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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동네 미친 년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 영화 [퍼머넌트 노바라]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0. 10. 29.

 

 퍼머넌트 노바라 (Pamamento Nobara)
장편, 해외영화, 드라마, 판타지, 멜로, 여성, 일본, 100분

이 영화는 재미있는데 잔잔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심지어 반전도 작살이다.
따라서 네타, 스포는 완전 조심이다.


사실 이렇게 쓰고는 있지만 나라면 리뷰 같은 거 안 읽고 그냥 보겠다.
물론 최대한 네타 따위 피해 쓸거고, 읽어봐도 '이게 뭐 재미있겠어?' 싶겠지만 그렇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울 지도...
그리고 1시간 50분이라니 취향 아닌 사람은 살짝 지겨울 지도...



어느 작은 시골마을의 단 하나뿐인 미용실, 퍼머넌트 노바라.
주인장의 머리카락만큼이나 뽀글뽀글 아줌마 파마의 연령대 높은 여인들의 천국이다.
이 집의 딸인 나오코는 어느새 딸 하나를 키우는 엄마인 동시에 이혼녀로, 어머니의 가게를 돕고 있다.


침착하고 고요한 겉보기와 달리 생각외로 부지런한 참견쟁이인 나오코 덕분에 관객들은 마을의 다양한 인물들의 오늘을 엿볼 수 있다.


동네 친구인 마사코는 술집 마담이면서 순정녀로, 가게 아가씨와 바람난 남편을 못내 떠나보내지 못하고 꽤 과격하게(?) 지지고 볶고 산다. 그녀의 역동적인 삶은 며칠에 한번씩 전기톱으로 전신주를 잘라 온 마을을 정전으로 만들어버리는 아버지와도 연결되어 있다.
역시 친구인 토모는 얼핏 다리아처럼 보이지만 전혀 인생을 모르는 푼수와 다소 엽기 버전으로, 언제나 애인에게 맞고 떠나보냈지만 유일하게 때리지 않은 남자를 만나 결혼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 불운의 흐름이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남편은 좀더 색다른 문제로 샛길로 빠지지만, 훌쩍이는 그녀를 보아도 왠지 거대한 상처가 휩쓸고 간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 밖에도 오랜만에 뽀글파마에서 벗어나고 솔로 상태에서도 벗어난 좀 뚱뚱 아줌마, 산 속에 홀로 사며 남자를 갈아치우는 대단한(?) 능력자 할머니 등,
나오코가 '루저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라고 칭하기엔 그럭저럭 잘 사는 것 같은 마을 주민들을 마주할 수 있다.


조용하고 별일 없어보이는 바닷가 시골마을이지만, 고등학교 때 스승이었던 선생과 교제 중인 나오코를 비롯하여 많은 여인들이 사랑하고 상처받고 가슴이 무너지고 다시 흥분한다.
마치 그것이야말로 삶이고 인생이고 존재 이유라는 듯.
(문득 복기하는 나오코의 어린 시절, 재혼하려는 어머니의 앞날을 방해한 자신의 만행이 비춰지는 건 드러나지 않아도 그녀의 사소한 죄책감의 발동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들의 존재 이유를 밝히는 방식들은 문득문득 일상 속의 생소, 엽기다. 그런데 그게 일상과 꽤 잘 붙어있어서 어느 정도나 부분이 엽기였는 지 골라내기도 쉽지 않다.
마사코가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차로 받아버린 남편에게 또 용돈을 내밀어도, 산 속 할머니가 이번에도 자기보다 먼저 간 애인할아버지를 홀로 묻어도 '뭐 그럴 수도 있지' 싶기도 하다.
물론 더욱 생소했던 건 그 어떤 것에도 놀라지 않고 받아들이는 그녀들의 모습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나 역시 생소해지지 않는 건 그 안에 자연스레 들어가도록 인도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문득 생각해보면 마을 어딘가 한 명씩 있을 '미친 년'들도 이렇게 집중적으로 보여주면 별일 아니고 별 사람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 반전을 꼭 확인하셔야 한다.
진짜 '미친 년'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 마지막 그녀가 누구인지 말이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http://indieplu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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