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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story

다르면서 본질적으로 같은 - SEMA 중간허리 2012 : 히든트랙

by jineeya 2012. 8. 23.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26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작가활동이 최소 20년은 넘은 5,60대 작가들의 숨은 그림 찾기 프로젝트.

그들은 나름 거장으로 한 방식, 또는 코드를 가진 작품의 맥락을 수립한 상태라 오히려 그 이외의 그림은 가수의 히든 트랙 마냥 묻히게 마련.

그들의 작업 창고 한 귀퉁이에 고이 모셔져있던 그들의 다른, 그러나 -아마도 본질적으로는- 같을 그 작품들을 감상해본다.

이렇게 말해도 나같은 이는 중견작가 한명 제대로 아는 이 없으니 그들 고유의 작품 세계에 대한 척도가 없는 지라 큐레이터나 미술잡지 기자가 내지를 감탄사는 전혀 느낄 수 없다.

그저 나에게는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일 뿐...

 

 

 

황인기의 [옛날 옛적 할리우드]

- 인생 무상이라 했던가? 현재의 사진이나 이순간에도 -그저 사진 만의 모습일지라도- 확인 가능할 미래의 모습을 반영하는 재미있는 작품 

 

 

 

 

안규철의 [사랑]

- 교차하는 남녀의 시선. 아름답고 올곧고 무한한 듯 하나 역시나 언젠가는 꺼질 지 모르는...

 

 

 

 

강홍구의 [이사-2012]

- 작가가 이사간 숫자만큼의 택배상자 수란다. 이사 숫자가 적힌 박스 면에는 그 당시 중요한 인생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냥 서있는 박스지만 매우 재미있는 작품. 역시 뭐든 '이야기'가 갑!

 

 

 

 

이기봉의 [나비-옐로우]

- '나비는 과연 어디있는 걸까' 찾아봤으나 없다. 어쩌면 중요한 건 벽에 서있는 국화모양이 아니라, 마치 송진가루같은 것에 찍혀 문양이 남은 책상 평면의 형상일거다. 그 형상은 계속 남아있을 것 같지만 나비와 같이 언젠가는 흩어져버릴 것들.

 

 

 

 

황인기의 [평생 즉은 듯 살았던 김주검씨, 죽어서 혀 빼물고 공중부양하다. 기이하다]와

육근병의 [메신저의 메시지]

- 서로 다른 작품이나, 놓여져있는 구도나 소재가 마치 하나의 작품이라 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

뒤의 불꽃은 마치 다큐의 한장면 같아보이는데 작가가 직접 화약을 터트리고 촬영한 것이라고...

앞의 레고로 만든 관과 사람 역시 작가의 열정적이고 엄청 시간 많이 걸리고 '미친 듯한' 작업 현장을 보고 있는 듯 하다.

 

 

 

 

문범의 [알렉산드리아를 떠나며]

-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전시되어있을 것 같은 구조. 하지만 전시물과 그것의 명칭 중에 맞는 건 전혀 없다.

인류의 지혜와 지식의 상징이라는 그곳의 모습을 비꼰다는 건 현대를 구성하는 사고방식을 비꼬아주길 바라는 것.

새로운 지혜와 지식은 어떤 사고의 틀이 필요할 지 고민할 때다.

 

 

 

 

홍성도의 [에어(떠다니는 생각들)]

- 이 투명 베개들은 실제 떠있기도하고 대체로는 벽이나 바닥에 갇혀있다.

그러나 그 가벼움으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를 보아도, 투명 사이로 꽂아놓은 연필이나 휴지 등도 갇혀있다는 인상보다는 생각조차 함께 가벼워지고 있는 느낌을 준다.

 

 

 

 

조덕현의 [은유]

- 검은 복도를 따라 돌면 무한의 상징인 거울이 양쪽으로 부착된 곳에 하얀 나무가 놓여있다.

이런 소재는 언제나 질리지 않고 언제나 다소 무섭다.

아마도 모든 사람은 죽지 않고 영생을 바라면서도 무한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탓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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