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감독 이성강 (2003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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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향기와 바람이 시작되는 곳, 원천강.
그리고 어떻게 태어났는 지 알 수 없지만 그곳에 존재하고 있는 오늘이와 학 야아와 보라색 여의주.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이 2003년 선보였던 단편애니메이션 [오늘이]에는
포근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포근한 파스텔톤 색채와 은은한 정취, 현대적 필체를 통해 묘사된다.

 


아름다운 제주도 신화의 세계는 어느덧 오늘이의 성장 로드무비가 되고,
오늘이가 지나는 곳곳에는 살짝쿵 이루지 못한 꿈을 한켠에 품은 이들과의 만남이 준비되어 있다.

그들은 희한하게도 무언가 버린 순간 그들의 꿈을 이룬다.
이무기가 애써 모은 여의주들을 버린 그 순간,
비구름을 몰고 다니는 소년이 어떨결에 우산을 버린 그 순간,
45만권의 책 속에서 행복을 찾던 소녀가 책을 내던진 그 순간이야말로 그들의 가장 소중한 순간이 되었다.

이렇듯 아름다운 꿈과 같은 애니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정겨운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이 와중에 이해 안되는 존재도 있다.
다리도 있고 심지어 날개도 달려있는 학 야아는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자세로 오늘이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 있을까?ㅋㅋ
설마 고향을 지키는 부모마냥 인고의 세월 한껏 짊어진 이들의 미덕같은 것?ㅋㅋ

요즘의 아이들은 소중한 존재를 찾는 여정을 적극적으로 감행할 수 있을까? 혹은 모험을 받아들이도록 키워지고 있을까?
어느새 수많은 이별에 길들여진 나머지 단 한번의 거절이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끔 학습되는 건 아닐런지 걱정되기도 한다.

비단 아이가 아닌 어른들 역시...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movie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7612)


* 제 글에 [遡及]이라 붙인 건 예전에 썼으나 이번 기회에 tistory로 옮겨놓는 글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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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코요님의 유희, 숨바꼭질.

'참가한 아이들은 도시에서 사라진다.'

 
높이가 아닌 깊이를 알 수 없는 도시의 밑바닥으로 카메라가 내려가는 동안,

아이들은 입에서 입으로 즐겁기만 해야할 비밀의 숨바꼭질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7명이 모이면 시작하는 숨바꼭질.

그러나 어느새 모인 8명의 여우 가면 아이들의 숨바꼭질은 결코 즐길 만하지 못하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도 일말의 기대라할 해피엔딩은 결코 보여주지 않는다.

절대 변하지 않은 결론, 아이들은 사라진다. 아니 소모된다, 그것도 비참하게.

그저 잠시동안 도시의 어둠을 밝히기 위한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

7명이어야할 숨바꼭질 멤버가 8명인 이유조차도 서글프기 그지없다.

남은 한명을 통해 끊임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깨질 수 없는 숨바꼭질의 고리.

25분의 단편. 짧지만 꽤 강렬하다.

캐릭터도 아이들, 소재도 숨바꼭질.

언뜻 보기엔 가볍기만해야 할 구성과 스토리는

적절한 속도와 완성도 높은 영상 속에서 한층 긴장감과 비장미를 높인다.

비록 아이들의 에너지로 도시를 밝히는 건 매트릭스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듯 보여도...

 

2005년도 SICAF 때 상영되었다던데 그럼 2004년 아니면 2005년작인가? 앞으로 SICAF 잘 챙겨 봐야겠는걸?

2005년에 나온 [Karas]도 그렇고, 엄청난 2D의 토대를 기반으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3D를 만났을 때 보여줄 수 있는 환상의 세계에 제대로(!) 본 기분이다.

 

* 그림 출처 : 씨네21(http://www.cine21.co.kr)


 

창조기 상세보기

* 제 글에 [遡及]이라 붙인 건 예전에 썼으나 이번 기회에 tistory로 옮겨놓는 글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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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애니메이션 [창조기]



1.
태초에 존재한 '사랑받지 못한 손'.
그는 무료해서인지 그저 관례적인지 알 수 없으나, 어느 날 해와 달을 만들고 자연을 만들고 인간을 만든다.
창조물의 도가니 속에서 인간인 여자를 중심으로 가지게 되는, 또는 만들어가는 다양한 감정들.

19분짜리 애니메이션인 [창조기]에서 '창조'란 비단 천지의 창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의 창조는 '감정'이라는 것들의 창조 기록이자 짤막한 설명서와도 같다.

수려하지만 약간은 괴기스러운 모양새들이 펼쳐나가는, 모든 창조물들의 존재와 감정이 분리되어있지 않은 그 곳.
그리하여 누군가의 끝이 결국 모두의 끝이 되고 모두의 재시작이 되는 그 곳.

 

2.
최근 온라인에 등장하는 신 인류의 표상은 바로 초식남과 철벽녀이다.
연애나 남성다움을 유지하기 위한 감정 소모엔 관심 없는 대신 자기 관리와 취미에 열중하는 초식남.
연애에 환상은 있으나 철벽 수비와 안정빵의 경제 생활이 최우선인 철벽녀.
그들은 매우 달라보이나 사실은 사회가 몰이 중인 '자기 하나 챙기기 바쁜 세상'의 표상들이다.

두루두루 뭉쳐 나라와 경제를 일으키기 바빴던 시절에 사회를 가득 메웠던 육식남과 물렁녀들은, 이제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흥하기 위한 마음 재정비에 여념없는 상황이다.

 

3.
이러한 도가니 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혹시 감정의 종류와 크기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건 아닐까?
어느날 문득 영화[창조기]에 등장하는 감정 이야기들이 더 이상 설명서가 아닌 기록으로 읽히게 되는 상황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뱀발.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분리는 그저 현상일 뿐, 결국 누군가의 끝이 모두의 끝이자 모두의 재시작이라는 점이 크게 변할 것 같진 않다.



* 참고
영화보기 - http://movie.naver.com/movie/special/0606/indi/index.nhn
영화내용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1648

사진출처 - 네이버 (http://ww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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