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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단편 애니[오월상생]

by jineeya 2010. 2. 25.

518 광주만행을 5개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담은 작품.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듯 깔리는 음악과 SM캐릭터인 아이들의 똘망한 눈이 은근한 대비를 이룬다.
괴로운 사건을 괴롭지 않도록 보여주는 이 애니메이션은, 그러나 역시 리얼리티도 놓치지 않고 있다.

오월상생
감독 전승일 (2007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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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게 되는 [오월의 노래2]는 귀엽디 귀여운 SM캐릭터로 인해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사실 그 안에 표현되는 장면들이란,
5월 광주 한복판에 들이닥친 탱크와 마스크 쓴 군인들.
쉴 새없이 날렸던 총탄, 불도저가 밀어버린 할머니.
이젠 기념관 묘소에 갈 일밖에 남지 않은 지난 세월.

SM캐릭터와 단순하지만 따뜻해보이는 색감이 담기엔 너무나 구슬픈 내용이다.
그러기에 묘소를 뛰노는 가방 맨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가슴 매이게 한다.

[민주 햇살]에 가서는 마취제를 맞은 듯 '현실이 아니었던 건 아닐까' 싶은 최면에 빠지게 된다.
깔리는 락(Rock) 사운드는 곤봉에 맞는 시민들의 모습을 아바타로 착각하게 만든다.
실사영상과 다양한 신문기사의 교차 편집 가운데는
실사영상과 다양한 신문기사가 감각적으로 교차 편집되는 가운데 ,
하늘을 나는 상여들과 연꽃을 찾아간 아이, 건물마냥 거대한 총탄 사이로 자기 몸만한 연꽃을 끌고 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현존했던 현실을 부정하는 심성까지 스물스물 올라온다.


그러던 와중 [전진하는 오월]에서는 민중가요 사이로 흑백 실사영상을 보여줌으로써 그날의 기억들을 끌어와 부여잡으려는 듯 하다. 다시 다잡으려는 듯 하다.

하지만 다시...
[오월의 노래1]에 등장하는 여자아이는 처음부터 -이중적 의미에서 -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그곳을 거닐고 있다.
꽃이나 상여가 날리는 장면은 너무나 환상적인 듯 하여 현실적이지 않고,
핏빛으로 물든 거리와 빌딩들은 있었던 일이라 사람이 살던 곳이라 믿기엔 너무나 텅 비어버려 현실적이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 [임을 위한 행진곡]에 가서는 결국 마취 효과가 떨어지고 말았다.
가장 애니메이션이 많았던 것 같은데,
죽은 이들의 연꽃 영전에 총을 바치는 아이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이러한 만행을 통해 다음세대에게 가르쳐준 것은 바로 꽃밭에 총을 내미는 것일까나?

어느 댓글을 보니 학교에선 잔인하다고 보여주지 않았던 비디오라던데, no no~!
잔혹하지 않게 518의 실제 내용을 담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작품.

* 사진출처 : 네이버무비(http://movie.naver.com)
* 이런 글은 5월에 써야하는데 말이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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