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세계 거장들의 동화책이 나올 때가 있나보다.
이런 류의 책 중 처음 본 동화책은 움베르토 에코의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이었다.
이번에 읽게 된 안톤 체호프의 <카시탄카>는 두번째다. 물론 그 사이 무언가 읽었을 수도 있고, 동화작가들 역시 대체로 거장이라 구분이 필요한가 싶기도 하다.
여튼 여기서 거장은 보통 문학 작가이므로, 보통의 동화책보다 텍스트가 꽤 길다.
<카시탄카>도 역시 '텍스트가 많구나' 싶은 생각을 했는데, 아주 평온한 마음으로 순식간에 읽혔다.
보통 동화책, 그림책은 성인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다보니,
소위 '어른스러운' 이야기를 어린이에게 들려줘도 되는 지 무심결에 제단을 할 경우가 있다.
이 동화책이 '잠시 주인 잃은 개가 헤매다가 다시 주인을 찾은 이야기'라는 차원에서는 연령이나 독자층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예전 주인과 함께 한 삶도, 새로운 주인과 함께 한 삶도, 추억이지만 아름답지만은 않을 때,
과연 어린이의 고사리손에 쥐어줘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쓸데없는 걱정이고 이상한 기준의 일상을 벗어날 때가 되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단어는 어른스럽지만 어린이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던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과는 전혀 다르게
단어는 너무 쉬우나 감정선은 다소 복합적인 <카시탄카>는 꽤 좋은 동화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볼 사람이 어린이든 어른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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