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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그 천국은 그 천국이 아니잖아? - 애니 <where is heaven?>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0. 12. 6.


 Where Is Heaven? (Where Is Heaven?)
단편, 애니메이션, 드라마, 판타지, 어린이/청소년, 대한민국, 7분, DV6mm, 2009년

감독 박형진
등급 전체 관람가 
제작사 청강문화산업대학


아침에도 저녁에도 침대 한자락에서 기침을 해야 하는 아이 베니.
베니의 유일한 낙은 책 <Where is Heaven>의 안내자인 양 네피에게 말 거는 것.


책 속에 들어가고픈 아이에게, 새로운 세계의 천국을 보고픈 아이에게 네피는 HEAVEN 티켓을 발부하고 방문을 열자 그를 위한 날아가는 열차가 도착한다.
미지의 세계엔 다양한 인물들, 이라기보다 인형들이 살아 움직인다.
크레용은 그림을 계란 모양은 병아리가 되어 춤을, 브레멘악대를 연상시키는 동물들은 세미턱시도에 악기 연주를...


종착역을 도착하기 전 열차 문을 연 베니의 눈앞에는 다시금 어두운 방안 현실세계가 펼쳐진다.
잠옷 단벌의 베니에게 이 상황은 극히 침울하지 않을 수 없다.
방금 전 함께 여흥을 즐긴 친구들은 하나같이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인형들일 뿐이다.
그리고 침대로 돌아갈 때쯤 발견할 수 있는 건 침대 머리맡에 자신을 걱정하며 새잠을 자고 있는 어머니의 손길 뿐이다.


그리고 다시 베니는 웃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네피는 책의 제목을 <Heaven is Here>로 바꿀 수 밖에 없다.


'밖에 없다'고 적은 건 객관적으로 천국이다 싶은 지 아닌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천국은 원래 엄청나게 까다로운 사람들이 엄청나게 까다로운 기준들로 구성하지 않나?
따라서 천국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다소 상대적인 기준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이 애니는 기술적으로 보건대 꽤 훌륭하다.
눈에 들어오는 캐릭터들, 눈에 들어오는 색감, 나쁘지 않은 3D CG.
하지만 매력적일 수 있는데 그 매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 캐릭터들, 엉성한 배치와 어울림이 없는 동선, 내용의 빈약함, 내용의 빈약함, 빈약함...


그러다보니 이 애니는 내용 상으로는 -별 장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좀 억지스럽다.
마치 관객에게, 특히 베니에게, 그리고 베니와 같은 사정의 모든 아이들에게 무언의 강요를 하는 느낌이다.


'좀 아프지만 가끔 상상하면 되잖아', '너처럼 꿈이라도 꿀 수 있는 사람도 드물어!', '너보다 더 고생하는 엄마도 있잖아?'.
그러니까... 행복해야하는 건가? 그런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베니의 마지막 미소는 붕 떴다가 훅 현실로 다시금 떨어져본 사람이 갖게 된 허탈한 미소인 것 같고,
다음 장면의 바뀐 책 제목인 <Heaven is Here>은 전혀 와닿지 않는다.
베니와 같은 아이에게 피곤해 지쳐 선잠에 빠진 어머니의 손을 부여잡으며 '나 때문에 고생인데 기운내요'라고 속깊은 말 한마디 남길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그건 그 아이의 천국이 아니라 어른의 천국일 뿐이고, 인지상정 이상 바라면 안되는 바램일 뿐이다.


차라리 어린이든 어른이든 아프면 아프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후련하게 말해버리는 천국이 더 솔직하다 못해 바람직하지 않을런지?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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