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넘어 지구 자체에 대해 관찰하게 되는 전시가 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지구라는 곳에서 발생하는 현황을 상징화하여 보여주는 듯도 한 이번 전시에서 돋보이는 점은,
비록 섹션이 나뉘어 있으나 섹션별 구획이 아닌 자연스레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의 팜플렛 상의 섹션은 무대(Stage), 빛(Light), 생명(Life), 꿈(Dream) 4가지가 있다.
그러나 3층의 공간에는 이 모든 섹션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진정 '지구'라는 공간의 함축적이면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무대(Stage) 섹션에 해당하는 [Sound Forest (소리 숲)]는 종이관 속 앰프와 나선형 삼각뿔의 도움으로 전 공간에 그 소리를 전하고 있다.
성북동의 돌과 자연 소재의 솜, 오방색 명주실로 하늘의 구름과 빗줄기를 표현한 듯한 [The space 17(17번지)]은 공간의 한 가운데서 하늘을 유영하는 듯한 기운을 전달한다.
한편, 꿈(Dream) 섹션에 해당하는 작품인 [꿈꾸는 달팽이]는 공간의 한 코너에서 생명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된 [우주]는 '구(球)'라는 원형, 어찌보면 지구의 기본적 특성을 반영한다.
또 하나의 생명체의 모습은 생명(Life) 섹션의 [Antibarometer]에서 살펴볼 수 있다. 빨대를 재활용하여 구현한 선명한 생명의 모습은 마치 향기라도 내뿜을 것 같은 강렬함이 있다.
한마디로 3층 공간의 전반적인 느낌은 지구의 위에서 떠다니며 볼 수 있는 하늘과 땅과 생명들의 모습, 더불어 다른 천체까지 관람할 수 있는 종합적 조망공간이다.
2층은 3층의 밝음과 비교되는 어둠 속에서 오히려 '빛(Light)과 생명(Life)'의 모습을 차분하고 확실히 관찰하게 한다.
[A storm in the black]과 [A storm in my mind]는 사실상 무대(Stage) 섹션에 속하지만 빨간 리본의 현란한 움직임과 콜라 속 작은 파장이 끊임없는 생명력을 표출하는 듯 하다.
빛(Light) 섹션의 [Moveless-white field]는 은은한 빛의 오뚝이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형상이 마치 돌기세포 속을 돌아다니는 듯 마이크로한 세상의 모습을 선사한다.
빛(Light) 섹션의 [휴(休)]는 투명 유리 테입을 발처럼 길게 늘어 뜨려 전체적으로는 육면각체 모양을 이룬다. 여기에 나무를 상징하는 그림을 그리고 양쪽으로 프로젝터를 통해 계절의 주요 이미지들을 흩날려 마치 숲 속의 사계를 감상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지구인들은 평상 시 비록 좁은 공간 만을 이동하는 듯 하지만 실상 지구의 모든 걸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다.
약간의 돌아볼 여지만 갖는다면 끊임없이 오감 자극 거리 투성이인데 말이다.
이번 전시는 지구의 축소판이자 동시에 진짜 지구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은 계기라고나할까?
* 사진 출처 : 성북구립미술관 (http://sma.gongd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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