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립영화67

이제 봄이구나 - 단편 애니[冬(동)] 추운 겨울을 나타내는 연필선 사이로 귀를 내미는 토끼, 살아움직이듯 커졌다가 작아지는 나무들, 변형되어 나타나는 계곡들. 옛날 마을에 하나씩 있을 법한 수호신 나무의 펄럭이는 천조각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선들이 어느새 날리는 눈으로 둔갑하는 모습. 4분 20초의 짧은 시간동안 '冬'이 가지는 이미지는 무채색의 향연이지만 왠지 따스해보인다. 가야금 3중주 파헬벨의 캐논 연주에 맞춰 다양한 겨울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은, 동양의 악기와 서양의 음악, 서양적 그림방식과 동양적 감성이 대비가 아닌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떨어지는 물 한방울, 이제 봄이 오는구나! * 하지만 주말엔 꽃샘추위가 예상된다고!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______^)/ * 사진출처 : 인디스토리(http://.. 2010. 3. 5.
종이 한장으로 시작되었을 지 모르는 단순했을 우리들 - 단편애니 [종이 한 장] 종이 한 장 감독 강민지 (2008 / 한국) 출연 상세보기 날아온 종이 한장, 종이로 걸어오는 존재. 존재가 뚫어놓은 구멍 두개 속으로 넣은 생명의 구와 흙과 신비수. 그걸 통해 싹이 터 자란 식물은 '그'와 '그녀'가 된다. 어느날 떠오른 태양인지 달인지 모를 하늘 속 그것에 눈길을 빼앗긴 그에게 그녀는 하늘을 보기 쉽도록 종이 깔개를 준다. 그것은 다시 별이 되고 해가 되었다가 땅에 내려와 식물이 된다. 하지만 평화로운 삶은 오래가지 못했다. 석양 바라보기가 더이상 재미없는 그녀는 꽃 키우기에 몰입하고, 꽃에 물 주는 게 너무 힘든 그가 던진 물 분무기로 인해 꽃은 꺾여버린다. 그들의 논쟁은 분노를 만들고 세상을 분절시키고, 그들만의 공간에서 머무는 삶이 계속된다. 사실 서로의 삶을 인정하고 함께 .. 2010. 2. 28.
단편 애니[오월상생] 518 광주만행을 5개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담은 작품.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듯 깔리는 음악과 SM캐릭터인 아이들의 똘망한 눈이 은근한 대비를 이룬다. 괴로운 사건을 괴롭지 않도록 보여주는 이 애니메이션은, 그러나 역시 리얼리티도 놓치지 않고 있다. 오월상생 감독 전승일 (2007 / 한국) 출연 상세보기 처음 보게 되는 [오월의 노래2]는 귀엽디 귀여운 SM캐릭터로 인해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사실 그 안에 표현되는 장면들이란, 5월 광주 한복판에 들이닥친 탱크와 마스크 쓴 군인들. 쉴 새없이 날렸던 총탄, 불도저가 밀어버린 할머니. 이젠 기념관 묘소에 갈 일밖에 남지 않은 지난 세월. SM캐릭터와 단순하지만 따뜻해보이는 색감이 담기엔 너무나 구슬픈 내용이다. 그러기에 묘소를 뛰노는 가방 맨 아이.. 2010. 2. 25.
어떤 삶이든 건조해지지 말지어니... - 단편 애니[춘(春)] 힘 빠지게 자식들을 키우다 나이든 할머니에게도 봄이 찾아왔다. 은근슬쩍 이사와 문을 여는 옆집 할아버지는 쿨하기 그지 없는데, 할머니는 첫눈에 반하지만 행복한 꿈에 젖어있다가도 가족의 시선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춘 감독 김현정, 모정임 (2005 / 한국) 출연 전숙경, 홍진욱, 한시윤 상세보기 화선지 위에 깔끔한 선과 색이 캐릭터와 배경을 깔끔하게 만들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재미있는 장면 표현이 많다. 할머니 집은 평면이 아닌 마치 지구를 상징하듯 둥근 들판 위에 세워져있다. 할아버지가 이사 오는 장면은 할아버지 집이 할머니 집 옆으로 움직여오는 걸로 표현되어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뱃놀이에서 갑자기 날개가 생겨 꽃으로 날아드는 장면 역시 두 사람의 기분을 표현하는 걸로 그만이다. 수.. 2010. 2. 18.
엔딩 크레딧 이후를 꼭 봐야 하는 애니 [낙서하는 소녀] 낙서하는 소녀 감독 강길호 (2008 / 한국) 출연 상세보기 우비를 푹 눌러쓴 소녀, 하교길에 어느 벽에 열심히 낙서를 한다. 그녀가 낙서한 캐릭터는 그녀의 뒤를 쫓기 시작하고, 그녀의 방에 들어온 낙서 캐릭터와 소녀는 숲으로, 별 쏟아지는 하늘로 모험을 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표현 속에 많은 걸 포괄시킨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 세상에 무심한 듯 보이는 어린 소녀, 낙서캐릭터를 처음 대했을 때도 손으로 짓눌러버렸을 정도다. 이러한 침묵과 무심한 표정은 단순해보이는 장면 장면과 중첩되면서 약간은 우울할 수 있는 편부가정의 단면을 보여준다. 함께 맞물려 있는 사람은 바로 편부이다보니 생업과 육아를 병행하지 못하는 아버지이다. 이 역시도 그의 늦은 귀가라는 한 장면 만으로도 그의 고단함을 고스란히 보.. 2010. 2. 18.
인디플러그 독립영화전문다운로드사이트 오픈 예정! 독립영화전문다운로드사이트 인디플러그 http://www.indieplug.net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주삼~! 2010. 2. 12.
좀B급이라부르면 아쉬운 스타일리쉬 - 영화 [이웃집 좀비] 여기저기 나버린 상채기, 팔 하나쯤 떨어져도 아픈지 모르고 지내는 몸, 하얘지는 얼굴, 옅어지고 서클이 다양해지는 눈동자. 우리는 그들을 좀비라 부른다. 그들은 언제나 영화 속에서 사람을 쫓고, 먹고, 다시 좀비로 만들어 종족 번창(?)의 임무만 수행하는 살아있는 살아있는 시체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이웃집 좀비]의 해석은 '아차'하며 그동안 놓친 많은 걸 일깨워준다. 이웃집 좀비 감독 오영두, 류훈, 홍영근, 장윤정 (2009 / 한국) 출연 배용근, 홍영근, 하은정, 김희창 상세보기 '이웃집좀비'의 좀비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좀비는 바이러스에 의해 걸린다. 물론 물려도리면, 피가 튀어도 감염은 된다. 중요한 건 좀비가 되는 과정이 감염이라는 설정이다. 둘째, 인간의 살을 많이 먹으면 좀.. 2010. 2. 11.
스스로 하는 '잘 살자'는 다짐 - 영화 [작은 연못] * 이 영화는 리뷰라고 생각하며 쓰기는 힘들 것 같다. 그냥 그런 기분... 작은 연못 감독 이상우 (2009 / 한국) 출연 문성근, 김뢰하, 신명철, 전혜진 상세보기 한국전쟁, 지금도 생각만 하면 피 비린내 날 것 같은 그 시절에도 아이들은 웃고, 어른들은 밭을 일구고, 노인들은 바둑을 두었을 터다. 마치 영화 [동막골 사람들]의 마을과 같은 전경과 순박해서 아름다운 사람들이 일상의 소소함을 나누는 하루하루. 그들에게 전쟁은 있다는 소문만 들리는 무엇이었다. 그들이 피난을 결심한 건 미군이 '작전지역'이라 외치는 탓이었다. 차마 못 떠나고 마을에 있어도 피난가라하고, 산에 올라가도 피난가라하니 주섬주섬 짐을 싸서 좁은 길을 따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행렬들. 그때까지만 해도 산 자도 죽은 자도 평생 .. 2010. 2. 4.
장난감의 진짜 역할 - 단편 애니[토이 아티스트] 세계적인 장난감 아티스트인 아버지. 그러나 장난감 만드는 데 빠져버린 아버지에게 한 살된 아기를 돌볼 시간이 없다. 새로 만든 움직이는 강아지 장난감을 아기 옆에 던져보지만 아기가 흥미를 느끼는 건 의외로... 아기는 나름 최첨단으로 보이는 강아지인형보다는 둥글게 굴러다니는 공에 꽂혔다. 아기가 공에 꽂힌 건 비단 공 자체의 매력만은 아니다. 공은 굴러다니며 구석구석을 여행할 줄 아는 대단한 녀석이다. 아기는 공과 함께 여행 준비를 하고 나서지만 역시 세상은 만만치 않다. 책장이 무너지고, 위험천만해보이는 계단이 앞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아기는 개의치 않고 공만 바라보며 나아갈 뿐이다. 책장이 쿵 무너지는 소리에 그제야 아버지는 아기를 찾지만, 장난감을 만들 듯 즐기는 게 아니라 생사가 걸린 위급한 상황.. 2010. 2. 1.
이웃집 좀비를 만나보아요~! 이웃집 좀비 감독 오영두, 류훈, 홍영근, 장윤정 (2009 / 한국) 출연 배용근, 홍영근, 하은정, 김희창 상세보기 2월 18일 예정인 영화 [이웃집 좀비]~! 호러이기엔 열라 웃길 것 같은 소위 '좀 별난 B무비'라네요~! 포스터 촬영현장 영상 잠깐 들고 와봄..ㅋㅋ 더 궁금하신 분은 공식블로그(http://blog.naver.com/50punk) 로 가보는 센쑤 *^^* 2010. 1. 28.
식물의 반격에 대한 수려한 표현 - 단편 애니 [소이연(所以然)] Co2를 흡수하는 대신 뿜어내버리는 식물, 식물에게 먹히는 초식 동물, 동물에게 먹히는 사람... 결국 땅이 모든 생명체를 삼켜버린 지구의 다음 모습은.. 감독은 연출의도에서 노자의 도덕경을 빌어 '천지와 성인은 仁하지 않아 만물과 백성을 짚으로 만든 강아지만큼도 여기지 않는다'는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이 구절을 통해 아마도 감독은 천지와 성인처럼 보이는 지구나 자연에 대한 생각 전환을 요구하는 듯 하다. 확실히 이 애니는 지구나 바다라는 거대한 물을 모성애로 치환시키는 오류, 자연의 자정 능력 맹신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다. 근거 역시 설득력 있다. 제목인 '소이연(所以然)'이 담고있는 의미인 '모든 생명이 존재하는 나름의 이유'에서 '생명'은 인간을 위한 비유가 아니다. 여기서 생명은 자연이고, 지구.. 2010. 1. 20.
관계를 생각하는 길이에 대하여 - 애니 [스페이스 파라다이스] Space Paradise 감독 이명하 (2005 / 한국) 출연 이명하, 손상현 상세보기 우주를 그윽히 내다보고 있는 로봇. 1인용 로켓을 만들고 있는 걸로 봐서는 우주로 떠나고 싶은 듯하다. 그러나 무차별한 주인의 호출과 폭력과 욕설에 지쳐가던 그의 선택은...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이다. 비단 3D가 아니라도 말이다. 연필체와 채색인냥 보이는 이 애니메이션도 장면마다 '아, 이건 어떻게 표현한걸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이 많다. 더불어 표현과 장면 이동, 캐릭터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점이 독특하다. 캐릭터는 코믹하면서도 효과음이나 음악이나 배경 등으로 무게를 잡아주는 점이 균형감 있어 보인다. 사실 로봇이 로켓을 만들었던 건 주인을 우주로 내보내기 위함.. 2010.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