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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옆에 거대한 앵무새 사람이 있다.
그는 무기력한 말과 행동으로 그녀를 혼란케 한다.
그녀는 그를 위한 동굴로 냉장고를 선물한다.
그는 일시적인 휴식처로써의 냉장고를 마음에 들어하며 그녀의 곁, 엄밀히 말하면 그녀의 냉장고에 머문다.
그러나 동상이몽과도 같은 대화 속에서 결국 그는 완벽한 앵무새로 거듭나고, 섹시하기 이를 때 없는 그녀의 친구를 물고(?) 창 밖으로 날아가버린다.
남녀 사이의 관계에는 수만, 수억 개의 방식이 존재하겠지만, 그럼에도 꽤 자주 발생하는 패턴이라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박지연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그녀와 앵무새와 냉장고, 그리고 그녀의 친구라는 구조와 이야기로 다소 익숙한 패턴을 판타지 섞인 명확함으로 나타내준다.
그녀가 준비한 결론 역시 꽤 많이 발생하는 해소의 과정일 수 있다.
그를 이해하는 차원인지 -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 어떤지 모르겠으나 그녀에게도 역시 동굴은 필요하다.
다만 한자리에 머물러 어디로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동굴이 필요한 게 아니다.
끊임없이 이동하고 확장하여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줄 동굴,
많은 기회의 길로 천갈래 만갈래 뚫려있는 동굴.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많은 그녀들이 찾고,
세상의 많은 그들이 깨달아야 할 진정한 동굴.
* 사진 출처 : 다음 무비(http://movi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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