 몰라도 끝내 살아남아 21세기를 맞은 실로 평범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오래되었고, 많은 문화를 알고 직접 체험했고, 많은 이들과 접해왔고, 그래서 고상하고 풍성하고 아름답다. 틸다 스윈튼과 톰 히들스턴이라는 배우들의 특별한 매력에서 뿜어나오는 아우라는 그 아름다움을 더욱 받쳐주고 있다. 영화 보기 전에는 캐.. 2014. 1. 27. 북서울미술관 개관, 소장품 특별전 中 지난 9월 서울 시립 북서울 미술관이 개관했다(고 한다). 오늘 가봤는데 건물 외관 자체를 산책로 또는 둘레길 초입의 계단들처럼 1~3층을 연결하여 걸을 수 있게 해놓아서 아파트 단지 사이 꽤 괜찮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앞 공터도 넓고 전시공간도 깔끔. 현재 과 이라는 전시회 진행 중인데, 소장품 특별전이라서 다소 연식이 오래된 작품들이 많다. 70~80년대 작품 중에서도 최근의 작품 마냥 고유의 스타일이 느껴질 때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창원의 김경인의 문범의 박병일의 백연희의 손상기의 안창홍의 오원배의 이진혁의 2013. 10. 27. [60P] 무관(無冠)의 제왕 - 구상전 입선작 이번 42회 구상전공모대전에 출품해서 입선한 작품입니다. 이미 전시도 끝나고 해서 올립니다. 사진에 빛이 좀 많이 들어가 차이가 있지만 어떻든 전문가가 찍은 거니 저보다는 낫겠죠...^^; 사진 바로 아래 거창한 제목에 대한 작품 설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회 구상전 다른 출품작도 몇 작품 있습니다. 작년에 대상 작품을 봤을 때는 정말 '대상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올해는 솔직히 이렇다할 작품을 못찾았어요. 오히려 입선 몇 작품 정도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함께 즐감하시길~! 작품 설명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온 수많은 창조물들은 암암리에 그들의 곁을 함께 해온 존재들의 차용에서부터 유래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백제왕의 머리에 씌워진 금관 장식조차 덩굴과 꽃의 문양을 이용해.. 2013. 10. 26. 실사에 구현된 애니메이션적 상상 - 단편 애니메이션 [루미나리] 유리구슬로 전구를 만들고, 눈빛 하나로 전구불을 켜도, 그의 일상은 여느 노동자와 다름 없는 직업 수행 중일 뿐이다.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는 그에게는 사소한 비밀이 하나 있다. 사소하지만, 회사에서는 하면 안되었던 그 일. 실사를 컷으로 나눠 절제된 움직임을 만드는 스톱모션 편집이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 어떻게 보면 매우 기계적으로 보일 것 같은데 배우의 연기력 덕인지 차분하지만 따뜻한 화면 덕인지, 내용은 인간적이고 간결하면서도 이해도가 높다. 독특한 상상력, 적절한 현실성, 스톱모션, 깔끔한 소품과 배경,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아르헨티나 영화. 등장하는 것들 중 가장 탐나는 건 PC급 터치 기능 탑재 종이! 레알 탐난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http://ww.. 2013. 6. 7.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