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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기로의 한복판에 놓인 남편, 그 상황을 TV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아내.
그 순간 둘의 전화 통화는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속이는 애정의 발로다.
독특한 그림체, 생각보다 부드러운 동작과 섬세한 표현.
그야말로 스타일이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이다.
그의 행동이 애정의 발로인 건 알겠지만 마음 참 복잡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죽음의 사신이 눈 앞을 아른거리는 그 순간,
나는 나의 애정어린 대상에게 어떠한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어떻게 기억되길 원할까?
아니면 더이상 물(物)이 아닌 순간 소거되어버리길 원할까?
언젠가 죽은 자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귀신으로 남아 구천을 떠돈다는 설정의 소설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다.
잊어주는 것, 지워주는 것은 미덕일까? 악덕일까?
기억해주는 것, 추억하는 것은 미덕일까? 악덕일까?
이 애니에서 그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주인공 남편은 나즈막한 목소리로 곧 사그라들 자신의 존재를 아내로부터 제거하기 시작한다.
즐거운 춤을 추면서 폭죽을 터트리며...
왠지 생사 기로에 서있던 사실을 아내에게 숨기려했던 남편에게, 옆 사람이 던진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괜한 짓 하시네요."
* 사진출처 : 네이버 무비(http://movie.naver.com)
* 영화보기 : 네이버 독립영화관 http://movie.naver.com/movie/special/0606/indi/index.nhn?inpage=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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