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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tory

의미적, 존재적, 예술적 가치들 사이에서 - 금혜원 사진전

by jineeya 2011. 5. 22.

미안하지만 벌써 5월 초에 끝나버린 전시, 금혜원 사진전.
얼마전 올린 [Black, White & Pink]의 김광열 개인전과 함께 감상한 전시다.

솔직히 작가의 사진은 도시에 살고 있다면 사실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도심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 자체는 기록으로써의 '의미적 가치'는 가질 수 있으되, 자칫 인간이 펼쳐놓은 거대하고 불필요한 '존재적 가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놀라운 건 그것들의 모습이 때로는 SF적으로, 때로는 윤기나는 -그야말로- '예술적 가치'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작가는 쓰레기 매립지였지만 이제 생태공원으로 변모하고 있는 난지도의 파노라마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Green Curtain 시리즈,
재개발 현장을 담은 Blue Territory 시리즈,
쓰레기 처리 시설을 담은 Urban Depth 시리즈를 보여준다.


대체로 갖게 되는 나의 선입견 상 위의 3가지 소재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가치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작가의 시선은 그렇지만은 않다.


작가의 사진은 난지도에서는 코너를 포함한 두 벽면 가득 펼쳐지는 공원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쓰레기 처리시설이 마치 최첨단 연구 시설 마냥 느껴지게 만든다. 물론 쓰레기 처리시설은 최첨단 연구의 결과물이 맞겠지만.
심지어 재개발 현장에 엄청난 양으로 깔린 건설과 해체의 상징인 푸른 장막들조차 선명한 색감을 통해 창조적 배치를 보는 냥 거부감이 없다.


어쩌면 작가는 이 소재들에 덧씌워진 부정적 그늘보다는 인간으로써 자연스레 만들어내게된 결과물에 대한 확실하지만 건조한 view와 그러한 도심의 모습 또한 인간의 단면임을 담담히 보여주고자 하는 듯 하다.


도축이나 매장과 같이 여전히 인간의 손길로 이루어지나 대부분의 현대인이 목도하고 싶지 않은 현장들.
이제 도시는 인간의 의지에 따라 노출과 은폐를 아이템을 선별한다.


사진은 은폐의 아이템을 자연스레 드러내지만 책망이나 후회의 감정을 쏟아내지는 않는다. 그저 도심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요소이지만 왠지 꽁꽁 잘 숨는 것들을 보여줄 뿐이다.
다만 앞으로는 어떻게 진화해나갈 것인지 정도는 묻고 있을 지도 모른다.


[Urban Depth D0021] (2010)


[Metro-Meteor 4] (2008)



[Urban Depth DB0023]  (2011)



[the pond]


* 사진출처 : 일민미술관(http://www.ilmi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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