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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적, 존재적, 예술적 가치들 사이에서 - 금혜원 사진전 미안하지만 벌써 5월 초에 끝나버린 전시, 금혜원 사진전. 얼마전 올린 [Black, White & Pink]의 김광열 개인전과 함께 감상한 전시다. 솔직히 작가의 사진은 도시에 살고 있다면 사실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도심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자체는 기록으로써의 '의미적 가치'는 가질 수 있으되, 자칫 인간이 펼쳐놓은 거대하고 불필요한 '존재적 가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놀라운 건 그것들의 모습이 때로는 SF적으로, 때로는 윤기나는 -그야말로- '예술적 가치'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작가는 쓰레기 매립지였지만 이제 생태공원으로 변모하고 있는 난지도의 파노라마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Green Curtain 시리즈, 재개발 현장을 담은 Blue Territory 시리즈, 쓰레기 처리 시설을 담은 Urb.. 2011. 5. 22.
안개와 비가 만들어내는 청명한 풍경 - 포천 스케치여행 최근엔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풍경을 보러 나갈 일이 종종 생기네요. 이번 뎃생 수업은 야외에서 이루어졌어요. 안타깝게도 편하게 타인의 차를 얻어탄 지라 어디인지는 모르겠고요. 이곳 포천에 처음 왔을 때 바로 뇌까지 스며드는 풀내음과 눈이 시린 녹음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가까운 자연은 그 색이 선명하기 이를 때 없지만, 조금이라도 거리가 있는 자연은 안개로 인해 티미해짐이 사진에 바로 드러나네요. 사실 산 위로 스멀스멀 올라가는 안개도 인상적이었지만, 2차원 스틸로 담을 자신은 없었어요. 수업도 수업이지만, 그야말로 오감이 호강한 날! 오늘의 방문은 분명 수채화 한장 남기기 위함이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찍어놓으니 이것도 나름 운치가... 제 수채화는 이 사진 컷과 거의 유사한데, 라기보다 유사해야 할텐.. 2011. 5. 21.
흑백에 분홍색 몇 방울 - 김광열 개인전 [Black, White & Pink] 이미 끝나버린 일민미술관의 김광열 개인전, [Black, White & Pink]. 놓쳤다면 다소 아쉬워하실만도 하다. 전공도 미술이 아닌, 성격도 내성적인, 성 정체성도 소수자인 작가. 사실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지만, 구입한 도록의 설명글과 그린 연도별로 나열해보면 이런 느낌이랄까? 일단 그는 자화상 매니아, 내지는 필연적 선택이었을 듯. 내성적인데 미술 친구도, 지인도 생기기 힘들었을 것이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배우거나 그려야할 지 막막했을 지도...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는 풍성해진 인간관계만큼 그림 속 등장인물도 증가한 기분이다. 실제로도 그러하길 바라고. 그럼에도 때론 수줍게, 때론 우울하게, 때론 냉정하게, 하지만 해학적으로, 그의 그림에선 언제나 그의 정체성을 드러나보이고픈 욕망이 느껴진.. 2011. 5. 19.
이곳을 가기 전엔 인물 공부가 필요해 - 카쉬전 인물의 내면까지 표현한다는 거장 사진 작가, 카쉬. 그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또는 알지 못했던 인물의 모습을 드러내준다. 예를 들어 피카소는 흡사 여인의 몸을 닮은 데다 여인의 몸을 담고 있는 도자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뭔가 엄청나게 즐거울 것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바로 눈 앞에 아른 거리듯 개구진 미소를 짓고 있다. 샤갈은 자신의 몽환적 그림을 배경으로 캐릭터와 닮은 얼굴을 가지고 왠지 그림 어딘가 작은 집에 살고 있는 듯한 그림쟁이 할아버지 모습을 하고있다. 미로의 그림은 복잡함을 압축시킨 단순함의 추상이 아니었나보다. 정말 해맑은 그 표정에서 순수하고 단순한 영혼을 엿볼 수 있다. 오드리 햅번, 그녀의 우울 그리고 아름다운 인생을 모두 담고 있는 세상의 가장 단아.. 2011. 5. 16.
15일만 피는 사군자 - 간송미술관의 [사군자대전] 1년에 딱 두번, 30일동안만 열리는 오묘한 곳, 올해는 2011년 5월 15일이 그 첫날이다. 한국미술품을 수집해온 전형필 선생이 66년 개관한 간송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시립미술관, 아름다운 정원, 오직 1년 2회의 전시로 유명하댄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그날이 돌아왔고, 전시장 안에는 대, 난, 국, 죽이 만개해있다. 많은 관람인파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역시 대나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곧은 절개와 같은 직선이 와닿는 게 아니라, 왠지 적당한 곡선과 잎이 우아하면서도 기품있고 한없이 부드러울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1층의 채색 설죽은 좀 떨어진 거리에서도 입체감이 3D 저리가라 싶다. 2층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그림들은 신죽(新竹)과 유연한 선들이다. 안타깝게도 전시물의 사진은 이 포스트에서 찾.. 2011. 5. 16.
(나에게는) 반전의 노래 - The Sore Feet Song '아름답다'라는 단어의 모든 중의적 의미를 대입해도 전혀 아깝지 않은 일본 애니메이션, [충사(蟲師)]. 이야기의 기본틀이 판타지이면서도 특히 생명에 관한 해석은 실제 그러할 듯 싶거나 정말 그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때론 고통스럽고 안타까운 사연들조차 '아름다운' 추억으로의 승화를 허한다. * 출처 : 다음(http://daum.net)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잘 받쳐주는 것 중 하나가 오프닝 곡인 Ally Kerr의 [The Sore Feet Song] 이다. 꿈결같은 선율과 인물들의 내면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는 녹림 한복판에 있는 듯한 화면과 어우러지면서, 에피소드 한편을 감상한 느낌마저도 든다. 당신을 만나거나 찾기 위한 길에 자신이 자신의 무엇을.. 2011. 5. 15.
뎃생 시작. 목표는 선에 힘이 생기는 것! 2011.05.14... 이런! 10시 30분부터가 맞았네. 이럴 줄 알았다면 30분 더 자는 건데... 눈덩이 위에 돌덩이, 아니 그 정도는 아니고 무게감이 다소 덜한 플라스틱덩이라도 얹어져있는 기분이다. 그래도 여전히 뇌가 깨어있다는 기분이 들 수 있는 것, 늦잠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는 게 나름 자랑스러운 상황이라고나 할까? 곧 낮잠의 늪에 빠지게 되더라도... 토요일 오전엔 뎃생을 배우기로 했다. 오늘은 두번째 날. 여전히 선이 얇고 티미해 여러 번의 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유지되고 있지만 그나마 명암은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사실 그 단점은 예상 외로 심각하다. 그림에 공과 시간을 들일수록 종이를 짓이겨버리고 연필선이 뭉개지거나 명암을 표현할 수 없게 된다. 이미 2년 전 몇개월동안 뎃생.. 2011. 5. 14.
70년대 western 음악의 묘미, 삼선교에서 발견하다 - 스파게티점 Marky Marky 2011.05.11... 평소 애용하는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의 정반대편인 3번 출구로 허기를 달래고자 걷기 시작한 발걸음에는 꽤 수확이 크다. 삼선교길을 따라 성북천은 요즘 오고간 비에 물이 꽤 불어난 듯하고 산책 내지 자전거로로 이용될 법한 길도 잘 닦여있다. 보라매공원을 버린 지 얼마 안된 직후이므로, 동네의 방황할 걷기로가 혜화역과 성신여대입구역 방면 만이 아님을 알아낸 건 소중한 발견이다. 그곳들의 시끌벅적함과 소비성 역시 삶에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소비적이고 고요할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다. 비록 삼선교를 따라 늘어선 건 엄청난 먹자골목일지라도 그다지 소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오로지 먹을 것 만으로 가득차서일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단순한 소비지향성. 솔직히 먹을 거리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2011. 5. 14.
'나 홍대 앞이야'라 외치는 공간 - decoaBALIM(데코아 발림) 홍대 앞은 언제나 스타일 확실한 공간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언제나, 솔직히 '홍대 앞이 아니면 어떡할뻔 했나' 싶은 작고 아름답고 개성 만점 가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 새롭게 발견한 '그러한' 공간 중 하나가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을 테마로 한 카페 decoa BALIM 이다. '나 홍대 앞이야'라 외칠만한 공간, 앞으로도 새록새록 발견되길 기대한다. 공간을 꾸미는 실력은 전문가적 깔끔함보다는 주인 내지 구성원들이 즐기거나 추억하거나 기뻐할만한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작은 화분과 정말 어딘가 산에서 꺾어왔을 법한 꽃나무 가지로 꾸며져있다. 백미는 역시 먹을거리. 하나같이 특색있고, 데코 역시 독특하다. 속까지 촉촉한 초코머드케잌. 얼굴모양 데코는 웃음을 빵터지게 한다. 듬뿍빙수는 정말 듬뿍. 나의 한끼.. 2011. 5. 13.
오늘같이 깊고 푸른 밤 와~~ 오늘 밤하늘 보셨나요? 이렇게 짙은 푸른 색인 밤하늘은 처음 봐요. 심지어 성북천에 비추인 하늘색도 똑같은.... 깊은 푸름... 2011. 5. 11.
북한산 흰구름둘레길 초입... 사무실 집들이 메일에 사용할 사진용으로 몇장 찰칵~! 요건 우리 사무실 앞마당에 핀 꽃이라오...ㅋㅋ 이건 우리 사무실인데, 뒷편 모습. 사무실 뒷편이 흰구름둘레길 초입인데 초입부터 넝쿨이나 나무도 울창...^^ 2011. 5. 11.
아래가 아닌 옆을 보시오 - 하이서울페스티벌 2011 [모천회귀] 딱 오늘까지이던가? 시간에 구애없이 눈을 즐겁게하고 싶다면 아무 생각없이 청계광장에서 광교까지 걸어봐도 좋다. 물론 이제 청계천 바닥은 뭔가 잔뜩 끼어 바닥을 볼 수 없지만 말이다. 아래가 아닌 옆을 보시라. 이번 모천회귀(母川回歸) 전은 자신의 본연을 찾아 '회귀' 본능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들이라고 한다. 한국, 중국, 미국, 독일, 일본, 스페인 등 작가 17명이 함께 했다는 데 아이디어가 다양하다. 사실 회귀라기 보다 본능에 충실하다는 느낌이다. 그 본능이라는 건 온화하고 따뜻한 기운 뿐 아니라 폭력성과 비이성까지 남김없다. 마법사의 탑이라는 오탕크에 갇힌 듯한 빈라덴의 얼굴도 인상적. 조정무의 [오탕크의 돌] 최철영의 [귀향 VOLVER] 박준호의 [오작교] 송필의 [Big Ban] 심업의 [창천.. 2011.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