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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생각해보면 계곡일지도 모르지만 끝은 있을까?벗어나야겠다는 마음에 걸음을 재촉해봤지만,어느덧 다리는 터벅터벅 기운이 빠져간다. 골이 깊어 어둠이 끊임없고,길을 벗어나면 다시 구불구불 길이 시작된다. 그나마 눈부신 녹음에 눈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햇빛이 적어 슬슬 풍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보다 멋질 수 없다.파이고, 색이 바래질 때마다 남은 잔해들의 모습이 옮겨진 것들의 그것보다 눈길을 끈다. 어쩌다 얼키고 설키어 예상치 못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가히 하늘의 뜻과 같다.그러나 무언가의 종료 시간에만 나올 수 있는 신기루같은 풍경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대한 가치를 지니는 동시에,언제나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무가치함을 동시에 지닌다. 2016. 7. 25.
제강과 도철, 시작의 이전과 끝의 이후 신화에서 본격적인 첫장을 장식하기 이전에 등장하는 신들이 있다.그리스에서 가이아도 이전에 태초신 중 하나로 '카오스'가 존재했다면, 중국에서는 혼돈의 신 '제강'이 있다.(솔직히 신화를 나라 이름으로 구획지어 언급하는 건 불합리하다싶은데 앎의 깊이가 딸리니 어쩔 수 없다..ㅡ.ㅡ) 둘다 의미도 비슷하거니와 존재들이 존재하기 이전의 존재(?)로, 텅비거나 공허한, 그야말로 '혼돈'을 뜻한다.태초를 상상함에 있어서 혼돈이나 허공 등을 언급하는 것은 굳이 과학을 끼워넣지 않아도 일종의 상식적인 의식의 흐름 아닐까? 혼돈의 신 '제강'은 날개 4개, 다리 6개에 눈, 코, 입, 귀 모두 없는 신이다. 그 모습으로 상상하긴 어렵지만 가무에 뛰어난 신이다. '장자'에는 친구들이 '제강'에게 눈, 코, 입, 귀를 만.. 2014. 6. 26.
골목의 끝 골목의 끝엔 분명 막힘이 있다. 그리고 흘러가다보면 너무나 작지만 너무나 탐스러워보이는 파란 지붕 그 집도 있다. 2009.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