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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종이 한장으로 시작되었을 지 모르는 단순했을 우리들 - 단편애니 [종이 한 장]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0. 2. 28.

종이 한 장
감독 강민지 (2008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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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온 종이 한장, 종이로 걸어오는 존재.
존재가 뚫어놓은 구멍 두개 속으로 넣은 생명의 구와 흙과 신비수.
그걸 통해 싹이 터 자란 식물은 '그'와 '그녀'가 된다.

어느날 떠오른 태양인지 달인지 모를 하늘 속 그것에 눈길을 빼앗긴 그에게
그녀는 하늘을 보기 쉽도록 종이 깔개를 준다.

그것은 다시 별이 되고 해가 되었다가 땅에 내려와 식물이 된다.



하지만 평화로운 삶은 오래가지 못했다.
석양 바라보기가 더이상 재미없는 그녀는 꽃 키우기에 몰입하고,
꽃에 물 주는 게 너무 힘든 그가 던진 물 분무기로 인해 꽃은 꺾여버린다.

그들의 논쟁은 분노를 만들고 세상을 분절시키고,
그들만의 공간에서 머무는 삶이 계속된다.

사실 서로의 삶을 인정하고 함께 한다는 건 쉽지 않다.
열심히 함께 해봐야 소중한 걸 알게 되고, 심지어 함께 해본 것과 떨어져봐야 깨닫는 경우도 허다하다.
단순하던 노력과 주의들이 점점 불어나다가 결국 외면하고 싶은 시점이 오게되면,
서로의 것에, 그리고 서로에게 신경쓰지 않는 시점이 도래하고야 만다.

그러다보면 본의든 아니든 소중한 걸 파괴하게 되고, 좀 더 지나면 자신의 소중한 것마저 파괴되어버린다.
그렇게 그는 석양을 비추던 그것을 깨버렸고,
그녀는 폭우 속에서 단 하나의 꽃도 지키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단순한 외로움이 사무쳐 주체 못할 외로움까지 가서야
그녀의 소중하던 꽃 하나를 다시 키우고 있는 그와,
그 자체를 찾아서 헤매다가 결국 만나게 된 그녀.

이 애니메이션이 내놓은 해결책은 서로의 중요한 것을 자신 속에 받아들인 그 순간을 화해와 풍성한 삶의 보석으로 보았다.
그러나 조금 복잡해진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 자체가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견을 달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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