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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너머를 꿈꾸며 - 애니메이션 [낙타들] 낙타들 감독 박지연 (2011 / 한국) 출연 정연주,장형윤 상세보기 그녀의 옆에 거대한 앵무새 사람이 있다. 그는 무기력한 말과 행동으로 그녀를 혼란케 한다. 그녀는 그를 위한 동굴로 냉장고를 선물한다. 그는 일시적인 휴식처로써의 냉장고를 마음에 들어하며 그녀의 곁, 엄밀히 말하면 그녀의 냉장고에 머문다. 그러나 동상이몽과도 같은 대화 속에서 결국 그는 완벽한 앵무새로 거듭나고, 섹시하기 이를 때 없는 그녀의 친구를 물고(?) 창 밖으로 날아가버린다. 남녀 사이의 관계에는 수만, 수억 개의 방식이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꽤 자주 발생하는 패턴이라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박지연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그녀와 앵무새와 냉장고, 그리고 그녀의 친구라는 구조와 이야기로 다소 익숙한 패턴을 판타지 섞인.. 2011. 8. 19.
최고의 패러디 대작 SF영화 - 인도영화 [로봇] 로봇 감독 S. 샹카르 (2010 / 인도) 출연 라즈니칸뜨,아이쉬와라야 라이 상세보기 인도영화는 관객층의 호불호가 명확하여 추천이 어려운 영화다. 특히 줄거리 또는 주인공들의 고상하고 아름다운 용모를 모두 배반하는 듯한, 멋지긴 한데 간혹 촐랑대는 것처럼 보이는 노래와 춤에 확 깨는 인사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도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치 주성치 영화의 광팬군만큼이나 공고하기 이를 때 없다. 2시간 반에서 3시간 남짓의 영화를 폭소하며 즐기는 당신이라면 단 한편을 봤더라도 충분히 인도영화 매니아다. 로봇은 2010년 제작된 최신 SF로, 여신급 외모를 자랑하는 아이쉬와라 라이가 출연한다. 춤과 코믹을 담당하는 배우는 60대 나이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라지니 칸트. 로봇공학 박사인 바시가란은 전쟁과.. 2011. 8. 17.
마법사는 없어, 그래도... - 애니메이션 [일루셔니스트]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 장편 | 해외영화 | 판타지 | 애니 | 영국, 프랑스 | 80분 | 2010년 실뱅 쇼메 장 클로드 돈다, 에일리 란킨 전체 관람가 극장 : 2011-06-16 도심의 극장에서, 중소 도시의 극장으로, 기차 타고 배 타고 마차 타고 들어가야 할 시골의 작은 선술집 행사까지.... 그의 희끗한 머리카락과 더불어 지나온 세월은 삶의 터전의 풍속도 역시 변화시켰다. 그는 마법사다. 성질 사나운 토끼 한마리와 모자, 몇가지 소품을 손에 든 마법사이다. 흡사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즈를 짬뽕해놓은 듯한 밴드가 몰고 다니는 10~20대 여성이 아니면 더이상 운영이 어려운 극장이 그의 주 무대이다, 아니 였다. 그는 영국의 신사와도 같이 꼿꼿이 세운 턱을 내리지 않지만, .. 2011. 8. 11.
각자의 정의 속에서 기준점과 폭넓은 경계선을 잊지 않길... - 영화 [인어배러월드] 인 어 베러 월드 (In A Better World (Hævnen)) 장편 | 극영화 | 드라마 | 덴마크, 스웨덴 | 113분 | 2010년 수잔 비에르 미카엘 페르.., 트리네 뒤르.., 울리히 톰센, 마르쿠스 리.. 12세 관람가 극장 : 2011-06-23 http://blog.naver.com/ibetterworld 영화를 보면서 바로 눈치채지는 못했는 데, 곱씹어 생각해보니 대단한 미덕이 하나 숨어 있다. 굵직굵직한 주제의 이야기가 꽤 많은데 영화 자체는 다급하지 않고 꽤 느긋한 걸음걸이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내내 마음 편한 걸음걸이는 아니지만 말이다. 병으로 죽은 엄마의 치료를 아빠가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장례식 이후 영국에서 덴마크의 한가한 지방으로 전학 온 크리스티안. 처음엔 이.. 2011. 6. 27.
정말 딱 단편 애니만큼 well-made - 애니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A Child Who Lost a Smile) 단편 | 애니메이션 | 드라마 | 판타지 | 어린이/청소년 | 장애 | 대한민국 | 11분 | HD | 2007년 양선우 김상백, 김수영, 김혜진 전체 관람가 장터 한복판에 가면을 쓰고 등장한 아이. 가면을 썼지만 그럼에도 드러나는 쑥쓰러움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의 가면들을 훑어보며 약간의 긴장감을 숨기지 못한다. 그러나 그 아이는 슬슬 자신 만의 공연을 시작하고 사람들은 그 아이의 재주와 재치에 아낌없이 박장대소를 보낸다. 그들의 박장대소를 머금은 씨앗은 커다란 천사 날개라는 잎을 피워내며 하늘을 뚫을 듯한 높이로 자라기 시작한다. 사실 그 아이는 발가락이 없어 웃음을 잃어버린 상황. 어느날 날개도 없는 요상한 생김의 천사가 그에게 .. 2011. 6. 19.
환상이 과하여 된장의 향을 맡을 수가 없었네 - 영화 [된장] 된장 감독 이서군 (2010 / 한국) 출연 류승룡,이요원,이동욱 상세보기 콩, 소금, 항아리, 바람, 햇빛... 거기에 누룩, 지푸라기, 귀뚜라미의 소리와 그로 인한 울림. 단 하나의 음식을 만드려고 해도, 그 음식의 재료를 만드려고 해도, 그 노력에는 끝이 없다. 심지어 몇년에 걸쳐 만들어진 음식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희대의 살인마, 인질극의 달인이 대한민국 수사망을 뚫고 모든 경검찰을 조롱하던 중 한 지방의 초라한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먹다가 체포되었다. 대한민국 사형제도를 부활시켜버린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그 된장찌개 맛보고 싶다'. 그의 영원히 가는 길을 연일 취재하던 기자들 중 한명이 살인마의 생존의지조차 무너뜨린 된장찌개의 맛을 찾아 떠난다. 그러던 중 알게 된 한 여인, 그는 어릴적부터 된.. 2011. 6. 13.
대화, 무시, 분노, 결사, 예외는 없다... 진짜 없나? - 인권 다큐 [the pipe] 일요일(22일) 저녁, 마로니에공원까지 슬슬 걸어가 인권영화제의 마지막 영화를 감상했다. 다큐건 뭐건 간에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다. 최근 인구에 회자되었던 독립영화 [혜화,동], [무산일기], [파수꾼] 3편 중에서도 감상한 영화가 [혜화,동] 밖에 없다. 타인의 감상평을 들은 바로는 [파수꾼]까지는 좀 힘들고, [무산일기]정도까지는 봤어야 하는데 말이다. 뭐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거겠지. 요즘엔 전시가 확실히 더 땡긴다. 직접 뭔가 만들어내는 것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여튼.. 내가 본 영화는 [The Pipe]라는 아일랜드 다큐멘터리로, 한 어촌 마을이 거대 에너지회사와 정부에 대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005년 어느날, 그들이 왔다. -우리나라에도 '조개껍데기'모양.. 2011. 5. 28.
웃다가 맞닥뜨리게 되는 거대한 벽 - 다큐 [러브 인 코리아] 러브 인 코리아 감독 박제욱 (2010 / 한국) 상세보기 한국영화의 감성이라, 심지어 다큐의 감성이라 볼 수 없는 난데없는 발랄하고 손발 오그라들 듯 한 장면들. 그야 말로 육감적인 방글라데시 남녀배우들의 뮤지컬 같은 영화 촬영 현장, 그 현장은 다름 아닌 한국의 서울이다. 영화 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마붑은 어느날 방글라데시의 영화촬영팀을 초청한 모양이다. 방글라데시에서 꽤 유명한 와낄 하멧 감독을 비롯해 프로듀서와 스텝들, 그리고 남녀 주인공들의 영화 촬영은 그 화면을 보고 있는 -한국인- 관객으로써 이보다 이국적이면서 흥미진진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날 한국 일정 3일째 되던 날인가? 프로듀서와 남녀배우를 제외한 모든 스텝과 심지어 감독마저 갑자기 사라졌다. why? 이 다큐의 초반부터 그들이 사라.. 2011. 3. 25.
웃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단편 영화 [꽃] 꽃 단편, 실험영화, 5분 이진우 이제 난 용감해질거야 장편, 극영화, 드라마, 옴니버스, 대한민국, 98분, 2010년 기채생, 김민경, 김성철, 김종찬, 박재평, 박종빈, 신수원, 신이수, 이종필, 이진우, 임철민, 장건재, 장훈, 정지연, 채기, 최아름 청소년관람불가 인디포럼 15주년 기념으로 15명의 감독이 5분씩 만든 옴니버스 [난 이제 용감해질거야]의 작품 중 하나... 인디포럼 15주년 영상을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 두 남자. 남자 A, 추어두부를 주제로 찍고 싶다. 메타포는 영화제가 지원제도에 길들여져있는 현상. 귀를 기울이는 남자 B. 그의 반응이 무르익자 B에게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A. B가 미꾸라지탈을 쓴 모습으로 작품을 찍고 싶단다. 그것보다는 좀 직접적인 주제를 잡아보고 싶은 B.. 2011. 2. 28.
관계는 코코아맛 - 영화 [코코아] 코코아 (Cocoa) 단편, 극영화, 드라마, 멜로, 퀴어, 사회, 대한민국, 32분, DV, 2006년 김진석 정슬기, 채원, 한유나, 정기성 15세 관람가 무용과 교수라는 전문 커리어가 있는 엄마, 미정. 그녀 옆에 있는 그녀, 민재. 딸 재이는 아빠도, 엄마도, 옆집 아저씨도, 아줌마도 아닌, 그저 엄마의 애인일 뿐(?)인 그녀가 여전히 대면대면하다. 설상가상 유학 전에 엄마 집에 들어오게된 민재에 대해 엄마는 더욱 애정이 새록새록해지지만, 딸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져간다. 말본새부터 시작해서 가시가 묻어나는 딸에게 애인 민재는 조심스런 소통을 이어가지만 중간에 생기는 갑갑스러운 공기는 제거하기 어렵다. 그리고 떠나고나서야 알게되는 공허함. 엄마는 무용과 교수라는 신분을 상실한 채 새벽에 끓여먹는 라.. 2011. 2. 19.
다양한 문화적 감수성이 묻어나는 애니의 세계 - 애니 [리스토란테 파라디조] 평균 50대, 노안경, 깔끔한 머리카락과 차림새의 노련하고 편안한 서비스 제공자들. 카제타 델로루소의 직원들이다. 오너의 아내 취향에 따라 50대의 노안경만 고용하는 이 레스토랑은 로마 한 구석에 위치해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생각보다 인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양조장 출신의 주인장이 멋진 와인을 제공하고 소믈리에 지지는 좀 뚱하지만 개인별 취향도 마시는 속도도 잘 가늠해주는 베테랑이다. 주방의 훌리오는 로마 최고의 레스토랑 쉐프이기도 했고, 테오 역시 실력에는 뒤지지 않는 훌륭한 요리사다. 카메리에이레(급사장)도 환상. 붙임성 최고인 비토와 깔끔하고 성실한 외모의 클라우디오, 왠지 차가우면서도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애정만땅일 것 같은 루치아노. 요즘 삼촌들이 사랑하는 '소녀시대'를 보면 그 중 한.. 2011. 2. 6.
아무리 넓혀봐도 문제는 한가지 - 영화[나를 떠나지말아요] 나를 떠나지 말아요 (You Do Not Leave Me) 단편, 극영화, 드라마, 멜로, 대한민국, 23분, DV 6mm, 2006년 신이수 유형근, 신윤주, 이우정 15세 관람가 한양대학교 연애 중인 남과 여. 동거 중인 여와 남. 남과 여는 함께 자고 함께 먹고 때론 함께 춤을 춘다. 오랜만에 만난 남과 남의 전여친. 어쩌다 만난 여와 어떤 남. 남과 전여친은 가벼운 대화와 가벼운 오토바이 드라이브 후 가벼운 이별을 고한다. 여와 어떤 남은 가벼운 산책과 가벼운 잠자리를 갖는다. 사랑, 연애, 결혼, 만남, 원나잇스탠드 등. 본능인 것 같기도 하고 일상인 것 같기도 하고 심심타파인 것 같기도 한 이런 일들은 주변 어디서나 일어나고 심지어 나에게도 일어난다. 그러나 항상 생각하기도 한다. 왜 항상 남.. 2011.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