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의 괴이존재를 다루는 판타지물은 일상이 아닌 묘한 풍경 속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아무런 이익과 피해가 없는 관계라는 건 감정이입 없는 건조한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예상외로 판타지의 요괴나 괴물이나 이능존재들은 우리 사회 이웃인 누군가를 대변한다.
평범하게 지낸 다수자라면 겪지 못할 피로함, 분노, 억울함은 소수자의 상황을 인지하게 하고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마음 한구석이 아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수많은 다수자 중 극히 소수의 매개로 그들은 다수자를 용서하기까지 한다.
그리하여 마음 한구석이 안도하기 시작한다.
힐링물은 잘못 파면 현실사회 잔혹극이다.
하지만 힐링이라는 한계점이 용서를 기반으로 새로운 모색을 종용한다.
그 안에서 와닿는 점은 다수자라도 무력하다는 사실이나 소수자가 처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왕이면 누구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나 소수자의 위치에서 발현할 수 있는 품격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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