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중편1 보내줄 유령과 남길 유령 - [썸머 고스트] 매년 이맘때 쯤 폐업한 법인의 5년 지난 문서들을 파쇄한다. 파쇄할 때마다 집의 공간이 약간 증가한다. 이 많은 서류들이 종이로 남아있는 걸 보면서 종이를 요구하는 행정 기구와는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지 고민한다. 그러나 동시에 곧 없앨 종이들 사이에 아직도 살아있는 기억과 추억은, 없앤다는 짧은 행위 중 잠시 고개를 드러낸다. 앞으로도 사소한 행위나 생각 만으로 꾸준히 드러날 예정이다. [썸머 고스트]에는 유령과 유령을 찾는 산 자가 나타난다. 유령은 너무 사람같고 예상 외로 생과 사를 모두 경험했음에도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오히려 삶이 잔뜩 남아 무거워진 생각과 현실은 산 자들의 몫이다. 그리하여 유령은 본의 아니게 산 자들의 컨설턴트가 되기도 한다. 사실 이 애니메이.. 2023. 3.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