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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가면이나 소가 생각나는 암각화 - 고령 장기리 암각화 청동기 시대 장기리의 암각화는 가면이나 소가 생각나는, 사각 모양의 문양(내부에 점과 직선, 외부에는 털같이 보이는 직선들)들이 30여점 넘게 있다. 학계의 판단 중 하나는 돌칼의 손잡이에 새기는 문양, 즉 검파형 암각화라 보는데 익숙한 패턴이나 생각이 아닌지라 다양한 상상을 가능케 한다. 중간에 여러 겹의 원은 마치 태양처럼 생겼으나 기우를 바라는 물이나 빗모양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를 내려달라는 기우제에서 다양한 돌칼을 든 사람들의 칼춤이 제례의식으로 펼쳐지는 모습을 담은 암각화려나? 실제 장기리 암각화는 실제 있는 야외의 모습을 볼 수도 있고 대가야박물관에 전시된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야외가 실제 만나보고 싶은 모습이긴 하나 자연에서 계속되는 마모를 막을 수 없어 일정 부분 박물.. 2022. 1. 29.
가야 토기의 물결과 앙증맞은 손잡이 대가야박물관에서 가야 토기만 집중해서 볼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패턴에는 마치 바다나 물, 뱀을 상징하는 듯한 물결과 직선들이 모인 삼각형 모양들, 모양에는 뚜껑이 있다는 점과 쓰임이 아니라 장식을 붙여놓은 거다 싶은 앙증맞은 손잡이, 달덩이 같은 몸체, 간혹 높이를 높여주는 굽다리. 뭔가 철과 물이 풍부한 지역의 넉넉한 집살림을 엿보는 느낌과 대가야박물관에 책과 작가들의 작품을 파는 스토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2022. 1. 28.
겨울의 사막을 횡단하듯 - 대가야 고분군 원래 산의 풍경이 저러했던 것처럼, 봉우리마다 봉긋봉긋 둥글러진 흙의 형태들이 700여호 넘게 펼쳐져있다. 그날 따라 하늘이 청명하여 노란 빛 도는 땅과 함께 사진 찍으면 마치 사막을 횡단하는 기분이 들었다. 몇 개는 발굴 당시로 보존되어 있으면 좋겠다 싶지만, 그러면 금방 손상되었겠지. 바로 아래 박물관과 제일 순장 많이 당한 44호 고분을 그대로 옮겨놓은 고분 전시관도 있으니 함께 감상하면 좋을 듯. 간만에 거리감 다른 풍경과 만나는 기회. 2022. 1. 25.
개실마을에서 발견한 유쾌한 장승들 우연한 기회에 고령에 가서 어둠 가득한 저녁 때 들어가 아침 일찍 나온, 고작 만 하루도 머물지 못한 개실마을. 그 마을 가장 윗단이다 싶은 추우재는 아담하고 따뜻하고 정말 '집'이었다. 사실 짧게 머물러 그리 공유할 모습은 없으나, 마을의 살얼음 하천의 눈부심과 우연히 발견하게 된 장승 커플의 유쾌한 모습은 언젠가 한번 쯤 더 찾아보고 싶어질 것 같아 나의 온라인 공간에도 keep! 장승들의 수줍은 팔들이 최근 본 최고 귀욥 중 하나. 2022. 1. 23.
바위가 꽃 피웠네 2022. 1. 20.
그녀의 옷장 이 옷장의 주인은 제주시 용담동에 있던 내왓당의 홍아위(紅兒位)로, 뱀의 이미지를 품고 있는 듯한 신이다. '붉은 아이'라는 이름 뜻을 가진 이 신은 노란 상의에 붉은 치마와 같은 옷에 붉은 부채를 들고 있는데, 그녀가 걸치거나 가지고 있는 눈, 머리카락, 목도리, 허리띠 등을 따로 떼어 옷장에 정리한다면 이런 모양은 아닐지 생각해본다. 2022. 1. 16.
인간이라는 집합체의 동조 - PSYCHO-PASS 마이너리포트와 같은 세상에서 감시자와 집행자는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멀지 않은 미래에 범죄계수를 자동으로 체크하는 세상, 사이코패스 상태가 탁해지면 현장에서 사살될 수도 있다. 계수가 높은 사람들 중에 범죄자가 아닌 범죄를 잡아내는 자가 되고 싶다면 집행관이 될 수 있다. 다만 팀 내 감시관의 판단에 따라 역시 현장에서 사살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테러에 가까운 범죄를 저질러도 범죄계수가 일반인 수치로 떨어지면 감시가 해제된 일반병동으로 옮겨질 수도 있다. 절대 신뢰를 받는 절대정신이 존재하는 세상, 그게 설령 AI라 하더라도 지금이나 우화같이 받아들여져도 언젠가는 신화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누구나에게 받아들여진, 그러나 현재라는 시간대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세상, 반대로 비단 과거의 몇십.. 2022. 1. 15.
사연 있은 것처럼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점 뭔지 모르겠고, 어떻게 예쁜가싶어 점점 뭔지 모르겠고, 여러 번 봤다싶은데 점점 뭔지 모르겠고, 대체로 눈길이 가서 점점 뭔지 모르겠고. 2022. 1. 14.
[낙서] 20220111 요상한 숫자 요상한 그림 오늘 갑자기 눈에 띈 숫자 나열들, 만들어진 선들. 2022. 1. 11.
올해도 천장산 산신님께 인사드림 완료 올해도 천장산 산신님께 인사드리러 감. 여전히 기원할 것도 잔뜩, 향긋한 공기도 감사, 부정타지 않게 함지 살짝 물고 올라가봤더니, 어느새 동네 사람들의 기원하는 곳이 되었는지 소원을 잔뜩 담은 돌들이 한가득. 2022. 1. 10.
납득하지 못할 일이지만 인정할 수 있으면... -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선장은 선장으로는 유능한 것 같지 않다. 아니, 무능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의사였기에 모험에 함께 할 수 있었고, 언제나 모험하고싶은 욕구에 져서 배를 탈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선장에게 배를 부탁받은 적도 있었고, 놀랍게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모험이 목표인 점에선 언제나 행운이 함께 했던 자다. 어릴 때 분명 걸리버 여행기를 읽었겠지만, 소인국, 거인국까지밖에 접하지 못한 지라 뒷부분에 나온다는 라퓨타가 궁금해져서 소설을 다시 읽었다. 그러다가 말의 나라 후이늠국 여행기가 사실상 이 소설의 정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걸리버는 제국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국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귀족도 아니면서 귀족의 존재와 정치를 지지하고, 국왕의 충신이 되는데 익숙하여 어떤 모험에서.. 2022. 1. 9.
전조 - 순환의 의미를 되새기며 설이 지나지 않은 이 때, 시작한 듯 시작하지 않은 듯 모든 것이 애매한 이 때, 많은 생각들이 조붓조붓하게 머리에 들어서는 이 때, '취하고 쳐내고'의 방식이 아닌 자연스레 흘러가는 기류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 때, 아마도 이 때가 바로 기본을 더듬으며 순환의 흐름을 재정비할 만한 때. 2022.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