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에서 운영하는 젊은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 '16번지'.
진짜 사간동 16번지에 위치해 있다.
작가의 작품은 설명될 듯 설명 안되는 점과 설명 안될 듯 다 이해하게 되는 점이 존재한다.
모든 그림의 소재는 그야말로 일상에서 구분이 안될 정도로 진하게 배어있는 소재들이지만,
작가의 작품에 도달해서는 마치 다른 역할을 부여받은 것들인양 생소하게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튀거나 조화를 배신하지 않는다.
나름 파격적일 수 있는 스토리라인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작품은 매우 안정되어 있고 섬세하고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풍경이다.
마치 언젠가의 꿈 속에서 봐왔었다는 듯 당당하지만 조용하게 세상의 상식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특별히 나에게 있어서 작가의 그림이 더욱 더 이러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마도 작가가 지은 작품명에 좌우됨이 크다.
[순환]은 저 아래 알로 부터 무언가가 돌기 시작하는 인상을 풍기고,
[매장과 침묵]은 작품 속 그녀가 옆의 김치를 묻는다하더라도 그녀의 표정만큼 진지하고 구슬플 것 같은 느낌이다.
[어제의 거짓말]은 작가의 무뇌 그림이 어우러지며 한판의 축제만을 연출하려는 권력자들을 향한 씁쓸한 뒷치닥거리가 생각나고,
[그것의 바깥]은 의외로 '바깥'이라는 공간 개념이 예상보다 상당히 좁은 개념일 수 있다는 공간감을 갖게 한다.
작명과 작품 사이를 오고가며, 수많은,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파생된, 거대가 아닌 지치지 않는 소폭의 상상을 가능케하는 전시.
[최후의 겨울]
[꽃물]
[순환]
[매장과 침묵]
[어제의 거짓말]
[공기로 만든]
[그것의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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