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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그들 만의 가벼운 생각과 무거운 금전 사이, 거래 물건은 우리의 삶 - 영화 <블랙딜>

by jineeya 2014. 7. 5.



개인적으로 <블랙딜>은 공공재의 의미나 민영화 1세대 국가들의 참혹한 실상을 확인했다기보다는,

'우리나라, 생각보다 괜찮구나'라는 찰나적 안도감을 주는 영화다.


아르헨티나 한 아파트의 전기가 끊겨 몇날며칠 주민들이 야밤 시위를 하고 있을 때,

칠레 연금수령 노인이 연금으로 생활 영위를 못할 때,

프랑스의 한 도시가 물 민영화를 했다가 다시 꾸역꾸역 공공재로 변화시켰을 때,

특히 영국 철도 관계자가 '한국보다는 못하겠지만' 영국 철도도 많이 좋아졌다라는 인터뷰를 할 때,

'한국이 살만하구만'이라는 -착각일지도 모르는- 생각의 늪에 빠진다.



물론 네이버 검색어 1위에 빛났던 '민영화'라는 단어는 -어느 여인의 이름이 아니라- 수많은 공공 영역의 사유화를 추진하려는 권력자의 이리저리 찔러보기 행동이고,

이미 돈까지 많은 권력자가 또다시 벌이는 무한 부 축적 과정에 더이상 우리가 끼워맞춰지길 거부하는 방어 및 공공성 복구기제를 발동하도록 자극하는 의미도 있다.



사실 일일 100명 미만으로 이용하는 몽탄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할머니 한 장면 만으로도 공공재의 의미에 대한 설명은 끝난다. 오히려 이 영화는 민영화가 발생되는 이해관계를 규명하는 데 러닝타임을 할애한다.


놀랍게도 민영화의 직격탄을 맞은 남미의 여러 나라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언제나 근사할 것 같은 유럽의 국가들도 예외없이, 민영화는 정부 고위 관리와 사기업 간의 냄새 풀풀나는 돈 거래가 반드시 존재한다.

반대로 상호 이익 창출의 고리가 없다면 사유화는 처음부터 언급조차 없을 것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공공재에 대해 '공정과 투명'이 아닌 '경영'을 끌어들이고 '사회경제적,평등적 가치'가 아닌 '흑자 또는 적자 해소'를 논할 때부터 이미 그들의 거짓말은 시작된 셈이다.


우리에겐 언제나 확률 낮은 예언가이지만 그들만의 리그에서의 셈은 정확하기에, 또다시 중용되고 기업과 거래하고 그 사이 떨어지는 거대한 콩고물에 비밀스런 실적을 드높인다.

심지어 일부의 '우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몇가지 사소한 장치도 함께 구비해놓는다.

예를 들어 대학등록금은 천정부지로 올리지만, 장학 혜택은 많아져 '-그들 방식의 - 공부를 열심히 하면 돈을 세이브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는 것과 같이 말이다.

때로 영화 장면 장면 등장하는, 그들의 돈을 향한 단순하고 순수하기까지 한 욕망은 썩은 미소가 절로 나올 만큼 코미디가 따로 없다. 다만 그들이 다루는 거래 물건은 거래로 쓰이기엔 너무나 소중한 우리의 삶인게 문제다.



이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3인 3색의 칠레 대통령 선거 투표는 영화의 자못 중요한 핵심을 보여준다.


당신이 진보적일지, 보수적일지, 중도적일지, 왔다갔다할지 알 수는 없으나,

중요한 건 당신이 행동한다는 점이다. 그 선택, 그 행동이 무엇이든 말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둔해지는 건 몸 뿐만이 아니다. 

마음도 생각도 의지도 함께 둔감해지면, 어느새 이 사회 누군가를 해하는 가해자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우린 불과 3개월 전에도 엄청난 재앙을 맞이함과 더불어 초래했다. 

다 크다못해 늙어버린 어른조차 눈시울을 적실 수 밖에 없었던 세월호 사건은 미안하다는 말로 밖에 답해줄 수 없는 그것이었다.


그러니 이 사회에서 -더불어- 산다면 꾸준히 생각하고 꾸준히 행동하는 것이 정답이다. 

생각하다보니 힘들고 답답한 것이 아니라 행동하다보니 어느새 나의 일상이 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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