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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tory

죽음의 시간, 추모의 시간 - 영화 [크레인, 제4도크]

by 뭔가관리하는 jineeya 2010. 6. 30.

크레인, 제 4도크 (A Beautiful Wife)

단편, 극영화, 드라마, 사회, 대한민국, 17분, DV,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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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가 죽었다.
어떤 이는 우울증을, 어떤 이는 사업 실패 내지 불안을, 어떤 이는 아버지 간병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성명서 내는 방송국 MBC PD수첩의 민간인 사찰마저도 묻혔다.
이 젊고 앞길 구만리 같아보이는 창창한 영혼이 자기 손을 직접 더럽혀가며 스스로 목숨을 없애버린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죽음이라는 개념은 명확한 반면 그 원인은 산 자가 알 수 없는 수많은 형태가 존재한다.

'검다'의 반대는 '하얗다'지만, '검다'의 모순 - 즉 검지 않다-는 검은색 이외의 모든 색이다.
하지만 '죽음'의 반대가 '삶'이라면 그 모순 - 즉 죽지 않다- 역시 '삶'이다.

우리는 죽음을 인지할 수 있지만 그것을 둘러싼 대부분의 것은 파악하기 어렵다.

그녀의 남편의 죽음 역시 마찬가지다.

새벽길을 나서는 남편에게 소리지르던 그녀는 어느새 건설현장의 거대 크레인 앞에서 흐느껴 울고 있다.

파업 중 크레인에 올라간 남편은 추락사했다.
노조는 강고한 파업을 위해 자살한 거라며 위임서에 서명하라 하고,
사측은 술 취해 떨어진 거라며 합의서에 서명하라 한다.

노조에선 '절대 자살하지 않았다'며 뛰쳐나오고,
사측에선 '3천만원 이하면 합의 안한다'며 뛰쳐나온다.

노조는 사측에 붙을까 노심초사, 사측은 노조편인가 경계한다.

졸지에 '돈 밝히는 독한 년'이 된 그녀가 진정 생각하고 생각한 건 뭘까?

정말 그는 그녀를 버리고 가버린 걸까?
평생 풀지 못할 짐 하나 얹혀놓고 후딱 가버린 사람.
자살인지 사고인지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한 그 사람의 주위엔 갑갑한 인생들 천지지만,
가장 가까웠던 만큼 그녀의 인간적 배신감, 서글픔, 이해 불능은 가장 절실해보인다.

따라서 노조의 중요한 파업투쟁보다도, 사측의 중요한 부의 축재보다도 먼저,
그녀에게 반드시 필요한 -그를 차분히 보낼 산 자의 마음 다지기- 추모의 기간은 앗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각자가 맞이할 추모의 기간이 끝날 무렵 아쉬운 여운이 남더라도 조금쯤은 올바른 정치적 판단에 대해 선택의 시간을 갖는 것 역시 그녀의 몫이다.

비록 어느 쪽이든 충분히 납득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 사진출처 : 인디플러그(http://www.indieplu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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