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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story

[비일상의 확장성2] 비상식 말고 비일상

by jineeya 2025. 6. 4.

모두의 상태나 마음가짐이야 각양각색이겠지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장장 6개월의 대장정이 일단락된 기분이다.

앞으로도 일이 있겠지만, 내란세력에게 40%라니 놀랍지만, 

개인적인 나의 경향성도 20~30년 단위로 살짝 변할까 말까 했던 점을 감안하면 약간의 인지를 해볼까한다.

 

6개월 간 상식이라 생각했던 상호 간의 태도가 하도 깨지니까 멱살잡혀 뒤로 끌려간 기분이었는데, 

그 와중에 비상식 중에서도 이해해야할 부분이 있는지 생각하는 것 자체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대선 전 공연 윌리엄 켄트리지 <쇼스타코비치 10: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었더라면>과 <매머머매 콩트연구>를 보고 머리가 많이 맑아졌다.

두 공연을 통해 비상식과 비일상을 구분해보기로 했다.

 

비일상은 새로운 세상을 펼칠 수 있고 사고의 전환을 일으킬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비상식은 그렇지 않다.

언젠가 오랜 기간에 거쳐 상식조차 변화할 수 있지만, 인간의 문명을 뒤로 돌릴 비상식은 미래에 다시 등장할 여지가 없어야 한다. 제국주의나 왕정이나 중세시대로 돌아갈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에 맞춰 1시간짜리 자신 만의 세계를 그리고 오리고 자르고 붙이며 무대를 오가듯 만들어내는 윌리엄 켄트리지. 다른 분야도 잘 하겠지만 특히 시각예술가로서 작업에 빠져 너무나 즐거운 나머지 꽉꽉 채운 1시간을 위해 끊임없이 손과 눈을 굴려 만들어내고 연출한 미디어 작품은 눈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었다.

유튜브와 SNS에서 흘러나오는 예능에 적셔지다못해 쩔어있는 현재에 불현듯 맞닿뜨린 매머드머메이드의 콩트연구 공연. 애니메이션으로만 보았던 라쿠고 덕후인 출연자가 스탠딩 코미디로 자신의 콩트 지평을 넓혀가는 그만의 세계를 1시간동안 감상하는 기회였다. 원래 당연스레 존재했어야 할 분야가 너무 보질 않아 아예 잊혀질랑 말랑 한 나머지 비일상으로까지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누군가에겐 일상이지만 나에겐 간만에 비일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나만의 축제를 잘 즐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매머머매 콩트연구를 보면서 덤으로 훌리오 꼬르따사르의 책 <드러누운 밤>을 알게 되었다.

단편에 남미문학에 환상문학이라니, 공연도 보고 좋은 책도 소개받은 기분. 물론 환상은 언제나 공감하는 순간 일상이다.

공연에도 등장하는 <점거당한 집>은 환상이기도 하지만, 끔직할만큼 현실적이기도 하다.

점점 사람과의 대면이 부담스럽고, 서로가 서로를 대할 방법에 대해 조금씩 까먹기 시작할 어느 날 맞이할 우리의 미래.

 

 

사진 출처 : 알라딘 https://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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