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발제문은 12월 15일 성북 축제거버넌스 포럼 '지역축제 잘 됐으면 합니다' 발제문입니다.
* 프리젠테이션자료는 https://prezi.com/view/dqQax5fRX7JqH9G3utbK/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성북 지역축제의 이슈와 지속가능성
2017.12.15. 협동조합 누리마실친구들 김지희
서문
축제는 고대 종교의 제례의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느새 축복과 기원을 담던 축제는 일상에서의 비일상과 비생산이 허용되는 일탈 기간을 담아내면서 현대사회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비단 뒤르켐이 말한 사회 통합의 기능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프로이드가 짚어낸 전도와 비일상의 성격조차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에게는 적정한 휴식과 생활문화 향유의 관점을 제시한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축제는 실로 비생산적이고 때론 소비와 파괴를 유도하기도 한다. 도로를 점유하고, 행렬하고, 멀쩡한 식당 대신 거리로 나오고, 몇 시간 후면 원상 복귀되어야할 공간 변형이 일어난다. TV나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공연자를 만나고, 왕이 될 수도, 거지가 될 수도 있는 상징의 시간이 부여된다. 주차장은 작은 공연장이, 동네투어 안내소가 된다.
닫힌 공간이 열리고, 열린 공간이 왜곡되는 순간, 우리는 축제의 심장부로 내디뎠음을 인지할 수 있다.
축제가 지니는 예외와 전복, 평등의 이미지로 인해 몇몇 학자들은 축제를 고대로부터 구축되어온 종교 제례, 놀이, 전승의 속성과 더불어 공동체를 안정화하고 부를 재분배하는 주요 체계로 여겨왔다. 반대로 1970년대 신자유주의의 부상과 맞물려 일부 축제는 사회를 반영하고 때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장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역사회 내 확연해지는 빈부격차로 인해 축제는 특정 계층의 경제적 또는 정치적 지위를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국내에서는 전쟁과 이념으로 유린된 역사문화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가는 전통 전승의 축제들이 상존하는 한편, 축제 실행의 단계에서 주민이 타자화되는 가운데 공동체의 힘과 축제전문가의 영역이 구분되어 관광축제와의 변별이 어려워지곤 한다.
도시를 기반으로 한 지역사회로 한걸음 들어오면 협동체 중심의 마을 개념을 복원 또는 구축하는 활동이 활발하다. 이제 도시 사회의 구조로 인한 개인 소외, 사회 자정 능력의 상실은 언급하기 민망할 만큼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겪는 현상이다. 개개인이 구속된 일상을 공동체와 함께 넘어설 때, 축제는 공동창작의 산물이기에 가지는 다중의 기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축제를 통해 금기에 도전하고 미래를 투영하고 일상을 벗어나는 동안 개개인의 해방감과 더불어 함께 기울인 노력만큼 집단의식이 발현되기도 하고, 역으로 지역사회의 누추한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축제는 때로 사회 통합에 힘쓰고, 때로 사회의 거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국가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공동체로 들어올수록 그 실체는 더욱 극명하다.
성북 지역축제 일반
성북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도 축제 및 각종 문화행사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96년부터 10년 주기로 지역축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 발간된 「한국지역축제 실태조사」 (2016)는 2014년 현재 3회 이상 개최된 종합축제 형태의 행사 현황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성북구의 경우 2014년 현재 7개의 지역축제와 2개의 소규모 마을축제가 적시되어있는데, 서울시 내에서도 도봉구 다음으로 많은 수다.
성북구에서는 2014년 이후에도 몇몇 축제가 생겨났으며 지역 내에서 축제로 분류할 수 있는 행사 역시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 성북구와 민간에서 주최하는 몇 가지 축제를 월별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월 | 축제명 | 개최횟수(2017년현재) |
5월 |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어린이친구 성북페스티벌 유럽단편영화제 선잠제향 | 9회 5회 5회 24회 |
6월 | 심우장 다례재 만해 한용운 선사 라틴아메리카축제 |
6회 |
8월 | 성북문화바캉스 | 3회 |
9월 | 세계맥주축제 구석구섞잔치 | 2회 3회 |
10월 | 성북진경 페스티벌 성북훈민정음축제 월곡 달빛축제 | 6회 2회 1회 |
11월 | 성북 책모꼬지 | 7회 |
12월 | 유러피안 크리스마스마켓 성북구 청소년 동아리페스티벌 | 8회 4회 |
표 월별 성북지역축제 현황
위에 언급된 축제 외에도 동축제를 비롯하여 개운산 해맞이행사, 송년음악회, 각종 단체의 산신제 등이 개최되고 있으며, 화학작용3, 성북예술제와 같은 연극축제가 열린 바 있다. 그밖에도 - 기존 정의에 따르면 축제의 범주에서 제외되지만 - 예술 장르별 행사나 개울장, 고개장, 나누장, 월장석방방방 등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는 마을장터 역시 각자만의 주기와 공간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축제인류학」 (2015)에서 류정아가 분류한 한국 축제의 주제별 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마을굿으로의 축제, 지역정체성의 강화, 관광과 여흥거리, 도시적 성격에 따라 축제를 나눠볼 수 있다.
마을 굿으로의 축제는 오랜 세월 반복하여 주민의 염원이 일정 틀로 외현되는 방식으로, 강릉 단오제, 하회별신굿탈놀이 등을 들 수 있다. 지역정체성의 강화로는 지역전통, 자연경관, 지역특산물 등의 기제에 따라 전국에서 다종다기한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수원 화성과 같은 공간에 역사문화가 결합되기도 하고, 눈, 연꽃과 같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자연물이 주제가 되기도 한다. 인삼이나 야생차 등 지역 특산물은 축제의 주제 뿐 아니라 지역 생태계, 산업 활성화 등 보다 직접적인 형태의 욕구와 맞물리기도 한다. 관광과 여흥거리로써의 축제는 각종 음식축제, 문화예술제 등 역사와 전통문화와의 연계보다는 지역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있다. 도시적 성격의 축제로는 특히 서울시 내 열리는 각종 거리축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축제는 다양한 특징이 결합되어 있어 하나의 범주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수 있으나 위의 구분자로 보자면, 성북지역의 축제는 주로 관광 및 여흥 차원의 축제 비중이 높다. 선잠제향을 비롯한 몇몇 축제는 지역정체성 강화로 구분할 수 있으나, 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성북문화바캉스 등 대체로의 행사는 관광과 여흥의 분류에 근접한다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한국지역축제 실태조사」 (2016)에서는 개최목적과 축제주제에 따른 분류체계를 가지고 있다. 개최목적에 따라서는 전통민속 보존, 주민 화합, 지역상품 판매, 관광 이벤트, 문화예술 향유의 5가지 분류가 있는데, 성북의 경우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성북진경과 같은 구 단위 축제는 대체로 문화예술 향유에 가까우며 동축제는 주로 주민 화합이나 전통민속 보존의 의미를 띈다. 축제 주제에 따라서는 전통문화축제, 문화예술축제, 생태자연축제, 지역특산물축제, 주민화합축제의 5가지 분류가 있는데, 역시 성북에서는 문화예술축제와 주민화합축제, 전통문화축제가 주를 이룬다.
서울시의 경우, 2011년부터 매년 서울시 축제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서울특별시 문화도시 기본조례에 축제 평가 조항이 신설된 상태다. 「2016 서울시축제 평가연구보고서」 (2016)에서는 서울시 및 자치구 축제의 유형을 크게 시민문화형, 관광마케팅형, 전문예술형으로 구분했는데, 해당년도 평가 대상인 성북진경페스티벌은 시민문화형으로 구분된다. 해당 분류를 적용하면 성북의 지역축제는 대체로 시민문화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편 성북구 자치법규에는 총 3개의 법규에 ‘축제’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먼저 ‘서울특별시 성북구 문화예술진흥자문위원회 조례 시행규칙’ 제4조의3 (전문 분과위원회 기능 및 구성)에서는 각종 축제 및 행사에 대해 분과위원회가 심의, 자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방재정법에 따른 ‘서울특별시 성북구 투자사업 심사에 관한 규칙’에서는 제3조 (심사대상) 항목 중 '총사업비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의 공연·축제 등 행사성 사업과 홍보관 사업'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서울특별시 성북구 정보화 기본 조례’에 등장하는데 제46조 '이용자 참여 행사의 운영'에서 구청장은 이용자의 적극적인 구정참여 또는 구정홍보 등을 위하여 문화예술행사 및 축제의 개최를 홍보ㆍ기념 하고자 할 때 이용자 참여행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참고로 서울시 중구의 경우에는 축제 지원 및 운영 조례를 두어 지역축제 추진 및 지원사업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서대문구, 노원구, 성동구는 축제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두고 있고 성동구도 입법예고한 상황이다. 특정 축제에 대한 법규를 마련한 자치구도 있는데 강동구는 강동선사문화축제에 관한 조례를, 광진구는 서울동화축제 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규정 훈령을 별도로 두고 있다.
성북 지역축제의 이슈
지역축제 실태 파악의 어려움
성북은 동축제까지 아울러도 10년 미만의 축제가 대부분이며, 문화예술과 관광 또는 문화예술과 시민이 결합된 형태의 축제가 주를 이룬다. 2005년 이후 서울시에서 지역축제가 급증하는 흐름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는데, 주민 중 예술가의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화예술축제도 성북구만의 색과 협치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밖에도 가을 집중, 문화예술 축제의 증가, 민간 주도형 축제로의 변화 등 수도권 중심 실태조사와의 부합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예상에 의존한 내용일 뿐이다.
지역축제를 지속하고 있는 민간 주체조차 성북지역 축제의 보편성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민관 협치 축제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나 실제 어느 정도 비율인지, 축제사무국 상근자는 평균 몇 명인지, 축제 사무국 정규직 상근 직원은 과연 성북구 내 존재하는지, 평균예산은 비교적 크다는 광주에 비해 얼마나 약소한지, 연간 축제 일정은 적합한지, 관주도 축제의 경우 소위 축제 비수기를 활용한 일정 조율은 어려운건지, 축제지원조례가 필요한지, 지역특화축제가 존재할 수 있는지와 그에 대한 제도 지원이 필요한지 등 실로 지역축제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에도 실효성 있는 기초조사가 필요하다.
실례로 성북구의 지역축제를 다룬 각종 자료의 축제목록만 비교해도 지역축제의 범위가 서로 상이하고, 축제명도 다르며, 지역축제, 동축제, 마을축제 등 사용하는 용어의 혼재가 그대로 드러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지역축제 실태조사」 (2016)에 명시된 성북지역축제는 다문화음식축제(현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삼선동 선녀축제, 안암동 은행나무축제, 월월축제, 장위 부마축제, 종암동 북바위축제, 한마음 달맞이 축제, 돌곶이마을 감나무 축제, 최순우 옛집 시민축제다. 한편 서울시 축제지원센터 웹사이트에 성북구로 명기된 자치구 축제는 최순우 옛집 작은 축제 동행, 정릉 버들잎 축제, 장위부마축제, 선잠제향, 성북진경페스티벌로, 총 5개의 행사다.
성북구 내 자료로는 「성북 창조문화도시 기본계획 2020」 (2016)에 언급된 대표축제로 성북문화다양성축제 누리마실, 성북진경, 책모꼬지, 성북 훈민정음 축제가 명기되어 있으며 「2014 성북구 동축제 평가보고서」 (2014)에 언급된 12개 동축제의 목록이 기재되어 있다. 「성북구 축제 브랜드와 문화콘텐츠 개발 연구」 (2016)에서는 심우장 다례제, 선잠제향, 누리마실, 부마축제,선녀축제, 성북진경페스티벌, 훈민정음축제와 동별 13개의 마을축제가 별도로 적시되어있다.
기관별로 축제 분류나 예산 출처, 조사 용도 등에 따라 축제로 판단하는 기준이 상이할 수 있으나, 결국 성북구라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축제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성북구가 생각하는 축제의 지향, 그에 따른 기준, 이해를 돕기 위한 명시, 적합한 제도와 지원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될 기본 연구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관협치의 로드맵
민관협치에 관해서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2013년부터 누리마실친구들이라는 민간주체와 공동주관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문화다양성 기반 축제의 컨셉과 더불어 본격적인 민관협치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2016년 누리마실친구들은 협동조합 설립을 통해 실체화하는 동시에 누리마실캐릭터 탄생, 문화다양성 지지선언과 퍼레이드와 같은 축제 전통을 수립해나갔다. 올해 누리마실친구들은 축제의 단발성을 지양하고 문화다양성 일상화를 위해 4월 사전 네트워크파티부터 5월 축제, 7월 문화야시장 밤마실누리마실에 이르는 기획을 진행했다. 축제를 담당하는 민간주체가 명확해지면서 관련 네트워크와 예술가 주민의 안정적 참여와 - 부족한 기간에도 불구하고 - 매년 축제 컨셉에 따른 공연, 공간, 퍼레이드 기획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로 기획, 공연, 공간에 대해 축제가 갖는 강점은 공유성북원탁회의를 중심으로 한 평상시 네트워크의 작동으로 인해 수혜 받은 지점이 없지 않다. 실제 지역 내 문화다양성 주체들과 지역가게 네트워크도 함께 꾸려져 일상을 담아내는 축제로 거듭나야함에도 불구하고 축제 예산은 상설화를 꿈꾸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따라서 안정적 투입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누리마실친구들은 2015년부터 꾸준히 상설사무국에 대한 요구를 천명한 바 있으며, 실제 평가회의에 참가한 구청장의 추진의지도 확인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는 답보 상태다.
민간주체가 실체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민관협치 축제에 대한 상호간의 의식이 부족한 점도 당면한 난관 중 하나다. 2016년 축제 누리마실에서는 축제 구간 내 세계맥주축제라는 별도의 축제 배치와 임의의 위치 배치를 요청받은 바 있다. 올해의 경우 누들축제를 아예 누리마실 사무국이 기획, 배치하는 것과 구민의날 행사를 구간 내 배치하도록 하였는데, 축제 누리마실이 실제 성북구민들의 민간조직에서 공동주관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과도한 행정 개입이라 볼 수 있다. 이는 민간으로 하여금 축제를 바라보는 구의 관점이 소유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민관협치와 정면 배치된다 할 수 있다.
축제 준비 기획안을 사전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준비가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구나 동 단위의 부스 요구 역시 비슷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더불어 사회의 변화와 함께 성북구가 천명한 ‘다문화대신 상호문화, 문화다양성을 사용’한다는 구호는 축제 누리마실의 중요한 슬로건의 하나로 자리 잡은 반면, 오히려 성북구 내 공공기관에서 공공연하게 ‘다문화’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축제를 통한 캠페인의 효과는 당연히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관련 사항들은 구와 민간조직과의 소통 부재,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 전망 공유와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진일보한 민관협치 모델로 나아가기 위한 상호간 노력이 필요하다.
축제 지원 체계
구 단위 축제는 규모에 비해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힘을 실어보고자하는 민간 또는 재단법인, 임의단체 등의 희생이 전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축제의 수에 비해 인력 배치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없으니 전문 인력 발굴과 양성에 힘을 쏟기 힘들다. 이는 문화예술축제를 주로 하는 성북구에서 지속 가능한 기획자, 예술가, 주민 그룹의 발굴을 저해하고 비슷비슷한 구성의 축제를 반복하는 요인이 된다. 정확한 축제 지원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신규 축제를 도입하는 것 역시 저예산 편성으로 인한 부실 축제 양산의 매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
서울시 내에서도 손꼽히는 축제의 수를 자랑하는 만큼 그에 걸맞는 체계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축제에 대한 물적,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연구조사사업으로 기초 자료를 구성하고, 축제 기본 요소들을 감안한 표준 비용을 산출하고, 축제학교를 운영하는 등의 활동은 지역사회 내 개인이나 민간 주체들이 발굴되고 아직은 덜 지친 지금이야말로 결정적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성북구는 구 주최 축제가 많은 만큼 민간주도형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면서 중장기 계획을 도모할 수 있는 지원 체계 형성이 시급하다.
제언
축제가 문화현상의 하나로 자리 잡은 건, 공동 창작의 산물이자 협동체에 기반한 행위들의 집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문화예술축제의 부흥은 주민들의 생활문화 발견과 투영, 집단의식의 발현으로 연계되는 고리를 생성한다. 나아가 지역축제가 사회 통합과 사회의 거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건 같은 땅에 발을 딛고 미래를 바라보는 지역공동체가 만들어나갈 일상 문화 전승 통로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다양한 관계를 목도하고 개선의 여지를 모색해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지속 가능성이다.
위에 언급된 이슈는 결국 앞으로 성북구와 축제에 함께하는 민간주체들이 나아갈 방향과 전략이기도 하다. 지역 내 축제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단계별 민관협치 로드맵을 수립하고, 축제 지원기구나 축제공방과 같은 부속 시설 등 현실에서의 축제 역량 강화와 직접 연계된 행위의 지원 체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요한 하위징아는 책 「호모루덴스」 (1938)에서 축제를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라 적었다. 현대사회의 개별화 쳇바퀴 속에서 공동의 일탈을 구현하는 축제가 다시금 현대사회로 빨려 들어가기 전에, 축제를 받들고 있는 수많은 지역민들의 노력의 무게를 인지해야한다. 민과 관 상호 일상의 소통을 강화하여 원활하고 유의미한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축제 참여자들 간 지역사회 문화 공감대를 마련하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장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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