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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온라인전시중2

언뜻 생각해보면 계곡일지도 모르지만 끝은 있을까?벗어나야겠다는 마음에 걸음을 재촉해봤지만,어느덧 다리는 터벅터벅 기운이 빠져간다. 골이 깊어 어둠이 끊임없고,길을 벗어나면 다시 구불구불 길이 시작된다. 그나마 눈부신 녹음에 눈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햇빛이 적어 슬슬 풍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보다 멋질 수 없다.파이고, 색이 바래질 때마다 남은 잔해들의 모습이 옮겨진 것들의 그것보다 눈길을 끈다. 어쩌다 얼키고 설키어 예상치 못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가히 하늘의 뜻과 같다.그러나 무언가의 종료 시간에만 나올 수 있는 신기루같은 풍경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대한 가치를 지니는 동시에,언제나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무가치함을 동시에 지닌다. 2016. 7. 25.
[미완성 아마도 12호] 안개숲 가을에 갔던 안개 낀 화담숲을 그리고 있습니다. 앞이 어둡고 멀수록 밝은 구도, 안개도 잔뜩. 원래는 명암을 거의 나타내지 않고 흑백사진처럼 그릴 생각이었는데 뭔가 해맑아져서 계속 누르고 있습니다. 처음 생각했던대로 나올 것 같지는 않고, 매번 붓을 댈 때마다 생각이 많이 바뀝니다. 사이즈가 컸으면 완전 스트레스 받았을텐데, 이번 건 좀 재미있네요. 뭔가 계속 '어떤 길로 가볼까 하는 생각'까지 합쳐서 이 그림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캔버스는 옛날 옛날 제 동생이 직접 만든 겁니다. 그래서 호수를 정확히 모르겠어요. 미대 출신인 90년대 학번 제 동생은 절필한 지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이상하게 제가 다시 시작하는 꼴이 되었네요. 간혹 - 더이상 동생에겐 필요없는 - 캔버스 하나씩 들고 오는 것도 기분이.. 2014.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