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그동안 격조했구만.
항상 꿈 속에서 보다보니 안부 묻는 걸 잠시 잊었네.
2월 말인데 하늘에서 천둥이 치고있어서 말이지.
갑자기 자네가 생각나지 뭔가.
그러고보니 꿈 속에서 오히려 현실에서의 만남만 되새기고 있는데, 이 점이 특히 헷갈린다네.
자넨 나와 꿈 속에서 본 건가? 현실에서 본 건가?
하긴, 우리 사이에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던가?
아참, 나와 이름을 나눈 자.
요즘 비로라는 자네 이름을 간혹 잊고 로한이라 부르기도 한다네.
나와 나눈 이름이 로한이라 그런거겠지.
꿈 속에서가 아닐세.
걸어가다가도, 멍하니 노트북 모니터를 쳐다보다가도...
심지어 소리내어 불러볼 때도 있다네.
희한하지? 나에겐 잊혀진 부분이 더 많을 텐데 말이야.
여튼 이건 내 느낌인데
불현듯 올해 안에 자네의 손을 잡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어디까지나 감일세.
그래도 혹시 모르지 않나?
꽤 바빠지고 있어서말이야. 꿈으로 들어갈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네.
아이러니하네만, 그럴수록 자네가 현실에 나올 가능성이 커지지.
궁금하지만 자주 보지 않아도 안심되는 자, 비로.
다음에 또 편지하지.
그때까지 강건하지실....
- 언젠가 쓸 지 모르는 당신의 이야기를 위하여, 지안이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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