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07/09 에 썼던 글이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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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곧 만들어질 추억에서조차
차곡차곡 쌓인 추억을 소급하여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때론 곧 만들어질 추억이 이미 쌓여있던 추억 때문에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런 추억들은 가지고 있는 개인에게 빛바랜 사진마냥 아련하고 간직하고픈 그 무엇이다.
그런 의미에서 추억은 기억과 다르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아니다. 그중에서 돌이켜 생각할만한 무엇이다.
그렇기에 이 애니 속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난감하다.
그들이 사는 도시 타카라마치에서는,
동네 양아치가 자경대마냥 마을을 지킨답시고 설치고,
열 세네살밖에 안되었을 법한 옆 동네 싸움꾼들은 이 도시를 접수하기 위해 들르고,
그런 아이들을 쇠파이프로 작살내는 쿠로 역시 10대이면서 거리에서 살고 있고,
야쿠자는 마약을 파는,
도시 전체가 조잡한 캐릭터시장처럼 생긴 곳,
사는 이들이 스스로 시궁창같다고 칭하는 곳이다.
온통 좁은 통로와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낙서, 양아치와 야쿠자가 폼잡고 다니는 이곳에도 재개발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해외 자본까지 들여와 마을을 싹 정리하고 거대한 놀이동산이 만들어질 계획.
누군가는 그저 빠져나갈 궁리만 할 것 같은 도시지만 그래도 '어린이의 꿈'이 될 놀이동산이 되버린다면,
야쿠자인 생쥐는 동네 남자 아이들이 '남자가 되기 위해(진짜 남자가 되나?)' 들르는 포르노 극장이 그리워질 것 같고,
피보는 걸 좋아하는 쿠로는 11살짜리 시로와의 생활이 온통 깨져버릴 것만 같다.
쿠로는 '내 마을을 지키겠다'고 단언도 해보지만,
그동안 상대하던 동네 양아치도, 몇동네 접수해왔던 야쿠자도 아닌,
해외에서 공수되어온 '프로'를 상대하면서 실질적인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시로를 지키는 것'만이 인생의 의미의 전부였던 쿠로는 시로의 안전을 위해 시로를 어른의 세계 - 여기서는 경찰서-로 보낸다.
인물들의 결말은 생각외로 식상한 면이 없지 않다.
그나마 심하게 튀지 못하도록 하는 마음의 나사같은 존재인 시로를 잃은 쿠로는 폭주의 폭주를 거듭,
해외에서 날라온 프로는 커녕 마을 통째를 피바다로 만들어도 별 무리 없을 정도로 끝없는 어둠의 구원의 속삭임에 빠져들어간다.
그러나 11살에 숫자도 잘 못 세고 쿠로가 없었으면 그 도시에서 하루도 못되어 시체가 되었을 시로는 다시 한번 쿠로의 마음 속에 들어가 나사를 조인다.
쿠로의 마음 속 어둠은 언젠가 너를 구원하겠다며 잠시 사라진다.
그리고 둘은 도시를 벗어난다.
결국 쿠로는 도시를 지키지도, 이기지도 못했다.
동네 거지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울 때가 아냐. 풀이 죽을 새도 없어.
그런 짓을 했다가는 이 마을에게 죽임 당하고 말아."
도시가 변한 것을 모른 건 쿠로 뿐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도시는 지켜져야 할 무엇이 아니며
오히려 사람이야말로 도시로부터 지켜야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도시에 대한 추억 역시
혹여 도시로부터 주어진 상처는 아닌지 고민해보게 되는 영화.
"함무라비가 세운 바빌로니아 시대때부터 도시란 건 차가웠다고요."
"바빌로니아를 세운 건 네부카드네자르 2세야"
냉혹할 정도로 차가운 도시의 추억....
* 사진출처 : 네이버무비(http://www.naver.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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