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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에 심신이 상한 중학생 호야.
왠지 박물관 직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양한 관람과 여행을 누렸던 시간들이 다 지나간 꿈과 같다.
공기 좋은 할머니댁으로 이사왔으나 재발은 시작되었고 병원에서의 최후가 두려운 그에게 그를 살리기위한 조상들의 힘이 모아지는데...
중학생 주인공, 판타지 소설...
어찌보면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아동, 청소년용 환한 가벼움(?) - 물론 해리포터 역시 완전 어둡지만 해피엔딩은 보장이라는 수준 정도에서 -이 묻어날 것 같은 첫인상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딱히 그 연령대를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몸 속에서의 투병에 조상들의 힘을 빌린 항전이라는 설정으로 묘사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특히 조상에 대한 호출과 박물관적 지식의 결합, 특정 역사적 사건과 유물에 대한 적절한 활용은 상황과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기 적합하다.
특히 자신의 죽음 이후 갑작스레 후손의 몸 속 전쟁에 앞장서게된 선조들은 이런 내용의 호출에 의구심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저승으로의 이관에서 얼떨결에 벗어나버린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될 법도 하지만 극의 전개상 크게 다루어지진 않는다.
다만 조상 중 시니컬하기 그지 없는 무신의 행동은 그의 성정과 더불어 껄끄러운 전투에의 참여에 탐탐치 않은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비록 한사람의 목숨이 걸려있다하더라도 말이다.
캐릭터의 입체성이 더 보강되면 좋겠다싶지만,
첫장을 펴고 한번에 다 읽어버릴 만큼 괜찮은 소설이다.
특히나 읽고나서 두고두고 생각하게 되는 건 역시 주인공의 감정선인데,
중학생, 병자라는 상황 속에서의 두려움과 든든한 아군이 생겼을 때의 희망, 전투를 바라보는 어리고 치기 어린 흥분은 충분히 그 또래의 심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쟁이 그저 자신의 머리 속 상상전쟁인지, 전생에 대한 업보인지 헷갈릴 수 밖에 없는 마지막 순간은 다소 가혹하고 억울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뱀발 - 보통 전시든 책이든 영화든 나만의 제목을 붙이는 걸 좋아하는데, 이 책은... 모르겠다.. 못 붙이겠다... 새삼스레... 왜일까?
* 사진출처 - 알라딘(http://alad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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