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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웃다가 맞닥뜨리게 되는 거대한 벽 - 다큐 [러브 인 코리아]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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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감성이라, 심지어 다큐의 감성이라 볼 수 없는 난데없는 발랄하고 손발 오그라들 듯 한 장면들.
그야 말로 육감적인 방글라데시 남녀배우들의 뮤지컬 같은 영화 촬영 현장, 그 현장은 다름 아닌 한국의 서울이다.


영화 <반두비>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마붑은 어느날 방글라데시의 영화촬영팀을 초청한 모양이다.
방글라데시에서 꽤 유명한 와낄 하멧 감독을 비롯해 프로듀서와 스텝들, 그리고 남녀 주인공들의 영화 촬영은 그 화면을 보고 있는 -한국인- 관객으로써 이보다 이국적이면서 흥미진진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날 한국 일정 3일째 되던 날인가? 프로듀서와 남녀배우를 제외한 모든 스텝과 심지어 감독마저 갑자기 사라졌다.


why?


 



이 다큐의 초반부터 그들이 사라진 이유를 눈치 챈 사람들이라면 배우들의 황당한 눈빛과 프로듀서의 애처롭고 쪽팔려하는 눈빛, 마붑의 거대한 혼란의 이유를 금방 눈치챌 수 있다.
혹시 눈치채지 못한 사람이라면 프로듀서 앞에서는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배우들과 이래저래 의심받는 것 같기도 하고 안쓰럽게 보이기도 하는 프로듀서가 이상해보일 수 있다.


더 잡아두면 자살하겠다니 보내줄 수 밖에 없는 프로듀서, 그렇게 남은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나니 마붑의 두 어깨에는 거대한 짐덩이가 얹어져버렸다.


자신도 여행비자로 시작한 한국 생활.
그들의 거처를 찾고, -불법입국하여 노동을 통해 돈을 벌고자하는 - 사라진 의도를 확인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경찰이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알릴 수도 없는 상황.
그러나 자신이 초청했으니 일단 확인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
그들의 행동으로 인해 이미 타국에서도 영화 촬영 차 출국해야 할 많은 방글라데시 영화인들이 입국 거부를 당하고 있다는 소식.


다큐는 평범한 티셔츠를 두른 한국에 사는 평범한 마붑을 쫓아다니지만, 그가 당하고 밝혀야 할 상황은 사태에 가까우며 일국을 넘어선 일이기도 하다.


마붑은 오랜만에 한국보다 낯설어진 방글라데시로 돌아가고, 사라진 자들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진실을 명확하게 깨닫는다.
그들은 처음부터 브로커를 통해 돈을 지불하고 한국행을 택한 사람들이고,
마붑은 한국에서 열심히 일할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 가족들의 '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는 한 마디에 '그러겠다'고 약속하는 수 밖에 없다.


정작 믿고 보내준 프로듀서가 브로커였으며, 심지어 방글라데시 경찰에 한국 있을 당시 마붑이 자신을 억류했다 신고했다는 사실에 울컥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게다가 -카메라를 든 감독이 화들짝 놀랄만큼- 마피아조직과도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마붑이 더이상 개인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는 점을 확실히 인지시켜준다.


방글라데시에서 다시 만난 여배우는
오래 노동한 자는 월 200만원도 넘게 벌 수 있다는 말에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그렇게 많이 받나)?'라며 그 큰 눈을 더욱 크게 뜨지만,
안잡히면 큰 돈 벌고 잡히면 바로 끝장인 순전히 운에 달린 한국행 부자되기 신화를 마붑과의 30분간의 대화만으로도 금방 파악해버렸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좀 살만한' 여배우 입장에서야 감행할 필요 없는 도박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해볼만한 도박으로 받아들여질만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마붑의 예상대로 G20회의 즈음 강화된 한국의 출입국 관리 조치에 따라 이미 강제출국 당했을 지도 모른다.
다만 다큐 속 모두가 궁금해했고, 관객들도 계속 궁금한, 방글라데시에서도 꽤 살만했을 것 같았던 유명 감독은 대체 어디로, 왜 사라지게 된 건지?


세상은 뭐가 이렇게 답답하고, 복잡하고, 한큐에 해결되는 게 없고, 각자의 사정들은 어찌나 구구절절한지...


이 다큐는 이 세계적이고, 심각해보이는 문제가 얼마나 평범한 개인에게 밀접한 영향을 가지고 있는지 그야말로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 다큐의 참 흥미로운 점은 사례의 중심에 서게 된 마붑이나 그를 쫓는 감독의 시선이 그야말로 평범하여 일상생활과 별다른 점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데,
-물론 마붑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겠지만-
그렇게 웃고, 화내고, 슬렁슬렁거리며 지내는 하루, 한시간, 1초가 엄청난 사례로 관객들에게 전해진다는 점이다.


무거운 걸 하나도 안 무겁게 전달하지만 곱씹어볼수록 무거운 이 놈의 사회와 문제들...


* 사진 출처 : 인디다큐페스티발(http://www.sido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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