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시110

조각의 섬세함이 발길 잡는 날 - 목야회원전 요즘 스마트한(?) 삶을 즐기다보면 폰 스크린에서 얼굴을 들기 힘들죠. 게다가 꽤나 길고 지루한 지하철 복도의 답답함을 해소하려면 별다른 뾰족수가 없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하철 복도가 변하고 있죠. 소비도 그렇고 전시도 그렇고 공연도 그렇고... 볼거리 들을거리 등이 풍부해지고 있어요. 며칠전 혜화역 복도에도, 한자는 모르겠지만 '목야회원전'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가진 모임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주말엔 특별히 더 busy해지는 혜화역 이용자들의 대부분은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저처럼 감상하는 이도 꽤 되었습니다. 섬세하고 아름답고 표정이 풍부한 나무 조각들, 앞으로도 좀 더 고상하고 풍성해지시길~! 2011. 11. 6.
채움 속의 비움 - 최순우옛집 무량수전 전시중 무량수전이라는 전시가 있다고 하여 최순우옛집에 가봤습니다. 최순우 선생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라는 책으로 유명한 미술사학자로, 성북에 기거하던 한옥이 있습죠. 딸이 내셔널트러스트에 기증하여 시민유산1호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 집은 ㄱ자 한옥 2개가 사각 모양으로 둘러싸서 가운데 멋진 정원이 보이고, 한옥 뒷쪽에도 너른 정원이 있습니다. 집안은 찍지 못했지만, 안과 밖이 꽉 차있는 듯 하면서도 채우고 있는 것들에 여백도 많습니다. 정말 아름답네요 문에 들어서자마자 기와 아래 낙수를 받는 돌 항아리가 맞이해주네요. 오히려 가운데 정원보다 외곽을 둘러싼 정원의 모습부터 보면요. 중간중간 서있는 내 무릎을 좀 넘는 석상들이 귀엽고 정겹기 그지없네요. 가운데 정원에는 정 가운데 사각형의 가운데 작.. 2011. 10. 23.
왠지 애잔한... - 부산국제영화제기념전 [釜山 익숙한 도시, 낯선 장소展] 부산국제영화제를 기념한 전시가 신세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센텀시티점...^^;; 17일까지네요. 이번 전시는 부산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들을 모티브로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는데,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았어요. 때론 재해석, 때론 전혀 다르게, 사실 영화작품이라기보다는 부산의 한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방정아 작가, 영화 [박쥐], [적산가옥] 박상희 작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추격] 심점환 작가, 영화 [사랑], [영도구, 신선동] 이인미 작가, 영화[사이보그라도 괜찮아], [식물채집] 정재호 작가, 영화 [친구], ? 2011. 10. 15.
Korea Tomorrow 2011 -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작 오르세전, 다급하게 주말에 들렀습니다. 정말 사람 때문에 죽는 줄 알았어요.ㅠ.ㅠ 인파에 쌓여 대기번호까지 받은 상황에서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1층 전시관과 1,2층 복도에 [Korea Tomorrow 2011]라는 이름의, 부제는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작'라는 이름으로 전시중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젊은 피들의 젊은 작품들... 사실 지쳐서 1층엔 못들어가보고 복도의 것만 몇작품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지연오 작가 리치빈 작가 2011. 10. 2.
사람도 땅도 꿈꾸는 인권센터를 만들어볼까나? - 전시 [대지의 꿈]전 정확히는 9일 저녁이었던 것 같아요. 계속 부팅 시마다 다운되길 반복한 노트북을 다시 밀려고 복구 DVD로 작업했건만 OS가 다 설치되기 전 꺼져서 안깔리는 상태. 토요일 오전에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역시 하드는 사망선고. 요즘 좀 더 좋은 사양 노트북으로 살까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 자신에 대한 추석선물은 아무래도 노트북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여튼 며칠은 노트북 없는 세상... 하필 추석이라니..ㅋㅋㅋ 인사아트센터에서 하는 [대지의 꿈]전은 26명의 사실주의 작가가 인권재단 사람과 함께 인권센터 건립을 위해 개최하는 전시예요. 그냥저냥 사회운동에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대충 하는 것은 아니예요. 그런 것도 없지만요. 신학철 화가부터 나름 이름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 또는 구매.. 2011. 9. 11.
지구를 관찰하고 싶어지는 오늘 - 전시 [지구(地球).The Earth 전] 환경을 넘어 지구 자체에 대해 관찰하게 되는 전시가 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지구라는 곳에서 발생하는 현황을 상징화하여 보여주는 듯도 한 이번 전시에서 돋보이는 점은, 비록 섹션이 나뉘어 있으나 섹션별 구획이 아닌 자연스레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의 팜플렛 상의 섹션은 무대(Stage), 빛(Light), 생명(Life), 꿈(Dream) 4가지가 있다. 그러나 3층의 공간에는 이 모든 섹션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진정 '지구'라는 공간의 함축적이면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무대(Stage) 섹션에 해당하는 [Sound Forest (소리 숲)]는 종이관 속 앰프와 나선형 삼각뿔의 도움으로 전 공간에 그 소리를 전하고 있다. 성북동의 돌과 자연 소재의 솜, 오방색 명.. 2011. 8. 15.
바로 지금이 가장 소중한 순간 - 전시 [에바 알머슨전] 백화점의 갤러리란 건 왠지 갤러리 자체가 소품, 구색상품 느낌이라 그리 애호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일러스트와 같은 그림이 재미있을 것 같아 찾아봤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갤러리는 12층의 통로와 14층 단독 공간이 있는데, 미술관 정도는 아니지만 단독이라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에는 문제 없는 듯 하다. 작가는 '자신에게 일어날 작은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잊곤 하는 우리들에게 화폭을 통해 그 '작은 사건'을 보여준다. 포옹, 산책, 잠과 꿈, 인사, 꽃다발... 일상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감성의 파노라마는 끝도 한도 없지만, 어찌나 눈 깜짝할 새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지 허무하기 이를 때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에바 알머슨의 작품들은 일상을 비춰주고, 일상의 환희를 상기시켜주고, 일상을 대해야 .. 2011. 8. 14.
설명 안 될 듯 설명되는... - 전시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이진주 전 갤러리현대에서 운영하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 '16번지'. 진짜 사간동 16번지에 위치해 있다. 작가의 작품은 설명될 듯 설명 안되는 점과 설명 안될 듯 다 이해하게 되는 점이 존재한다. 모든 그림의 소재는 그야말로 일상에서 구분이 안될 정도로 진하게 배어있는 소재들이지만, 작가의 작품에 도달해서는 마치 다른 역할을 부여받은 것들인양 생소하게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튀거나 조화를 배신하지 않는다. 나름 파격적일 수 있는 스토리라인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작품은 매우 안정되어 있고 섬세하고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풍경이다. 마치 언젠가의 꿈 속에서 봐왔었다는 듯 당당하지만 조용하게 세상의 상식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특별히 나에게 있어서 작가의 그림이 더욱 더 이러한 힘을.. 2011. 8. 13.
정해진 정답과 언제나 생소한 감성 주제, 환경 - 사진전 [지구상상전] 환경은 정답이 정해져있어 여러 말이 필요없는 명확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그 실천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것 같은 어려운 척을 어찌나 하는지... 덕분에 언제나 상기시켜도 생소하고 새롭기만 하다. 환경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사진 전시는 - 큰 전시의 안좋은 향기가 살짝 나지만 - 여전히 새롭고 다시 한번 심금을 올리는 장면들이 반드시 있다. 더불어 사진을 통한 아트에도 관심이 생기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특히나 지아코모 코스타와 데이비드 마이셀의 작품은 꼭 따라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는 어머니 지구 - 현실이나 때론 신비로운 지구의 낙원과 같은 모습 생태학적 상상력 - 가짜이지만 그 실재와 같은 때론 섬뜩하고 때론 수긍가는 환경 오래된 친구 - 오염과.. 2011. 8. 12.
뜻밖의 발견 - 한밤에도 누릴 수 있는 성북 노천 전시회 사실... 오늘은 수유동의 눈부신 자연을 올릴 예정이었다. 적어도 성북천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성북천엔 -앞을 볼 수 있는 눈만 있다면- 누구나 24시간 관람이 가능한 노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운좋게도 말이다. 모처럼 3일동안의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거하게 저녁식사를 한 후, 무거워진 몸과 디카를 이끌고 성북천을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다. 가능한 만큼 걸어보자 싶었는데 30분 이상 걸어도 끝이 없다. 노란 꽃, 갈대밭, 내천 소리, 나무, 바위, 흙, 자전거도로와 도보가 알차게 들어서있는 걸 보니, 다시 한번 이사를 잘했다 싶다. (물....물론.... 청계천 연상이 좀 되긴 하는데...쩝...) 한참을 걷다보니 'public art project - 열린.. 2011. 6. 4.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머리, 두물머리 전(田) 전(戰) 전(展) 전(傳) 팔당댐 건설 당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두물머리 농민들의 생존 해결책은 유기농. 그렇게 그들은 73년 이후 40여년 간 열심히 유기농업의 발원지로 꼽히며 살아왔다. 수질 개선을 위해 정부도 지원해왔댄다. 그러나 요 몇년 사이 4대강 개발 계획으로 인해 밭은 공연장과 위락시설이 들어설 판이다. 주민들은 4대강이라는 국가 시책에 극렬히 반대 중이고, 예술가들은 그들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작은 예술품 기증과 전시회를 개최했다. 오는 30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가들이 기증한 작품들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두물머리에 기증한다. 작품에는 유명 예술가 뿐 아니라 지역 주민 또는 일반인들도 작품을 기증하여 전시하고 있다. 그런데 사진 찍은 걸 뒤져보니 기증받은 작품 중 지역 주민 게 하나도 .. 2011. 5. 29.
의미적, 존재적, 예술적 가치들 사이에서 - 금혜원 사진전 미안하지만 벌써 5월 초에 끝나버린 전시, 금혜원 사진전. 얼마전 올린 [Black, White & Pink]의 김광열 개인전과 함께 감상한 전시다. 솔직히 작가의 사진은 도시에 살고 있다면 사실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도심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자체는 기록으로써의 '의미적 가치'는 가질 수 있으되, 자칫 인간이 펼쳐놓은 거대하고 불필요한 '존재적 가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놀라운 건 그것들의 모습이 때로는 SF적으로, 때로는 윤기나는 -그야말로- '예술적 가치'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작가는 쓰레기 매립지였지만 이제 생태공원으로 변모하고 있는 난지도의 파노라마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Green Curtain 시리즈, 재개발 현장을 담은 Blue Territory 시리즈, 쓰레기 처리 시설을 담은 Urb.. 2011.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