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 도시풍경들,

널 잘 보고,

널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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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자욱한 바깥 풍경이 보이는 고층의 이곳이 좋다니 나도 좋은데,

내가 보는 어떤 세상보다 티미해서 적응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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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 덧입혀진 자연의 흔적 > no title (yet)



잠시 착각하고 있었나 싶기도 하다.

아니면 하나의 과정인가 싶기도 하다.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반영해야한다는 생각에 그 어떤 작업의 결과도 도철과의 연관성에 집중하여 해석하고자 노력한다.


최근 글을 쓰는 것도 글 자체를 작품화하는 것도 있지만 그림작업의 영감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글을 쓰면서 얻게되는 소재는 그림으로 반영되기도 한다.

그래도 큰 틀의 명징한 조합은 요원하다.

아직 글은 글, 그림은 그림이다. 



문득 누군가 나에게 질문한다. 아니 답변한다.

작업의 세계관을 만드는 것 역시 작업의 일환이고 때론 수단이다.

한순간 작품이 그냥 재미있게, 즐겁게, 만족스럽게 나왔다면 그것으로 행복하지 않은가?



잠시 구축하고 있는 세계관에 작품을 수단으로 쓴 건 아닌지 고민된다.

지극히 맞는 말에 이번 작품명은 붙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희망한다.

내 작품에 명확한 이름이 가능하길... 그래서 'no title'에 '(yet)'이라는 꼬리가 붙었다.


물론 나로부터 도출된 모든 것은 나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때론 목표가 되어도, 수단이 되어도 상관없다.

과정에서 도출된 작품의 결과는 받아들일 수 있고, 즐거울 수 있고, 책임질 수 있으면 그만이다.




[no title (yet)] (2016), 캔버스에 복합재료, 1,121 x 1,622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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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저분한 벽에 

녹아있는 세월의 흔적이 

나에게 진귀해졌다.


한참 들여다보다가 

입체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보는 방향을 틀어보기도 하고, 

쓸데없는 재료를 써보기도 하면서,

숨겨진 풍경을 찾아보고 있다.


하얀 바탕에 동네 주민센터 서예반에서 쓰고 버리는 글자들을 얻어다가 붙여보고 싶기도 하고,

그냥 텅 빈 하얀 캔버스에 계속 뭔가 하얀 계열의 재료들만 말끔히 얹고 싶기도 하고,

아교액 잔뜩 뿌리고 멋대로 뻗어가는 물감의 길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아직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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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 위해 예전에 들렀던 막힌 골목을 찾아 동네를 돌아다녔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다른 골목과 막힘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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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꽤 가봤다고 하는 공간에서 생각지도 못한 공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사실 이 아래도 비밀공간이지만, 

이 사진을 찍고 있는 옥상 공간은 마치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듯한 신천지 같은 공간.

그저 건물일 뿐인데 도시 한가운데 건물 위에서 -적당한 관계와 높이도 있는- 고요를 깨닫는 것도 나쁘지 않은...


뭔가 누군가들과의 아지트를 꿈꾸며...


2014:08:20 11: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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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올곧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인간에 의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인간과 그가 만들어낸 무생물 이외의 존재는 극히 드물다(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미생물이 가세하지 않아도 개체수만 생각하면 인간이 미미한 존재일지도).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우리는 이곳을 정글이라 부른다.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인간의 손을 거부하는, 자연 중에서도 매우 밀도 있는 자연 중 한 곳.

 

비유의 기원을 알아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도시라는 정글에서 때때로 인간 이외의 생물들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그 이미지만을 따와 소비된다.

 

 

그럼에도 도시의 반항과 맞닿아있는 그래피티는 살짝 오묘한 위치에 처해있다.

 

인간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모방하고 변형하여 지금의 모든 것을 만들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발명은 발견이기도 하다.
때론 실용, 때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모방되어진 이미지는 도시에서 계산되고 구획되어지지만,
수많은 인간만큼 나뉘는 취향으로 인해 비계산적 표현이 도출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래피티는 도시의 인간이 만들고, 도시의 인간이 지운다.

 

 

애니메이션 [그래피티 호랑이]의 주인공인 호랑이 역시 그렇게 만들어지고 언젠가 말끔히 지워질지도 모른다.
오늘 친구와 싸우고, 적에게 쫓기고, 온갖 에피소드를 겪어도 그들은 도시의 벽을 넘을 수 없다.
설상가상 그들은 살수차에 말끔히 씻겨나가기도 하고, 그들의 창조주는 도시인들에게 연행되기도 한다.

 

어느덧 예술의 장르로까지 인정받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낙서일 뿐이고
어느 도시에선 아름다움에 반하여 철저히 사라져야할 그것이다.

 

도시라고 해서 그들이 행한 모든 표상이 존중받지는 못하는 세상이다.

함께 지내고, 맞추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도 이러한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든 도시'에서 적힌 '인간'의 범위는 어느 수준인지, 과연 자신은 속해있는지 간단히 검토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 골백번 생각해도 납득되지 않으면

분기탱천하여 '도시를 고치는 일'도 바로 인간 중 하나인 자신의 일이 될 수 있을 터이니...

 

 

 

프라하를 배경으로 시원하게 내달리는 2D 호랑이와 용도 살짝 등장, 실사와의 조화는 역동감을 더한다.

만약 모든 도시의 벽과 바닥을 스크린으로 바꾸는 미래가 온다면,
같잖은 광고보다 시원스레 내지르는 그래피티 호랑이 커플이 더욱 매력적일 것 같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 (http://www.indieplug.net/movie/view.php?cat=1&sq=1983)

성북천 따라 노랗고 하얀 꽃들이 밭을 이루고 있다.
꽃이야 어느 각도로 보든 아름답기 그지 없지만, 뒷태를 보니 새삼 아름답네.

비율도, 색감도 당연히 끝내주지만,
어떤 꽃은 하늘을 향해 깔끔한 꽁지머리를 묶은 듯,
어떤 꽃은 바람에 살짝 흔들리듯 여리여리한 자태로,
어떤 꽃은 고상하게 살포시 고개 숙인 듯,
같은 색이라도 느낌도, 분위기도 다채롭다.



 

 

 

그러다 어느덧 사람이 다니는 길을 내려다보니 꽃 한송이가 떨어져있다.
왠지 아직도 윤기가 나는 게 생기가 느껴진다.



다른 꽃과 함께이지 않아도 사람이라는 존재를 항상 고뇌하게 만드는 소외나 괴로움 따윈 없어보인다.
홀로 있어도 자신을 잊지 않을 수 있는 자신감에 가득 차서...




물론 함께 하고 있으면 있는대로 '어울림'이라는 단어의 진수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꽃들은 하얀 꽃들에 둘러쌓인 여왕님들같은 존재들이다.


앞으로도 우릴 잘 부탁해.
별다른 노력이나 배려을 해주진 않아도 돼.
그냥 자신 만을 잊지 않는 본성만 지켜주면 돼.
우리도 함께 살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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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성북구 삼선동 | 성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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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벌써 5월 초에 끝나버린 전시, 금혜원 사진전.
얼마전 올린 [Black, White & Pink]의 김광열 개인전과 함께 감상한 전시다.

솔직히 작가의 사진은 도시에 살고 있다면 사실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도심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자체는 기록으로써의 '의미적 가치'는 가질 수 있으되, 자칫 인간이 펼쳐놓은 거대하고 불필요한 '존재적 가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놀라운 건 그것들의 모습이 때로는 SF적으로, 때로는 윤기나는 -그야말로- '예술적 가치'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작가는 쓰레기 매립지였지만 이제 생태공원으로 변모하고 있는 난지도의 파노라마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Green Curtain 시리즈,
재개발 현장을 담은 Blue Territory 시리즈,
쓰레기 처리 시설을 담은 Urban Depth 시리즈를 보여준다.


대체로 갖게 되는 나의 선입견 상 위의 3가지 소재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가치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작가의 시선은 그렇지만은 않다.


작가의 사진은 난지도에서는 코너를 포함한 두 벽면 가득 펼쳐지는 공원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쓰레기 처리시설이 마치 최첨단 연구 시설 마냥 느껴지게 만든다. 물론 쓰레기 처리시설은 최첨단 연구의 결과물이 맞겠지만.
심지어 재개발 현장에 엄청난 양으로 깔린 건설과 해체의 상징인 푸른 장막들조차 선명한 색감을 통해 창조적 배치를 보는 냥 거부감이 없다.


어쩌면 작가는 이 소재들에 덧씌워진 부정적 그늘보다는 인간으로써 자연스레 만들어내게된 결과물에 대한 확실하지만 건조한 view와 그러한 도심의 모습 또한 인간의 단면임을 담담히 보여주고자 하는 듯 하다.


도축이나 매장과 같이 여전히 인간의 손길로 이루어지나 대부분의 현대인이 목도하고 싶지 않은 현장들.
이제 도시는 인간의 의지에 따라 노출과 은폐를 아이템을 선별한다.


사진은 은폐의 아이템을 자연스레 드러내지만 책망이나 후회의 감정을 쏟아내지는 않는다. 그저 도심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요소이지만 왠지 꽁꽁 잘 숨는 것들을 보여줄 뿐이다.
다만 앞으로는 어떻게 진화해나갈 것인지 정도는 묻고 있을 지도 모른다.


[Urban Depth D0021] (2010)


[Metro-Meteor 4] (2008)



[Urban Depth DB0023]  (2011)



[the pond]


* 사진출처 : 일민미술관(http://www.ilmi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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