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들을 좀비라 부른다.
그들은 언제나 영화 속에서 사람을 쫓고, 먹고, 다시 좀비로 만들어 종족 번창(?)의 임무만 수행하는
그런 의미에서 영화 [이웃집 좀비]의 해석은 '아차'하며 그동안 놓친 많은 걸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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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좀비'의 좀비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좀비는 바이러스에 의해 걸린다.
물론 물려도리면, 피가 튀어도 감염은 된다. 중요한 건 좀비가 되는 과정이 감염이라는 설정이다.
둘째, 인간의 살을 많이 먹으면 좀비화가 가속되어간다.
아무리 오래 전 좀비가 된 사람이라하더라도 육식을 조심하면 이성을 가까스로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좀비화가 되어 간다는 것은 이성이 사라지고 식인의 의식만이 강해지는 걸 의미한다.
이 정도 원칙은 기본적으로 '좀비'라는 설정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양한 좀비 시리즈들이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았을 뿐일지도 모르는 사실이다.
(좀비 영화를 많이 본게 아니니 확정적 사실은 아니다.)
중요한 건 이웃집좀비의 '좀비들은 누구인가'하는 점이다.
2010년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도시가 초토화되면서 정부는 '좀비 발견 즉시 사살'이라는 계엄령을 선포한다.
얼떨결에 좀비화된 사람,
좀비가 된 나머지 집안에 꽁꽁 숨어버린 연인,
좀비가 된 어머니를 나름의 방식으로 수발하고 있는 딸,
그리고 다국적 제약회사가 끼어있는 바이러스의 진실까지.
각 에피소드는 각자 다른 감독에 의해 제작되었으나, 서로의 기본 원칙 하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연결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예전 은행나무침대 분장팀이었다는 장윤정감독의 분장은 매우 훌륭하며, 화면의 색과 배치 또한 인상적이다.
이웃집좀비의 좀비들은 인간을 해하는 것 같지만, 결국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손에 꼽히듯 본 좀비영화들 사이의 중요한 사실을 놓친 건지도 모른다. 에서 중요한 지점을 놓쳐왔다는 생각이 든다.좀비는 사람을 죽이는 것 같지만,
어떻든 좀비로 만들 뿐 가 될 뿐 완전히 죽이는 건 아니다.
물론 인간의 이성이 사라진 시점이 죽음의 시점인지에 대해 논할 거라면 좀 더 복잡한 이야기로 흘러갈테지만,
어찌보면 인간만큼 이성이 없다고 풀, 벌레를 죽이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게다가 그들을 말살시키는 건 종국에 -그 쪼가리 이성이 있다는 - 인간들인 것이다.
이웃집좀비는 이 아이러니를 아이디어 차원으로 끌어와 녹여내는 동시에
마지막 그 순간까지 이웃으로 살려는 그들의 고군분투와 사회의 터부,
심지어 모든 피잔치가 끝난 그 순간까지 슬며시 보여준다.
그렇게 피잔치는 인간에 의해 시작되어 인간에 의해 종말을 맺고 있다.
호러와 스릴러에 약한 나는 역시나 처음부터 수건 한장에 내 눈알들을 맡길 수 밖에 없었지만,
이야기도 화면도 눈길을 끄는 스따일이 살아있는 영화~!
그래서 좀... B급이라 부르면 맘 상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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