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와 경상도에 폭설이 이틀 내내 내리던 날, 들어가는 입구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는
쌍계사에서 '여래상'이라 적혀있지만 아무래도 산신일 것 같은 상을 만났다.
쌍계사의 석상들은 인도나 중동 쯤에 살 것 같은 선이 또렷한 얼굴이 대부분이나 유독 다른 얼굴이 하나 뿐인지라 제멋대로 믿어보기로 했다.
절에 이질적인 조각이나 그림이 간혹 눈에 띄는 건,
산에 터를 잡은 절에서 산을 살펴보다가 사라질 게 뻔한 무언가를 모셔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다만 절에 머물기 위해서 보는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름으로 갈아타야 하더라도 말이다.
오래 버티는 데 자신 있는 것들의 느긋하기 그지없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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