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를 사랑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말이지.
새벽에 다급하게 그대를 위한 선물 비스무리한 걸 보내놓고는
까먹을까봐 두려운 현대인지만 잘 참고 오전에 전화했었지.
당연히 당신은 무엇에 쓰일 물건인지 자세히 물어봤을 법하지만,
나는 모바일 상품권으로 보냈고
나는 받아보지 못했고
나는 자세히 알지 못했지.
새벽에 자세히 알아볼 생각을 하지는 못했거든.
그냥 보내는 행위가 더 중요했기에.
그런데 놀랍게도 당신도 받는 행위가 더 중요했지.
자세히 물어본 건 그냥 나와의 통화시간을 늘리는 것 말고는 별 의미가 없지 않았나.
내가 뭘 보내든 상관이 없었을테니.
그냥 이 정도이면 될까?
더는 자신이 없어서 말이지.
그래도 뭔가를 해야한다면 기꺼이도 할 지 모르겠다, 나를 위해 해줄 지도 모르겠다...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가끔 이 정도 생각할 상태...
이 정도면 괜찮으려나.
내가 여전히 바빠서 왠지 기쁜 듯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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