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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tory

조만간 받아들이게 될 도시에 대한 사실 - 한국호주 수교 50주년 기념 교류전 [호주_디지털 도시 초상]

by jineeya 2011. 5. 7.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한국 호주 수교 50주년 기념 교류전으로 [호주_디지털 도시 초상]이라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도시...
 
인간이 자연에 포함되는 삶을 서서히 버리며 만들어낸 울타리.
과학의 진화와 더불어 더욱 공고해지는 그 울타리.


인간도 완벽한 자연의 포함임을 인지한다면 지금의 도시도 자연의 거대한 뜻에 따라 구축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왠지 (도시) 덕분에(?) 기존의 자연 시스템이 급격히 무너지는 사태를 겪고 있다보니 자연 포함체라는 사실의 인정을 티미하게 만드는 존재.


그래서 가장 인간적인 욕망의 발현일터이나,
다시 자연 비스무리하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비인간적인 공간.


그러나 오랜 기간에 거쳐 익숙해지다보니 완벽한 자연으로의 회귀도 쉽지 않게 만든 존재.


이제 인간은 자연의 언저리 또는 도시 내 자연 구현에 만족하거나
도시 또한 자연의 위대한 법칙이라 우기고 싶어질 정도 다소 절박해졌다.


[호주_디지털 도시 초상]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는데,
파트 1은 현재라는 디지털 시대의 도시 안에서 거주하고 있는 인간 군상들을 노출함으로써 정체성에 대한 확인을 요한다.


다니엘 크룩스의 [초상 #1]


데이빗 로젯츠키의 [당신 없이]
[당신 없이]는 작가의 친구들이 디지털 성형하듯 사람 A에서 사람 B로 변형되는 상황 속에서 전혀 다른 생김의 사람들도 왠지 동일한 바탕과 과정이 반복되면서 인간 간의 구분자가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


사진은 없으나 전시물 중 데니스 보보와의 [컨스턴트] 또한, 아주 느린 속도로 변하는 사람의 얼굴을 통해 전혀 다른 사람들이 그야말로 눈치도 못챌 상황을 연출한다. 이를 통해 인종 또는 성별 간의 차이가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파트 2는 [지금 그리고 언제 호주의 도시주의]라는 이름으로 화면에 끊임없이 3D 입체 영상이 흘러나온다.
원래 동일한 제목으로 2010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호주관에서 선보인 전시 작품으로 존 골링스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영상에 대한 스틸별로 타 작가명이 적힌 걸 보니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는 뜻인 것 같다.

3D안경을 통해 보이는 영상은 현재로부터 시작하여 구획화된 도시의 계획이 포함되는 걸 넘어서 미래의 지구와 도시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존 워들 아키텍츠, 스테파노 보스쿠티의 [멀티플리시티]와 발라드 리드 파트너쉽의 [두 도시 이야기]는 마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속 그 곳을 보여주는 듯 하다.
때로는 환상적이고 기발하기 그지 없는 그 모습이 펼쳐지는 사이 문득 '저렇게까지 변화하면서 살아야하나?'라는 의문도 갖게 한다.
하지만 불과 몇백년, 몇천년 전에는 지금의 도시 모습조차 생소하고 때론 기발하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조만간 받아들일 사실로 인지할 수 밖에.


스티브 윗포드(Steve Whitford), 제임스 브리어리(James Brearley)의 [공생도시(Symbiotic City)]


오랜만에 재미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전시를 오랜만에 본 것도 있지만, 정말 꽤 볼만한 전시회다.
특히 파트 2가 마음에 드는 데, 파트 2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 역시 간단한 아이디어로 착시를 유발하여 호기심을 자극한다.

* 사진출처 : 서울시립미술관(http://www.seoulmoa.org)

서울시립미술관
주소 서울 중구 서소문동 37 (미술관길 30)
설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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