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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인생이 모델이야 - 단편영화 [하우스패밀리]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0. 8. 11.

하우스 패밀리
감독 오상호 (2009 / 한국)
출연 정인기,박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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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물기 없는 건조한 가족.


아빠와 할아버지는 허허실실 웃고 있으나, 웃음기 하나 없는 엄마는 깐깐한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반항기 가득한 딸은 대답하는 말 폼새마다 밀어내기 한판이고, 엄마가 침대 바닥에서 끌어올린 아들은 그야말로 한마디 없다.


인간의 기본 소통조차 어려운, 그러나 가족이라는 이름의 이 집단은
심각하게 허접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가지고 하루하루 어떻게 버텨나갈지 지켜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 지경이다.


그 와중에 쓸데 없이 긴장감 맴도는 그들의 표정과 행동은 저녁 식사 중 울려퍼지는 종소리에 촉각이 곤두서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른다.


동시에 동일한 인물들이 대낮에 긴장감 하나 없는 표정으로 하나둘 보따리를 둘러맨 채 거리의 벤치에 모여든다.
저녁 때와는 사뭇 다른 행색의 그들은 가족이라기보다 흡사 노숙자 모임같기도 하다.


영화를 본 이들은 저녁 때와는 달리 모델하우스의 관리인으로 돌변한 아빠가 구경 온 자들에게 90도 각도로 굽힌 인사를 할 때, 그리고 모델하우스의 문을 잠근 후 다시 연 문 틈으로 눈치를 보며 가족들을 들여보낼 때에야 비로소 그들의 행보를 눈치 챌 수 있다.


몇년 전 뉴스에서 한국의 집과 인구수는 1.5:1이라 했으니, 멈추지 않는 건설 현장의 모습을 감안하건대 지금은 그 퍼센티지가 더 증가했을 지어다.
그러나 각종 지하철역의 노숙자는 여전하고 월전세를 누비는 사람들의 숫자도 줄지 않는다.


그러한 현실 속인지라,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보게 된 이 영화는 제 집 없는 자들의 조용한 반란이기도 하다.

게다가 실현 가능의 여부를 떠나 사회운동에 대한 별 생각이 없을 이 가족의 획기적 행동은 신선한 충격이다.
동시에 그들이 풍기는 불안정성은 비단 화려한 인테리어로 인한 반동이 아닌 실제 그들의 생활에 대한 반동이다.
그리고 그 반동은 우리가 사는 사회의 현실과 직접 맞닿아 있어 공감의 폭이 색다르다.

인생은 모델이 아닌 실제인데, 가끔 모델로 살기를 종용한다.

비현실적이면서 현실적이고,
웃다가 구슬퍼질,
꽤 잘 만든 영화.

*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http://movi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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