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에 뭣 모르고 가서 무엇을 할 지 알쏭달쏭한데 우연히 시간도 애매모호할 때는,
박물관 구경이 어떠신지?
라는 생각으로 울산 박물관에 갔는데 운 좋게도 울산 국제 목판화 페스티벌이 진행 중이었다.
울산에서 목판화가 유명한 지 몰랐는데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듯 하고, 덕분에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눈이 즐거웠다.
사실 판화라고 하면 예상했던 질감이 있는데 작품들이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될 수 있다는 걸 직접 목도하기도 했고, 나라별로도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느낌을 바로 받을 수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자기 자신에게 집중되는 내면 탐구가 외부의 환경이나 자극과 암암리에 연결되고 싶은 듯한 작품의 주제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던 것 같다. 물론 올곧이 풍경 만을 담은 작업물도 판화로 담으니 판타지 세계로 직행시켜주는 기분이다.
꽤 오랜 기간 전시 관람을 굶었는데, 종종 관람 세포를 다시 두들겨 깨워 바지런히 눈팅하고 다니는 즐거움을 되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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