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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story327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 인도 중국 현대 미술전 [풍경의 귀환] 현대 미술은 참 어렵다. 무엇을 봐야 하는 지, 무엇을 느껴야 하는 지 여러모로 곤란하다. 그럼에도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그렇게 말했다던가? 창조는 인간을 통해 끊임없이 이루어져왔지만, 인간은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발견할 뿐이라고. 그래서 그 어려운 현대미술의 세계를 접할 때도 시선은 동일하다. '그동안 발견한 것을 토대로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발견할 거리가 상당히 많다. 특히 인도와 중국의 현대사, 두 나라가 발휘하는 국가를 넘어서는 영향력 또는 잠재력에 대해 박식하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에게 없었던 지식이지만. 그럼에도 두드러지게 발견된 두 나라에서의 큰 상징은 인도의 힌두-이슬람 갈등과 중국의 극변하는 사회상이다. 작가들은 대면하거나 화해하거나 변.. 2014. 2. 2.
뱀파이어편, 인간편, 총 2편 -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제 1 편. 미국과 모로코, 머나먼 거리를 떨어져 살지만, 세상에 그들만큼 사랑하는 사이도 드물다. 아담과 이브라는 이름만큼 가늠할 수 없이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들에게 결혼의 횟수라든가 함께 살 집이라든가 '주말엔 가족과 함께'와 같은 모토는 별 의미가 없다. 지구 반대편에 살아도, 10년에 1번밖에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 영화 속 두 뱀파이어의 삶은 15세기인지 세기 전인지 몰라도 끝내 살아남아 21세기를 맞은 실로 평범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오래되었고, 많은 문화를 알고 직접 체험했고, 많은 이들과 접해왔고, 그래서 고상하고 풍성하고 아름답다. 틸다 스윈튼과 톰 히들스턴이라는 배우들의 특별한 매력에서 뿜어나오는 아우라는 그 아름다움을 더욱 받쳐주고 있다. 영화 보기 전에는 캐.. 2014. 1. 27.
소각자의 기원(?), 비슷한 친구 - 영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영화 예고편이 나왔습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05066&mid=22726) 포스터 보면서도 느낀건데 캐릭터 중에 '소각자'를 보면 장작, 연탄, 갈탄 등 다양한 종류의 난로가 생각나는데요. 트위터 SV-001/R님의 트윗보고 완전 빵 터졌습니다. 감독님 스튜디오 '지금이 아니면 안돼'에 정말 닮은 갈탄난로가 있다네요.ㅎㅎ 꼭 함 보시길 --> https://twitter.com/SV001R/status/426578696862855168/photo/1 아마도 그 갈탄난로가 '소각자'의 기원이라 할 수 있겠죠? 뒤에 망토처럼 둘러진 철망, 앞부분에 눈처럼 보이는 부분도 꽤 유사하답니다. 뭔가 흔히 보는 것보.. 2014. 1. 25.
무한공간 알레프에 구현되는 네트워크 - <알레프 프로젝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작년 11월에 오픈했습니다. 오픈 기념인지 7가지인가되는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1층과 지하 1층에 집중되어 있는 전시관만 보게 되었는데 개관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관람객이 많은 관계로 약간 혼란스러운 상황이랄까요? 하지만 곧 안정을 찾으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 비교가 다소 웃길 수도 있으나- 최근 강북시립미술관도 이미 생겼고 '굳이 서울에 또?'라는 생각 + 과천관의 규모와 큐레이팅이 매우 마음에 들지만, 솔직히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만큼 자주 찾아가지 않는 건 사실이니까요. 인기 기획전 중심이 아닌 현대미술 전문으로의 깊이를 가르침받을 수 있는 의미있는 미술관으로 기리기리 남길 바라면서... 나중에 상층의 도서관이나 라이브러리도 종종 들러볼 생각인데 상당히 매.. 2014. 1. 19.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고~~! - 영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장형윤 감독의 ?? 1. 아래 그림, 뭘까~~요? 가로 세로 5cm 짜리 정사각형 명함 앞면입니다. 2월에 개봉하는 영화 의 장형윤 감독님 건데요. 일단 꺼내시는 순간 주변 사람들이 다들 구경(?) 모드로 변경. 사이즈도 그렇고 그림도 너무 귀엽고 최근 들어 가장 임팩트 있는 명함이었습니다. 참고로 '지금이 아니면 안돼'(http://www.nowornever.co.kr)는 감독님 스튜디오 이름, 사용된 캐릭터는 여주의 초기 버전이랍니다. 2. 곧 2월이 오면 장형윤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가 개봉합니다. 얼룩소로 변한 사람, 사람으로 변한 인공위성. 배우 유아인과 정유미가 얼룩소와 인공위성의 더빙을 맡았다고 하는데요. 워낙 예전부터도 '캐릭터는 순수하게, 메시지는 따뜻하게' 자신 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감독 작품들은 언제나.. 2014. 1. 14.
[전시회] ROUND-UP - 두 해의 사이를 지나가는 오늘 중 본 것 해를 넘어가는 시점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는 미술관의 개인전 개최 보조금과 비평가 매칭 등을 지원하는 작가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신진작가 28명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장이다. 어느 시점엔가 신진작가의 작품들은 설치와 사진 작품 위주였는데, 희한하게 반구상 페인팅 작품이 많이 늘었다는 느낌이다. 확실히 예술은 복사로부터 시작하여 창조로 나아가는 감성이 묻어나야 감동을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뻔한 이미지의 새로운 배치만으로도 현대미술로서의 감흥을 느꼈던 걸 넘어 이젠 무언가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고자 안간힘 쓰고 있는 예술가들의 고뇌가 느껴진다. 물론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지만... 개인적으로 설치 작품이 재미없어진 지 좀 되었는데, 신경진 작가의 (2013) 라는 작품 - 특히 비디오 영상.. 2013. 12. 31.
루퍼 (Rufer), 부르는 자 - [책] 뱀파이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中 1. Der Rufer * 사진 출처 : http://www.ohlsdorf-photos.de/Div_022.htm 2. 영화 와 책 를 보고 읽는 시기가 겹쳤다. 전혀 연관 없을 것 같은 - 실제로도 전혀 연관이 없는 - 두 콘텐츠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루퍼'였다. 물론 해당 단어는 한국어로 표기된 이름이 동일할 뿐, 영화 속 루퍼는 'Looper' 이고, 책 속 루퍼는 독일어로 보이는 'Rufer'이다. 다만 책 속에서 Rufer를 발견했을 때, '영화의 제목도 Rufer였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을 뿐이다. '나타나 부름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 그 자가 바로 루퍼이다. 3. 책은 -아마도- 독일인 저자라서 뱀파이어와 관련한 망령이나 귀신 등이 -아마도- 독일어로 표기되어있다.. 2013. 10. 30.
북서울미술관 개관, 소장품 특별전 中 지난 9월 서울 시립 북서울 미술관이 개관했다(고 한다). 오늘 가봤는데 건물 외관 자체를 산책로 또는 둘레길 초입의 계단들처럼 1~3층을 연결하여 걸을 수 있게 해놓아서 아파트 단지 사이 꽤 괜찮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앞 공터도 넓고 전시공간도 깔끔. 현재 과 이라는 전시회 진행 중인데, 소장품 특별전이라서 다소 연식이 오래된 작품들이 많다. 70~80년대 작품 중에서도 최근의 작품 마냥 고유의 스타일이 느껴질 때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창원의 김경인의 문범의 박병일의 백연희의 손상기의 안창홍의 오원배의 이진혁의 2013. 10. 27.
개인적으로 색다르게 기묘한 영화 <셔틀콕> 셔틀콕 Shuttlecock 10 감독 이유빈 출연 이주승, 공예지, 김태용 정보 드라마 | 한국 | 107 분 | - 기묘한 가족 관계, 엮인 실타래, 풀리지 않는 궁금증. 길 위를 달리며 풀려나가는 이야기는 여느 성장 로드무비와 조금은 다른 종족이다. 사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면 나머지가 부족해도 좋은 영화로 남을 수 있다. 처음 보자마자의 감상은 배우들의 연기가 발군이었다는 점이다. 원래 이주승은 알려져있는데다가 군대말년에 걸쳐 찍었다고 하니 더욱 열심히 한 건지도 모르고, 누나로 나오는 공예지는 남자들의 로망과 같은 첫사랑 아이콘으로 나오다가 막판 이미지 변화가 드라마틱하고, 이주승의 동생이자 로드무비의 동반자인 초등학생 꼬맹이 김태용군은 뭔가 연기학원에서 배운 티가 간혹 나다가 대부분 장면에서.. 2013. 10. 9.
나를 도둑 맞은 사람들 - 단편영화 묶어보기 현대인으로 살아가다보면 자신의 진심보다는 - 배려라는 이름의 - 가식에 익숙해진다. 물론 가식은 배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이기심, 재물욕, 권력욕, 자만심, 눈치, 비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결국에 다 아우르면 '눈치'정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배려' 역시 '눈치'의 좋은 표현 정도일지도 모르나, 이렇게 까지 생각해버리면 정말 '진심'이란 녀석을 영영 놓쳐버릴 것 같다. 그래서 때론 단순하게, 초심으로, 리셋하는 자세와 서로 진심을 인정해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잠시 그 여유를 잃고 사회를 살아갈수록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잃어버리는, 도둑 맞는 사람들. 한순간이라도 그들의 모습이 우리의 진심이 되지 않길 바라며... [단편영화 묶어보기] 나를 도둑 맞은 사람들 나를 잊지 말.. 2013. 9. 14.
왠지 그리운... - 영화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 그녀의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고, 20세기를 완벽히 통달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 박완서. 여전히 스테디셀러의 위용을 자랑하는 그녀의 책과는 달리, 차분한 외모, 수줍한 웃음, 단정한 옷매무새, 조근조근한 목소리는 단 7분동안 그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만이 아닌 겸손을, 화려한 수식이 아닌 조용한 연륜을, 자만이 아닌 자신감을 품고 살았던 그녀의 모습이 무척 그립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영화 중 (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1794 ) 2013. 9. 9.
슬슬 가을... - 갑자기 사진에 관한 영화들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하루이틀 사이로 반팔에서 긴팔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슬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다소 감성적인 것들이 조금씩 땡기기 시작하는데요. 갑자기 사진에 관한 영화가 생각나는 건 왜인지... 아무리 인간의 두 눈이 아닌 하나의 렌즈로 걸러진 세계라고는 하지만, 그로 인해서 오히려 감성을 스치고 지나가는 사진의 맹렬한 속도감은 그 어떤 것도 따라잡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때론 아날로그 감성의 표현물로, 때론 저널리즘의 상징으로, 때론 기록 또는 소소한 일상의 단편으로... 너무 많아 무가치해보이다가도, 자신을 움직이는 한장, 또는 한 부분을 발견하면 무한 가치를 내뿜는 사진. 한때 무한 가치를 만들어내던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세편, 마치 전시장을 통째로 영상화한 것과 같이, 왠지 사진들을 잔뜩 볼 수 있을 .. 2013.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