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갔던 안개 낀 화담숲을 그리고 있습니다.
앞이 어둡고 멀수록 밝은 구도, 안개도 잔뜩.
원래는 명암을 거의 나타내지 않고 흑백사진처럼 그릴 생각이었는데 뭔가 해맑아져서 계속 누르고 있습니다.
처음 생각했던대로 나올 것 같지는 않고, 매번 붓을 댈 때마다 생각이 많이 바뀝니다.
사이즈가 컸으면 완전 스트레스 받았을텐데,
이번 건 좀 재미있네요.
뭔가 계속 '어떤 길로 가볼까 하는 생각'까지 합쳐서 이 그림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캔버스는 옛날 옛날 제 동생이 직접 만든 겁니다.
그래서 호수를 정확히 모르겠어요.
미대 출신인 90년대 학번 제 동생은 절필한 지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이상하게 제가 다시 시작하는 꼴이 되었네요.
간혹 - 더이상 동생에겐 필요없는 - 캔버스 하나씩 들고 오는 것도 기분이 묘합니다.
그림을 할 때는 '나만의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도 강하지만,
결국 이래저래,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도움받으며 해나가고 있는 거겠지요.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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