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로 이 글에는 책에 대한 리뷰가 거의 없을 예정이다.
요즘 나의 일상은 작고 소중한 일희일비로 가득 차 있다.
얼마 전 여러가지 이유로 책 <전국축제자랑>을 추천받았다.
그 얼마 전의 살짝 얼마 전, 여러가지 이유로 축제력을 끌어올릴 일이 생겼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의 추천은 매우 적합했다.
책은 잘 못 읽는 개인 역량에 비해 양을 쌓을 수록 질로 전환시키는 깊이감과 몰입도가 갑이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책 중에서도 제일 잘 못 읽는 분야가 에세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기 위해 구매하는 것에 약간의 주저가 있었다.
정확히 그 주저의 기간 사이, 몇 년 만에 오랜 보육 선배들을 만나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노안 갱이 된 자들의 독서방식에서 중요한 TTS가 불현듯 소환되었다. 예전부터 TTS로 책을 읽으면 내용이 전혀 입력되지 않아 읽으나 마나한 상황이었기에 그다지 이용할만한 서비스라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간만에 내가 잘 못 읽는 책을 읽어보기 위해 ebook 으로 구매하고 오가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TTS를 돌렸다.
내용이 너무 잘 들린다. 콘셉트 얘기만 들으면 가고 싶지 않을 수많은 축제들에 대해, 호불호가 가감없이 들려오는 감성은 TTS로 들어야 하는 거였다.
뭔가 잘 못 읽는 책의 분야를 읽어볼 기술을 획득한 기분이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나는 축제의 주관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관람자일 때 이상한 삐딱 시선 필터가 들어가 있어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린 고령대가야축제에서도
공연 <가야의 노래>를 홍보하는 부스의 체험 <암각화잡화점>을 운영하고 공연 리허설 구경하는 게 아니었다면,
3박 4일의 일정이 무료하기 그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야말로 2박 3일에 거쳐 '놀러온' 동네 친구들은 어디서 하는 지도 몰랐던 옥사 체험, 방아 체험, 온갖 체험을 다 하고, 나눠주는 동물 종이 모자를 얻기 위해 하루를 벼르고, 각종 특산물을 사고, 심지어 딸기가 유명한 고령에서 흡사 스텝 티셔츠여야 했을 딸기 티셔츠까지 사 입고 '종일' 싸돌아다녔다.
친구들이 우수 관광객들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작고 소중한 일희일비 능력을 증폭시켜 누군가의 축제에 흠뻑 젖어들어 즐길 수 있는 관광객의 소양을 배양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책 <전국축제자랑>의 작가 2명 역시 그야말로 관광객의 소양을 제대로 장착하고 뻔한 주제를 때로는 뻔하게, 때로는 새롭게 쳐다보며 전하고 있다. 그리하여 글자로 읽으면서 술술 건너뛸 '맙소사'와 '이럴수가'가 TTS를 타고 온전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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